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최고령 공무원, 가나에 떴다…아프리카서 '큰 형님' 된 사연

KOPIA가나센터 김충회 소장 /사진=정혁수

2022년 대한민국 현역 최고령 공무원의 나이는 75세다. 아프리카 기아해결을 위해 종횡무진 활약하는 농촌진흥청 KOPIA 가나센터 김충회 소장 얘기다. 그는 현재 공직사회에서 나이가 제일 많다는 한덕수 국무총리(74) 보다 한 살이 더 많다.


2007년 국립농업과학원 농업환경부장으로 퇴직한 그는 2013년 KOPIA(해외농업기술개발사업) 소장으로 새로운 인생을 시작했다. 5년간의 케냐센터 소장을 거쳐 2020년부터 가나에서 일하고 있다. K-농업기술을 토대로 현지 농업 생산력을 높여 기아문제를 해결하고, 농가 소득을 개선하는 게 그의 책임이다. 한국식물병리학회 회장을 역임하기도 한 그는 지금 아프리카에서 8년째 복무중이다.

협력기관인 가나 과학산업연구위원회(CSIR) 직원들과 농민들은 그를 스스럼없이 '큰 형님(Big Brother)' '김 박사님(Dr.Kim)'이라 부른다. 피부색은 다르지만 어려움을 마다않고 자신들의 척박한 삶을 개선하는 데 앞장서는 그를 가족처럼, 스승처럼 따른다.

김 소장은 지난 달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와 국제개발협력민간협의회에서 공동 주최한 '제17회 대한민국 해외봉사상 시상식'에서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했다. 주최측은 아프리카의 빈곤 감소와 경제 안정성 확보에 기여한 그의 공로를 높이 평가했다. 당시 그는 수상소감에서 "묵묵히 응원해 준 아내에게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아프리카에서 홀로 지내다 보니 부인 이동순 여사와는 1년에 한 번 만나는 게 고작이다.

김 소장은 아프리카 케냐(2013년 7월~2018년 12월)와 가나(2020년 4월~2022년 현재) 두 나라에서 KOPIA센터 소장으로 근무하며 지역 주민들에게 선진 농업기술을 교육하고, 현지 맞춤형 품종을 육성해 농가 소득향상에 이바지 해 왔다.

농가 소득 개선을 위해 양계 부화 및 육추 생산기술을 보급했고, 벼 생산성 향상을 위한 다수성 품종을 확보해 식량증산의 기틀을 다졌다. 벼 주산단지 재배기술 시범지역을 선정, 시범포장을 조성해 63개에 달하는 벼 계통의 생산성을 검증하는 데 성공했다.


케냐센터 소장으로 근무할 당시에는 학생들의 영농체험 등을 내용으로 하는 '스쿨팜(School Farm)' 프로젝트를 창안, 학생및 가족의 기아해소와 영양개선에 큰 도움을 제공하기도 했다. 이후 케냐 교육당국과 국제연합아동기금(UNICEF)은 이같은 성과를 케냐 전역과 인근 국가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김충회 소장은 "농촌진흥청은 농업기술의 단순 교육을 넘어 개발도상국 농업이 안고 있는 문제를 함께 풀어가는 노하우까지 전수한다"며 "기아 극복과 자원 확보, 나아가 국격을 높이기 위해 아프리카에서 우리 농업부문이 해야 할 일은 너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