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우종 대명종건 대표 불구속 기소…"500억원 대 조세포탈·배임·횡령"

/사진=뉴스1

검찰이 회계 장부를 조작해 세금 납부를 피한 혐의 등을 받는 지우종 대명종합건설 대표(49) 등을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겼다. 검찰은 지 대표의 조세포탈·배임·횡령액을 500억원 이상으로 계산했다.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부장검사 민경호)는 지 대표와 회계팀 이사 A씨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포탈 혐의 등으로 5일 불구속 기소했다. 대명종건 법인도 함께 재판에 넘겼다.

지 대표는 2010~2017년 비용을 부푸리거나 수익을 숨기는 방법으로 대명종건의 회계장부를 조작해 33억2000만원의 법인세 납부를 피한 혐의를 받는다. 지 대표는 2016~2018년에도 같은 방법으로 대명종건과 본인의 개인사업체 B사의 회계장부를 조작해 종합소득세 84억8000만원을 내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2016년에는 수십억원의 가치를 가지는 대명종건 계열사의 비상장 주식을 0원으로 평가한 뒤 자녀에게 증여한 혐의를 받는다. 이 같은 방법으로 증여세 19억원을 포탈한 것으로 파악됐다.

지 대표는 A씨와 함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에 관한 법률상 배임·횡령 혐의를 받는다. 배임 혐의는 2007년부터 2015년 9월까지 대명종건의 수익을 숨긴 후 본인이 공사비를 지급한 것처럼 조작해 대명종건에 약 130억원 손해를 입혔다는 내용이다.


지 대표는 배임죄와 관련해 2015년 3월에는 대명종건 자금 881억원을 계열사 C사에 무담보·무이자로 대여해 대명종건에 액수불상 손해를 입힌 혐의도 받는다. 검찰은 손해액을 약 83억원으로 추정했다. 또 2016년 11월 여동생에게 대명종건 회사 소유 토지를 저가로 매도해 회사에 35억원의 손해를 끼친 혐의도 적용됐다.

횡령 혐의는 2014년 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비용을 부풀리거나 수익을 숨겨 마련한 대명종건 자금 171억원을 사적으로 돌려썼다는 내용이다. 돈은 C사 사업 지원이나 사주 일가의 개인적인 빚을 갚는 데 쓰인 것으로 조사됐다.

검찰은 지 대표에 대한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의 고발서를 2019년 9월 접수하고 수사를 시작했다. 이듬해 4~7월에 걸쳐 고발인 조사 등을 실시했으나 이후 약 2년 간은 수사가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국세청 고발 후 조세범죄에 대한 검찰의 직접수사 기능이 폐지돼 수사가 지체됐다"며 "지난 7월 검찰청 사무기구에 관한 규정 개정으로 조세범죄조사부가 복원된 직후 검찰이 직접 수사에 나섰다"고 했다. 이 사건은조세범죄조사부 복원 이후 직접 수사한 첫 번째 사건이다.

검찰은 올해 8~11월 지 대표에 대한 계좌추적·압수수색 등 강제수사와 참고인·피의자 조사를 진행했다. 9월에는서울 강남구 대명종건 본사와 계열사 사무실과 회사의 주거래은행인 우리은행 본점과 서울지방국세청 등을 압수수색했다.

지난달 17일에는 지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영장 발부 필요성을 심사한 법원은 "혐의가 소명되고 범죄의 중대성이 인정되지만 증거가 대부분 수집된 점, 주거가 일정한 점 등을 고려하면 도주 우려 등 구속의 필요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검찰 관계자는 "조세포탈범죄 뿐 아니라 범죄 동기에 해당하는 횡령·배임 등의 범죄까지 추가로 밝혀 범행 전모를 명확히 규명했다"며 "조세 정의 실현을 위해 공소유지에 만전을 기하고 조세범죄와 관련 기업범죄에 대해 계속 엄정히 수사할 예정"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