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수본, 용산보건소장 추가 입건…현장 도착시간 조작 의혹

서울경찰청 마포청사에 설치된 '이태원 사고 특별수사본부' 현판./사진=뉴스1

이태원 참사의 원인과 책임 소재를 수사하는 경찰청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5일 최재원 용산보건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추가 입건했다. 참사 당일 현장에 도착한 시간을 조작했다는 혐의다.


김동욱 특수본 대변인은 이날 서울경찰청 마포청사에서 수사브리핑을 열고 최 소장을 허위공문서 작성·행사 혐의로 입건했다고 밝혔다.

최 소장은 참사 당일 현장 도착시간을 실제보다 앞당겨 보고서에 기재한 혐의를 받는다. '얼마나 앞당겼나'란 질문에 김 대변인은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다"고 했다.

최 소장은 참사 당일 자정쯤 현장에 도착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에 대해 용산구청 측은 최 소장이 그보다 일찍 현장에 도착했지만 경찰에 제지당해 용산보건소로 되돌아갔다고 해명했다.

김 대변인은 "최 소장 동선 수사를 마무리했는데 (구청 측 해명이 수사 결과와) 차이가 있다"고 밝혔다. '현장에 일찍 도착한 사실이 없다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최 소장의)구체적인 혐의 사실과 관련돼 동선은 공개할 수 없다"고 밝혔다.


특수본은 이날 서울교통공사 동묘 영업사업소장(사업소장)과 용산경찰서 112상황팀장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추가 입건했다. 이로써 특수본이 수사 중인 피의자는 이날 기준 21명이 됐다.

사업소장은 참사 당일 저녁에 서울교통공사 상부에서 '무정차 통과를 검토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는데도 이행하지 않은 혐의를 받는다.

사업소장은 이태원역장의 상급자에 해당한다. 사업소장은 상부의 지시를 받고도 이태원역장에게 무정차 통과 검토 지시를 내리지 않았다. 서울교통공사 지침상 무정차 통과를 요청할 권한은 이태원역장에게 있다.

용산경찰서 112상황팀장은 참사 전 112 신고 처리와 참사 후 구호 조치가 부실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특수본은 지난 2일 경찰청 특별감찰팀으로부터 이태원파출소 팀장 2명에 대한 수사 의뢰를 받았다. 이들은 참사 전 '압사당할 것 같다'고 접수된 11건 신고 중 신고자와 통화한 사실이 없는데 상담 안내한 것으로, 현장에 출동하지 않았는데 출동한 것으로 112시스템에 허위 입력한 의혹을 받는다.

김 대변인은 "아직 특별감찰팀이 제출한 자료를 분석하고 있다"며 "관련자들을 추가 조사해 입건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수본은 최근 이임재 전 용산경찰서장, 박성민 전 서울경찰청 정보부장 등 경찰 간부 4명을 상대로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이날 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가 열린다. '추가 영장 신청은 언제 이뤄지나'란 질문에 김 대변인은 "현재 마무리 보완 작업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