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빠지고 '인구' 전면에..논의 활발해진 인구정책 추진체계

머니투데이

정현수 기자

저출산 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을 꾀하려는 움직임이 가속화되고 있다. 유례를 찾기 힘든 초저출산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기존 정책 방향과 구조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30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대통령 직속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이하 저출산위)는 기관명칭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2005년 저출산고령사회기본법에 따라 설립된 저출산위는 명실상부한 인구정책의 컨트롤타워다. 하지만 한계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저출산위는 행정위원회가 아니기 때문에 정책 집행에 있어 속도를 내기가 어려웠다. 범부처적으로 분산돼 있는 인구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수 있는 조직 규모나 위상도 갖추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나경원 저출산위 부위원장이 지난 10월 취임하면서 줄곧 강조하고 있는 것도 이런 '약한 고리'다. 나 부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과의 면담 결과 등을 공유하며 저출산위의 집행 능력 향상을 꾀하고 있다. 현실적 한계가 여전하지만 의지만은 달라진 셈이다.

저출산위가 기관명칭 변경을 추진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나 부위원장은 지난 25일 김진표 국회의장을 만나 저출산위의 기관 명칭에 대해 "인구미래전략위원회로 바꿀 필요가 있다"는 뜻을 전달하면서 국회의 도움을 요청했다.

저출산위는 저출산이라는 다소 협소한 정책 목표보다 인구감소 완화와 변화하는 인구 규모에 따른 국가적 대응전략을 담기 위한 그릇으로 '인구미래전략위원회'를 염두에 두고 있다. 저출산위가 기관 명칭을 바꾸기 위해선 관련법을 개정해야 한다.

인구정책의 패러다임을 전면 수정하는 내용의 법안도 나왔다. 최종윤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9일 인구정책기본법을 대표발의했다. 인구정책기본법은 인구구조의 변화를 분석하고 그에 대응하는 정책을 총괄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다만 인구정책의 추진체계는 저출산위의 의지와 다르다. 최 의원은 인구정책기본법를 발의하면서 보건복지부 장관을 인구부총리로 격상하는 내용을 포함했다. 물론 최근 정부조직법 논의 상황 등을 감안할 때 당장 현실화하긴 힘든 문제다.

최 의원은 "인구구조의 변화는 경제, 산업, 교육, 병역 등 다양한 영역에 충격을 주고 있다"며 "축소된 사회에 대응하고 다가올 미래를 기획하는 일의 법적 근거를 마련한 최초의 법인 만큼 국회 차원의 통과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