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봉 낮추겠단 현대약품 오너3세...노조 파업 해결할수 있을까

(서울=뉴스1) 이동해 기자 = 이상준 현대약품 대표이사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 국정감사에서 선서문을 김성주 국회 보건복지위 여당 간사에게 제출하고 있다. 2021.10.8/뉴스1

현대약품 (3,850원 ▲35 +0.92%) 노사갈등이 봉합되지 않는 모습이다. 오너 3세인 이상준 대표가 노동조합의 반발이라는 암초를 만난 것으로 풀이된다. 추후 노사간 관계 회복이 이 대표의 주요 과제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5일 허성덕 현대약품 노조위원장은 "1일 부분파업을 한 후에는 연장근무를 하지 않고 있다"며 "7~9일 사이 사측과 대화를 할 예정이다. 세부 안건에 대해서는 아직 얘기하지 않았다"고 했다.


현대약품 노조는 지난 23일 창립 37년만에 처음으로 파업에 나섰다. 지난해 취임한 이상준 대표의 신입사원 연봉 삭감과 연차 축소 방침에 불만을 제기하면서다. 이달 1일에는 조합원 180여명이 오전 근무 이후 본사 앞에서 부분 파업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노사는 총 15차례 협상을 했으나 전부 결렬됐고 오는 7~9일 사이 부분파업 후 첫 협상을 할 예정이다.

노조의 불만은 이 대표의 경영효율화 방침에서 불거졌다. 이 대표는 현대약품 창업주인 고(故) 이규석 회장의 손자다. 2018년 각자대표 사장에 올랐다. 전문경영인 김영학 대표가 일신상의 사유로 사임하면서 지난해 오너 3세 단독대표가 됐다.

이 대표가 취임한 후 사측은 대졸 신입사원 기준 초봉(4800만원)을 4500만원 수준으로 낮추고 연차를 기존 20일에서 15일로 축소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신규입사자 연봉이 동종업계 평균 대비 약 15% 이상 높아 인건비 부담이 크다는 이유에서다. 연차는 현재 20개를 시작으로 상한선이 없이 생기기 때문에 과도한 유급휴가로 생산에 차질이 발생한다고 주장한다.


노조는 실적이 상승세인데도 비용 삭감을 내세운다는 점에 불만한다. 현대약품은 올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액 1215억원을 올렸다. 전년 동기(1059억원)보다 14.7% 늘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6억원에서 84억원으로 5배가 뛰었다.

앞으로 이 대표의 최우선 과제는 노사 관계 회복이 될 것으로 보인다. 노조가 다음 협상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추가적인 파업을 고려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장 가동에 차질이 생기면 실적도 악영향이 불가피하다. 허 위원장은 "이후 상황은 협상을 해 봐야 알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앞으로도 진전이 없다고 하면 부분파업이나 총 파업 등 생산과 관련해서 효율적으로 대응할 방안을 결정하려 한다"고 했다.

현대약품 관계자는 "기존 직원에 대해 기득이익권을 침해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면서 "원만한 타협을 위해 노조와 계속해서 대화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