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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고물가·고금리·경기하락 국면에 들어선 한국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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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1.30 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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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희 대한상공회의소 SGI 연구위원
민경희 대한상공회의소 SGI 연구위원
한국 경제는 현재 물가·금리·경기 트릴레마에 봉착해 있다. 올들어 국제 원자재가격 불안과 함께 인플레이션이 심화되면서 이에 대응한 강력한 긴축이 이어졌고, 가계의 이자 부담이 증가하고 경기 둔화가 가속화됐다. 한국은행은 우리 경제가 금년 2.6%, 내년 1.7%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경기 둔화 국면에서 우리 경제는 다음 두 가지 과제에 직면해 있다고 볼 수 있다. 고금리에 따른 부채위험 등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고, 경제구조의 근본적인 전환을 촉진하는 것이다.

인플레이션 대응에 있어서 중요한 것은 경제주체들의 기대심리를 진정시키는 것이다. 기대인플레이션이 상승하면 근로자들은 임금을 올려달라는 요구를 하게 되고, 기업은 이에 따른 비용 상승분을 제품 가격에 반영함으로써 인플레이션이 심화될 수 있다. 가계는 화폐 가치가 하락할 것이 예상되므로 저축을 줄이고, 이로 인해 기업에 대한 대출 여력이 감소되면서 기업의 투자와 생산이 위축될 수 있다. 현재 긴축을 단행하고 있는 주요국들은 이러한 영향을 방지하기 위해 부채 부담과 경기둔화 등의 부작용을 감수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루카스는 경제주체들이 매 시점에서 가용한 정보들을 통해 형성된 합리적 기대를 바탕으로 행동 양식을 바꾼다고 했다. 최근 진행돼 온 긴축의 물가 및 경기에 대한 사전에 예측된 영향이 경제 여건의 흐름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향후 긴축 속도가 완화된다 하더라도 고금리 수준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 가계는 이자 부담이 지속된다는 예측 하에 소비를 줄이고, 기업은 수요 감소를 예상하여 생산 및 투자 결정에 이를 반영할 것이다. 물론 정책 당국이 시시각각 변화하는 대내외 여건을 비롯한 경제 주체들의 기대와 행위 변화를 정확하게 예상하고 대응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일 것이다. 또한 정책의 효과가 실물경제에 파급되기까지 시차가 있거나, 루카스 교수의 주장처럼 무력화될 수도 있다.

따라서 현재와 같은 고금리 기조가 유지될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는 고금리 취약부문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는 등 부정적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 긴축이 장기화될수록 가계부채와 기업의 도산 위험이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우리 경제의 근원적인 회복력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번 사례처럼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인해 경제가 갑작스러운 타격을 입는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현재 추진중인 '공급망 기본법'을 제정하는 등 안정화 기반을 다질 필요가 있다.

또한 지속가능한 성장을 달성하기 위해 저탄소 경제로의 전환을 위한 노력도 이어가야 한다. 초기 저탄소 기술 개발을 선도하는 기업에게는 많은 비용과 위험이 따른다. 특히 현재와 같이 불확실성이 크고 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이 좋지 않은 때일수록, 정부는 기업의 혁신이나 글로벌 시장 선점을 위한 시도가 좌절되지 않도록 안정적인 지원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또한 공공자금의 지원과 더불어 민간의 투자가 원활히 유입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역할도 중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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