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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소중립, 꼭 재생에너지로만 해야 하나요?[광화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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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진상현 산업1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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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2.07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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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를 비롯해 RE100(재생에너지 100% 사용)에 가입하는 기업들이 늘어나면서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다른 방안인 CF100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국내 여건상 재생에너지를 100% 사용한다는 것이 현실적이지 않기 때문이다.

대안으로 얘기되는 CF100의 공식 명칭은 24/7 CFE(Carbon Free Energy)이다. 매일 24시간, 1주일 내내 무탄소 에너지만 사용한다는 의미다. 유엔 에너지(UN Energy)와 유엔 산하 '지속가능에너지기구(SE4ALL) 등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국제 캠페인으로 구글·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IT기업 등이 동참하고 있다. 재생에너지만을 허용하는 RE100에 비해 원자력, 수소연료전지 등 다른 무탄소 에너지원도 인정하고 있어 더 포괄적이다.

우리나라는 RE100에 매우 불리한 여건으로 평가된다. 유럽과 북미 등에 비해 일조량, 바람의 양과 질이 모두 열위에 있다. 산지가 많고 인구 밀도가 높아 부지 제약도 크다. 그러다 보니 생산량이 부족하고 가격은 비싸다. 삼성전자를 포함한 국내 전력사용량 상위 5대 기업이 지난해 사용한 전력량만 총 47.67TWh(테라와트시)로, 지난해 국내 신재생에너지 발전량 43.1TWh를 넘었다. 이들 5개사 외에도 이미 RE100을 선언한 대기업이 22개가 더 있다. 가입 기업은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반면 우리 원자력 경쟁력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세계원자력협회 자료에 따르면 한국의 원전 건설비는 프랑스의 절반, 미국·러시아의 60% 수준이고 중국과 비교해도 저렴하다. 싼 원자력을 제외하고 비싼 재생에너지만을 에너지원으로 쓰게 되면 우리 기업들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재생에너지 여건이 좋은 미국, EU 등은 사정이 다르다. 미국의 경우 원자력 보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용이 더 싸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펴낸 2020년 판 균등화 발전 비용(LCOE) 분석 자료집에 따르면 육상 풍력이 MWh당 40달러 선, 태양광은 40~50달러, 해상 풍력은 60~70달러 수준이고, 원자력은 70~80달러로 나온다.

RE100은 윤석열 정부의 탄소중립 달성 방향과도 결이 다르다. 윤 정부는 2030년 전원별 발전 비중 목표를 원전은 32.8%로 전 정부 대비 8.9%포인트 올리고, 신재생에너지는 21.5%로 8.7%포인트 낮췄다. 강점이 있는 원자력과 열악한 재생에너지 여건을 고려한 조정이다.

문제는 CF100에 대한 회의론이다. RE100을 선언하는 기업들이 애플, BMW 등 거래 기업들의 요구에 따른 경우가 많고, 국제 외교에서 영향력이 큰 미국, EU 등이 자신들이 유리한 RE100을 두고 CF100 확산에 동조할 가능성이 낮다고 보는 탓이다.

그렇다면 그냥 앉아서 손실을 감수할 것인가. 우리가 목소리를 내지 않으면 아무것도 바뀌지 않는다. 여건이 비슷한 일본 등 다른 국가들과의 연대도 필요하다.

논리, 명분 등에서 충분히 설득력이 있다. RE100을 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 각 국가, 각 기업이 처한 환경에 맞는 최선의 방식으로 CF100이든, RE100이든, 탄소중립을 달성하도록 하자는 거다. 탄소중립을 위해선 재생에너지도 키워야 하고, 원전 등 다른 무탄소 에너지도 활용해야 한다. 안그래도 어려운 일을 차(원자력), 포(수소) 떼고 하라는 건 일을 망치자는 말 밖에 안된다.

EU와 미국의 원전에 대한 시각도 바뀌고 있다. EU는 그린택소노미(녹색분류체계)에 원전을 추가했고, 미국은 최근 인플레이션 감축법을 통해 원전 확대를 꾀하고 있다. 우리 보다 미국에서 먼저 CF100 담론이 대세가 될 거란 전망도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산업통상자원부가 CF100과 관련한 연구 용역(탄소중립을 위한 국제 이니셔티브(24/7 CFE중심) 조사 연구)를 발주한 건 반가운 일이다. 회의론을 딛고 CF100 공감대 확산을 위해 정부, 기관, 단체 등이 적극적으로 나서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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