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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연기로 마음사고 성실함으로 감동주는 배우 이성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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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이음(칼럼니스트) ize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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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1.30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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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집 막내아들'서 '명불허전' 연기로 시청자 마음 또 훔치다

사진제공=SLL, 래몽래인, 재벌집막내아들문화산업전문회사
사진제공=SLL, 래몽래인, 재벌집막내아들문화산업전문회사
“내 이미지를 우려먹는 짓은 하지 않으려 한다. 대신 끊임없이 새로운 역할에 도전하겠다.”던 배우 이성민의 성실한 고집이 다시 한번 통했다. 올해만 해도 네 개의 작품으로 대중과 만나고 있는 이성민. 현재 그의 연기가 펼쳐지고 있는 장은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는 JTBC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극본 김태희 장은재, 연출 정대윤 김상호)이다.


이성민이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연기하는 진양철은 대한민국 경제를 좌우하는 대기업 순양그룹의 창업주다.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냈지만 이를 끝내기 위해 노력했고, 그 결과 정미소를 차려 이를 기업으로 일궈 재계 1순위로 올려놨다. 강한 정신력과 날카로운 통찰력으로 수많은 경제적 기적을 만들어냈다. 돈 앞에서는 피도 눈물도 없는 장사꾼의 마음이 순양의 지금을 만들었노라 자신 있게 말하는 인물. 무엇보다 자신과 뜻이 맞지 않는다면 피를 나눈 형제, 자식까지도 가차 없이 내치는 냉혈한이기도 하다.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하는 ‘재벌집 막내아들’은 대한민국 굴지의 재벌인 순양그룹의 오너리스크를 관리하던 비서 윤현우(송중기)가 억울한 죽임을 당하면서 시작되는 이야기다. 그가 다시 눈을 뜬 건 1987년. 죽기 전 기억을 그대로 간직한 채 순양가의 막내 손주 진도준으로 회귀한 그는 자신의 죽음에 대한 의문을 풀고 복수할 기회라 생각한다. 때마침 순양그룹의 창업주 진양철의 회갑연 날. 진도준은 진양철에게 조심스럽게 다가가지만, 진양철은 그런 진도준을 차갑게 내친다.


사진제공=SLL, 래몽래인, 재벌집막내아들문화산업전문회사
사진제공=SLL, 래몽래인, 재벌집막내아들문화산업전문회사


그도 그럴 것이 진양철에게 있어 진도준은 그룹 경영에 도움도 되지 않는 영화사업을 하는 막내아들 윤기(김영재)가 역시 그룹에 도움도 되지 않는 배우와의 결혼으로 낳은 손자이기 때문. 하지만 진도준은 포기하지 않고, 진양철이 대통령 선거 자금 탓에 골머리를 앓고 있을 때 고민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또 진도준은 차기 대선, 차차기 대선까지 내다본 말끔한 방안까지 제시해 진양철의 눈에 든다. 이에 진양철은 사업과 관련된 제 고민을 수수께끼처럼 진도준에게 넌지시 던지고, 이마저도 진도준이 해결하자 그에게 관심을 보인다. 결정적 한 방은 진도준이 수수께끼 상품 대신 진양철에게 거래를 제안했을 때. 진양철은 그를 비로소 제 손주로 인정하고 저와 닮은 구석을 찾기 시작한다.


포스터만 봐도 짐작 가능하듯 ‘재벌집 막내아들’은 인생 2회차를 맞이한 진도준, 그리고 순양그룹을 탄생시키고 이끈 진양철의 이야기가 중심을 이룬다. 특히 진도준의 회귀와 함께 1회 말미 첫 등장한 이성민은 짧은 순간에도 압도적인 아우라로 이번 드라마에서 그가 보여줄 존재감을 기대케 한다. 구부정한 어깨와 걸음걸이, 안경 너머 상대를 꿰뚫어 보는 날카로운 눈빛으로 대사 한마디 없이도 시청자를 단숨에 몰입시킨다.


매 회 이야기에서 진양철은 기업 총수만의 단단함과 통찰력으로 상대를 제압하다가도 상황에 따라 몸을 낮추고 원하는 것을 얻어내는 유연함도 보인다. 그 사이사이의 날카로운 표정과 숨소리, 작은 행동 하나,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어법과 사투리 말투 등 실존 인물을 떠올리게 하는 설정들이 다수 존재하는데, 이를 소화하는 이성민은 매회 시청자를 과거 속 어느 날로 데려다 놓는다. 드라마가 근현대사를 관통하고 있기에, 이성민이 연기하는 진양철이 근현대사의 여러 인물과 연결돼 있기에 더욱 그렇다. 이성민 또한 “내가 연기하는 진양철 캐릭터가 우리 근현대사의 여러 인물이 연상되는 지점이 있길 기대하며 신경 써서 연기했다”고 설명, 이를 십분 활용했음을 밝혔다. 이처럼 여러 실존 인물들이 겹쳐 보임에도 불편하지 않은 건 당연하게도 연기가 바탕이 되는 그이기에, 드라마 속 캐릭터를 연기하는 것이기에 그렇다. 이성민만의 캐릭터 해석이 더해져 그야말로 ‘타고난 장사꾼 진양철’에 빠져 보는 재미를 더한다.


사진제공=SLL, 래몽래인, 재벌집막내아들문화산업전문회사
사진제공=SLL, 래몽래인, 재벌집막내아들문화산업전문회사


앞서 밝혔든 이성민의 주연 작품이 올해에만 네 작품째 공개됐다. 그중 지난달 공개된 디즈니플러스 오리지널 ‘형사록’에서 이성민은 정체불명의 협박범 친구로 인해 살인 용의자로 몰린 30년 차 베테랑 형사를, 같은 달 개봉한 영화 ‘리멤버’에선 오랜 시간 계획해 온 복수를 감행하는 80대 알츠하이머 환자를 연기했다. 연달아 공개된 작품이 하필이면 실제 나이보다 시간을 뛰어넘은 캐릭터들이기에 공개 전 작은 걱정이 있었던 것도 사실. 하지만 관록의 배우에겐 걱정도 사치였다. 이성민은 각 작품에서 각각의 색으로 캐릭터를 소화했고, 이성민이 아닌 캐릭터만을 남겼다. ‘끊임없이 새로운 역할에 도전하겠다’던 그의 성실한 고집은 유효했고, 유효함을 입증했다.


‘좋은 목수는 연장을 가리지 않는다’고 했다. 나무를 다루는 이에게 그만큼 솜씨가 중요하다는 말이자, 어떤 연장을 손에 쥐더라도 자신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 만큼의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좋은 배우’에 대해 깊게 생각해 본 적은 없지만, 영화와 드라마, 무대에서도 끊임없이 자신의 스펙트럼을 넓혀온 이성민의 행보와 크게 다르지 않을 듯하다. 긴 시간, 묵묵히, 수많은 담금질의 결과로 지금의 그가 완성된 것일 테니.


노사 화합, 생산성 등 정도경영에 대해 말하는 손자 도준(송중기)에게 “내한테는 돈이 정도다”라며 뼛속까지 장사꾼 면모를 드러내던 ‘재벌집 막내아들’ 진양철의 대사를 보며 배우의 정도를 생각해 본다. 감히 필자가 정의 내릴 수 있는 건 아니지만, 최근 공개된 그의 작품들에서 그리고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이성민이 보여준 연기가 그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분장 이상의, 세월마저 뛰어넘는, 나이마저 연기하는, 그것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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