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살 아이 차로 치고 번호만 쓱…아무 조치 안 한 70대 '집유'

머니투데이

세종=안재용 기자

(대구=뉴스1) 공정식 기자 = 30일 오전 대구 달서구 송일초등학교 앞 '노란색 횡단보도'에서 여름방학을 마치고 2학기 첫날 등굣길 학생들이 길을 건너고 있다. 경찰청은 대구를 비롯해 인천, 경기, 강원, 충북, 전남, 경남 지역 12개 어린이보호구역에 운전자가 어린이보호구역임을 명확하게 인식할 수 있도록 흰색 횡단보도를 노란색으로 바꿔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 2022.8.3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보행자 신호에서 자전거를 타고 횡단보도를 건너던 12살 아이를 치고 달아난 70대가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인천지법 형사3단독(권순남 판사)은 4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도주치상 및 도로교통법상 사고 후 미조치 혐의로 기소된 A씨(70)에게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또 40시간의 준법운전강의 수강도 명했다.

A씨는 지난 4월11일 오후 2시16분쯤 인천시 서구 한 편도 6차로에서 라세티 승용차를 몰고 6차로를 따라 우회전 하던 중 신호등이 설치된 횡단보도에서 자전거를 타고 횡단하던 B군(12)을 치고 달아난 혐의로 기소됐다.

그는 이날 전방주시를 제대로 하지 않고 신호를 위반해 차량을 운행하다가, 보행자 신호에서 횡단보도를 건너던 B군을 치고 그대로 달아났다.

B군은 이 사고로 2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고, 자전거가 파손돼 42만원 상당의 피해를 입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사고 직후 피해자에게 전화번호를 알려줬다고 할지라도 12살 어린아이에 불과한 아이의 부모 연락처를 묻지 않았고 그들과 연락도 하지 않았다"며 "피해자를 병원에 데려가지도 않았고 자전거가 도로에 방치돼 있었음에도 그대로 두고 현장을 이탈했다"고 밝혔다.

이어 "어린 피해자를 치고도 구호 등 조치를 하지 않고 도주해 죄질이 나쁘나, 피해자에게 200만원을 지급하고 피해자가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치 않는 점 등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판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