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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세] '안전'이 경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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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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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2.01 0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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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중대재해 로드맵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정부는 산재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해 지금껏 형식적으로 운용되고 있던 기업의 ‘위험성평가’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8년째 정체 중인 산재 사고사망 만인율을 오는 2026년까지 0.29로 감축하겠다는 계획이다. 2022.11.3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3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중대재해 로드맵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정부는 산재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해 지금껏 형식적으로 운용되고 있던 기업의 ‘위험성평가’를 의무화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8년째 정체 중인 산재 사고사망 만인율을 오는 2026년까지 0.29로 감축하겠다는 계획이다. 2022.11.3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1. 3층 높이의 건물 외벽 공사를 하려고 고소작업대(사다리차)를 타고 올라가던 근로자가 작업에 필요한 장비를 놓고 왔다는 사실을 뒤늦게 깨달았다. 이 근로자는 다시 지상으로 내려가는 대신 아래에 있는 동료에게 "장비를 위로 던져달라"고 소리쳤다. 동료는 장비를 위로 힘껏 던졌고 이 근로자는 팔을 뻗어 장비를 잡으려다 그만 작업대에서 떨어져 목숨을 잃었다.

#2. 고층 빌딩 밖에서 긴 줄에 매달려 작업을 하던 작업자가 줄이 끊어지는 바람에 10층 높이에서 떨어져 숨졌다. 이 회사는 사고 원인을 파악 후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했다고 했지만, 얼마 후 똑같은 사고가 벌어졌다. 다른 건물에서 일하던 근로자가 또 다시 줄이 끊어져 사망했다.

고용노동부가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파악한 사망사고 사례들이다. 고용부 조사관들은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 정도로 황당한 사례들이 많았다고 했다. 1인당 GDP(국내총생산)가 3만5000달러를 넘는, 선진국으로 인정받는 대한민국에서 벌어지는 사고라고 하기엔 너무나 아쉬운 중대재해 사건들이다. 1970~80년대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후진국형 사고가 지금도 똑같이 산업현장에서 일어나고 있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왜 그럴까. 많은 기업들이 안전을 비용의 관점에서만 접근하고, 안전을 생산의 부가적 요소로 치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안전은 근로자에게 '권리'이자 '의무'인데 이게 소홀히 다뤄져 이런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또 근로자가 자신을 보호대상으로만 여길 뿐 스스로 안전을 지켜야하는 주체로 인식하지 못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현장에서 일부 근로자들이 안전을 위한 실천과 행동을 무시했다는 것이다. 보호구 미착용, 안전장치 제거 등 기본적 안전수칙 미준수도 사업주 책임으로 귀결되는 게 현실이다.

이렇다보니 산업현장에선 안전의식이 뿌리내리지 못했다. 현장에는 '생산' 우선 관행과 '빨리빨리' 문화가 여전하고 사회 전체의 '안전을 보는 눈'도 취약하다. 영국과 독일 등 '산업안전 선진국'은 경미한 고장이나 장애 요인도 허투루 넘어가지 않고 작업절차서가 있어야만 작업을 시작한다. 우리나라는 절차서가 없더라도 직관이나 경험에 의존해서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게 고용부의 설명이다.

권기섭 고용부 차관은 "현장에서 근로자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니 '생산은 우리들이 하고, 안전은 안전보건 스태프가 하는 것'이란 인식이 퍼져 있는 것 같았다"며 "이런 상황에선 안전한 나라를 만들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안전에는 기업과 근로자가 따로 있을 수 없다. 모든 주체가 참여해야 안전을 지킬 수 있다. 각 회사의 안전보건관리자 등 특정인들만 안전을 챙겨선 안 된다. 기업은 안전을 생산의 부가적 요소로 치부하는 생각을 버리고, 근로자는 스스로 안전을 지켜야하는 주체로 인식해야 한다. 산업현장에서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안전문화가 정착돼 기업과 근로자 모두 안전을 '법과 규제'가 아닌 '사회 전반의 문화적 압박'으로 느껴야 중대재해가 줄어들 수 있다. 안전과 경영은 분리될 수 없다. 안전이 곧 경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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