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랜드 사태' 지방정부로 번질라..공적자금 7700억 지원

제100주년 어린이날인 5일 강원 춘천시 중도동 레고랜드코리아리조트 놀이시설을 찾은 가족단위 관람객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춘천 레고랜드는 7개 테마구역(브릭토피아, 브릭 스트리트, 레고 시티, 레고 닌자고 월드, 해적의 바다, 레고 캐슬, 미니랜드)으로 조성됐다. 레고 브릭(Brick 블록 장난감)으로 지어진 40여개의 놀이기구를 즐길 수 있다. /사진=머니S 장동규 기자

정부가 지방정부와 공공기관의 채무 상환을 위해 7000억원이 넘는 공적자금을 투입한다. '레고랜드 사태'로 불거진 자금경색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조치다.

행정안전부는 7일 '지방재정위기관리위원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이 담긴 지방정부와 공공기관의 채무관리 강화방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행안부 우선 이달 말부터 내년 초까지 만기가 다가오는 지방채·공사채 증권을 최대한 상환키로 했다. 남은 지방채 증권은 금고의 저리 대출, 공사채 증권은 은행 대출로 전환한다. 특히 내년 1분기 만기가 오는 지방채·공사채 상환을 위해 시중금리보다 낮게 공적자금 7700억원을 지원키로 했다. 이와 별도로 금융시장이 안정을 찾을 때까지 지방채와 공사채 신규발행은 최소화하기로 했다.

또 이번 레고랜드 사태를 촉발한 보증채무 부담행위에 대한 심사를 강화한다. 보증채무 부담행위는 물론 금액·내용 변경에 대해서도 반드시 지방의회 의결을 받도록 의무화하고, 보증채무 관련 특이동향 발생 시 행안부 등 중앙부처에 고지해 협의토록 조치할 계획이다. 앞으로 보증채무가 포함된 지방자치단체 투자사업은 그 규모에 상관없이 행안부의 중앙투자심사를 받아야 한다.

현재 지자체별 지방채 자율 발행한도 외로 인정하고 있는 차환채(지방채를 발행해 기존 지방채를 상환하는) 비율도 줄이기로 했다. 현재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한시적으로 차환채 한도 한도 외 인정비율을 100% 수준까지 높였지만 △2024년 80% △2025년 50% △2026년 30%로 매년 축소할 방침이다.


행안부는 아울러 재정위기 징후를 신속하게 인지할 수 있도록 지방재정위기관리제도지표에 보증채무를 반영하거나 전년도 결산기준이 아닌 특정 시점별로 상시관리가 가능한 동태적 점검지표를 보완하는 방안 등을 검토한다. 법령을 위반한 보증채무부담행위로 자치단체가 보증채무를 이행하게 된 경우에는 교부세 감액이 가능한 근거도 마련한다. 이밖에도 지방공기업이 다른 법인에 출자하는 경우 행안부가 지정·고시한 전문기관에서 타당성 검토를 받도록 하고, 지방출연기관에 대해서는 설립 표준모델 개발 등도 추진할 예정이다.

한창섭 행안부 차관은 "최근 고금리와 부동산 침체 등에 따른 금융시장의 우려를 해소하고, 지자체의 재정 지속성을 확보하기 위해 유동성 확보 및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하게 됐다"면서 "지방채무와 관련된 제도들을 종합적으로 정비해 지자체·지방공공기관에 대한 금융시장의 신뢰를 높여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