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김민재 없이도 16강 확정... 최대 악재마저 극복한 저력 [월드컵 현장]

2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최종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경기, 2차전에 퇴장을 받은 파울루 벤투 감독이 관중석에서 경기 시작을 기다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도하(카타르)=김명석 기자] 대한민국 축구 대표팀이 그야말로 기적 같은 16강 신화를 썼다. 사령탑인 파울루 벤투(53·포르투갈) 감독의 벤치 부재, 핵심 수비수 김민재(26·나폴리)의 부상 공백 등 그야말로 최대 악재들마저 극복하고 16강에 오르는 저력을 보여줬다.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3일 오전 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FIFA(국제축구연맹)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최종전에서 포르투갈을 2-1로 제압했다.

같은 시각 가나를 2-0으로 제압한 우루과이와 승점(4)과 득실차(0) 동률을 이룬 벤투호는 다득점에서 우루과이(2골)보다 2골 앞서 극적으로 조 2위로 16강에 진출했다.

경기 전부터 최대 변수로 떠올랐던 벤투 감독의 부재, 그리고 김민재 결장이 현실로 다가온 가운데 이뤄낸 승리이자 기적 같은 16강이어서 그 의미는 더욱 컸다.

지난달 28일 가나전에서 마지막 코너킥 기회를 주지 않고 경기를 종료시킨 것에 대한 항의로 레드카드를 받았던 벤투 감독은 이날 벤치에 앉지 못한 채 경기를 지켜봤다. 통신기기를 통한 벤치와 소통도 불가능해 이날 경기는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가 대신 지휘했다. 사령탑의 부재는 벤투호엔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2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최종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경기, 부상으로 인해 선발에 들지 못한 김민재가 애국가를 부르고 있다. /사진=뉴시스

여기에 핵심 수비수인 김민재마저 빠졌다. 우루과이전에서 종아리 근육 부상을 당한 김민재는 가나전에 부상을 안고도 투혼을 펼쳤지만 끝내 추가시간에 교체됐고, 결국 악화된 부상 탓에 가장 중요한 최종전 포르투갈전 선발에서 빠졌다. 그야말로 대체 불가인 김민재가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된 건 반드시 이겨야 하는 벤투호 입장에선 그야말로 최악의 변수였다.

그러나 벤투 감독과 김민재가 모두 없는 악재를 벤투호는 원 팀으로 잘 극복해냈다.

김민재의 공백을 메우기 위해 낙점된 권경원(30·감바오사카)은 2개의 인터셉트와 5개의 클리어링을 기록하는 등 김영권(32·울산현대)과 함께 수비진을 잘 지켰다. 비단 권경원뿐만 아니라 손흥민(30·토트넘)마저 최후방까지 깊숙하게 내려와 수비에 가담하는 등 모두가 강력한 수비로 포르투갈에 맞섰다.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7·무소속)의 극악의 결정력도 한몫했지만, 최후방에서 김민재의 공백이 크게 느껴질 만한 상황은 나오지 않았다.

벤치에서도 교체 카드 효과를 톡톡히 봤다. 이날 교체로 투입된 황희찬(26·울버햄튼)이 후반 추가시간 막판 극적인 결승골을 터뜨리며 벤투호의 16강 일등공신이 됐다. 벤투 감독과 소통이 아예 불가능했던 가운데 황희찬의 교체 투입은 세르지우 코스타 수석코치의 판단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벤투호는 포르투갈을 꺾었고, 동시에 우루과이의 2-0 승리 소식과 맞물려 9%의 확률을 뚫고 16강 무대를 밟았다. 다음 상대는 오는 6일 오전 4시 열리는 세계랭킹 1위 브라질전. 가장 큰 악재를 극복하고 기적 같은 16강에 오른 만큼, 벤투호는 그 어느 팀보다 무서운 기세로 16강전으로 향하게 됐다.

2일(현지시간) 카타르 알라이얀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H조 최종 3차전 대한민국과 포르투갈의 경기, 2대 1로 승리하며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대한민국 선수들이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