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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유발" 주민반발 거센데…데이터센터 왜 수도권만 고집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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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국상 기자
  • 홍효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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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2.0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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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데이터센터가 부족하다(下)

[편집자주] 디지털경제의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데이터센터가 부족하다. AI(인공지능), 메타버스, 클라우드 확산 등으로 데이터의 생성·유통·축적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서다. 여기에 카카오 먹통사태 이후 기업들의 이중화 수요도 급증했다. 데이터센터 부족의 원인과 여파, 개선방안을 짚어본다.


"고압선 결사반대, 화재우려도"…혐오시설된 데이터센터


죽전시민연대 인스타그램 게시물 캡쳐
죽전시민연대 인스타그램 게시물 캡쳐
"엄마 무서워요, 등교길 고압선 결사 반대" "죽전주민 다 죽는다, 데이터센터 결사 반대"

올들어 죽전시민연대 등 시민단체들을 중심으로 경기도 용인시 죽전동 일대에 건립되는 데이터센터 반대 시위가 연일 이어지고 있다. 시민들은 데이터센터 초고압 전력선으로 유해 전자파가 노출될 수 있다며 인근 학교 학생들과 주민 건강에 악영향을 우려한다.

죽전 뿐 아니라 경기도 안양시 호계동, 경기도 시흥시 배곶동, 경기 김포시 구래동 등 수도권 일대에 건설이 추진되는 초대형 데이터센터 부지 인근에는 "암 유발 전자파 우려, 데이터센터 물러가라" 등 문구가 적힌 현수막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DX(디지털전환)와 데이터 경제의 핵심 인프라로 꼽히는 데이터센터는 최근 '혐오시설'로 인식된다. 수만에서 수십만대에 이르는 서버 등 IT설비가 운용되는 데이터센터는 15만4000볼트에 이르는 초고압 전력을 수십 ㎿(메가와트) 이상 공급받아야 한다. 냉각과정에서 소요되는 수자원 오염 우려도 제기된다. 부지확보는 물론, 건립과정에 저항이 큰 이유다. 주민반발에 진행되던 사업에 제동이 걸리는 경우까지 있다. 올들어 다우기술이 용인에 지으려던 데이터센터는 시청으로부터 착공신고가 반려됐다. LG CNS의 죽전 데이터센터 역시 이미 착공이 이뤄졌지만 계속되는 민원에 시민 안전을 강화하는 설계보완계획을 시청에 제출해야만 했다.

반면 비수도권 지역 지자체들은 세수확보, 관련기업 유치와 인력 채용 등을 염두에 두고 데이터센터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네이버는 춘천에 이은 제2의 데이터센터를 용인시 기흥구에 지으려다 주민 반대에 부딪혀 철회한 뒤 데이터센터 부지 공개모집에 나섰다. 이후 2019년 세종시가 96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최종 낙점 받았다. 이밖에 강원 춘천시·평창군, 전남 순천시, 새만금개발청, 지방 지자체들이 데이터센터 클러스터, 산업단지 조성 등을 내걸고 데이터센터 유치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문제는 비(非) 수도권 지자체들의 열의에도 불구하고 정작 데이터센터 사업자들은 수도권을 떠나기 어렵다는 점이다. 한 데이터센터 업계 관계자는 "수도권 제1순환고속도로(옛 서울외곽순환도로) 바깥에 데이터센터를 지으면 망한다는 얘기가 있다"며 "그 바깥으로 나가면 기업·기관 고객확보가 어려워질 뿐더러 투자자들도 꺼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내 상장사 기준 70% 이상, 주요 공공기관 중 44%가 수도권에 위치해 있다. 이는 수도권 데이터센터 몸값이 치솟는 이유이기도 하다.
"암 유발" 주민반발 거센데…데이터센터 왜 수도권만 고집할까?
게다가 수도권에 데이터센터를 구축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지난해부터 정부는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을 제정해 신규 데이터센터가 전력계통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해 전기공급을 중단하거나 공사중지 등 조치를 취할 근거를 마련하려 한다. 가뜩이나 포화상태인 수도권의 발전 및 송배전 시스템에 추가적 부담요인이 될 수 있으니 신규 데이터센터의 수도권 진입을 더 어렵게 하겠다는 취지다. 반면 비수도권 지역에는 데이터센터 건설시 시설부담금 할인, 예비전력요금 일부 면제 등 인센티브를 줄 계획이다. 지난 10월 카카오 먹통 사태는 당국이 분산에너지법 추진에 박차를 가하게 한 계기가 됐다.

이같은 조치가 얼마나 효과를 낼지는 미지수다. 데이터센터연합회는 지난해 9월 성명서를 통해 "(법 시행시) 수도권에 영향평가 대상 기준 미만의 소형 데이터센터를 더 구축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지 못하는 동시에 비효율적으로 에너지를 소비하는 데이터센터가 증가하는 것을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또 데이터센터 1곳이 수도권 바깥으로 100㎞ 이전할 때 △통신망 회선요금이 연간 50억원 늘고 △업계 전반에 걸쳐서는 연간 9600억원의 추가비용 요인이 생기며 △20년인 데이터센터 수명주기를 감안한 추가 비용이 장기간 19조300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데이터센터연합회 관계자는 "디지털 전환 수요에 충분히 대응하려면 결국은 비수도권에 짓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기업·기관 등 고객군의 지역 분산, 지역 에너지 인프라 확충이 뒷받침되지 않은 채 데이터센터만 지방에 달랑 지을 수는 없다"고 했다. 데이터센터 지방 분산 및 확충은 단편적인 대책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암 유발" 주민반발 거센데…데이터센터 왜 수도권만 고집할까?


"정부차원 데이터센터 확충계획, 비수도권 디지털 클러스터 필요"



"암 유발" 주민반발 거센데…데이터센터 왜 수도권만 고집할까?
데이터센터 확충을 위해 산업단지 건설 등과 같은 종합 경제개발 수준의 계획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수도권의 전력계통 부담을 완화하면서 날로 늘어나는 기업·기관의 DX(디지털 전환)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발·송전 시스템의 확충과 수요기업·기관 및 데이터센터를 함께 이전하는 방안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최준균 KAIST 전기및전자공학부 교수는 "데이터센터 1곳이 중소도시 1곳 이상의 전기를 소모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향후 충남 공주시와 같은 도시가 100곳 정도 늘어나는 셈"이라면서 "현재의 발전용량과 송전 인프라 등으로는 데이터센터 수요를 모두 감당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발전 등 전력인프라 확충과 데이터센터 공급 확대, 기업·기관의 디지털 전환 수요를 조율하는 종합 경제개발계획 수준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전력공급 인프라 확충 방안으로는 향후 SMR(소형모듈원자로) 활용을 제시했다. 기존 원전에 비해 규모는 현저히 작으면서도 높은 전력출력이 가능한 만큼 데이터센터 구동에 필요한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그만한 대안이 없다는 주장이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원자력 발전까지 언급되는 이유는 디지털 전환이 기업 경쟁력 제고에 필수적인 요소여서다.

일각에서는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대안을 찾아야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관계자는 "데이터센터 구축 자체가 돈이 상당히 많이 들기 때문에 중견·중소기업은 다른 민간업체의 데이터센터를 활용하거나 데이터센터 설비 상당 부분을 선점한 국내외 클라우드 업체를 활용하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또 "현재처럼 AWS(아마존웹서비스) 등 해외 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계속 높아지게 되면 한국의 디지털전환 과정에서 외국기업에 국부가 지속적으로 유출되는 상황이 지속되는 것"이라며 "독립성·자립성 측면에서도 장기적으로 국내기업들이 주축이 돼 건립하는 데이터센터의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암 유발" 주민반발 거센데…데이터센터 왜 수도권만 고집할까?
그러나 수도권 등 기존 인구과밀 지역은 전력망 부하 증가, 주민민원 등 이유로 데이터센터 확충이 여의치 않은 형편이다. 이에 비수도권에 클러스터(산업단지) 형태의 디지털 인프라를 확충해야한다는 의견이다. 채효근 한국데이터센터연합회 사무국장은 "새만금이나 부산 등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가 충분한 곳에 데이터센터 6~10곳을 한 데 모으고 수요 기업·기관도 모일 수 있도록 하면 수도권 과밀문제도 해소하고 공급도 늘릴 수 있다"고 했다.

지난 10월의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이후 데이터센터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는 데 대해서는 신중론이 제기됐다.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관계자는 "안전 관련 부분은 최대치로 강조해야겠지만 규제와 성장은 상충되는 개념임을 유의해야 한다"며 "과도한 규제로 데이터센터 산업이 불필요하게 위축되는 것은 막아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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