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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더줄테니 일해달라" 했지만…외국인 근로자도 외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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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윤 기자
  • 지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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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2.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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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2시간'에 갇힌 대한민국]4-①[르포]서울 기계공업단지 온수일반산업단지, 외국인 근로자도 떠난다

[편집자주] 대한민국 산업현장이 기술혁신과 디지털혁명 등으로 급변하고 있다. 또 일하는 방식과 노동 구조의 변화, 해외 인력 수급, 고령화에 따라 노동시장이 대변혁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주 52시간제'로 정해진 근로시간제도는 여전히 과거 패러다임에 머물고 있다. 기업들은 이 틀에선 새로운 산업환경에 대응하기 힘들다고 토로한다.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 근로시간제도 개편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머니투데이가 실제 산업현장의 현실을 짚어보고 대안을 모색해본다.
"월급 더줄테니 일해달라" 했지만…외국인 근로자도 외면
서울 구로구 온수일반산업단지 내 임대문의 현수막이 걸려있다./사진=이재윤 기자
서울 구로구 온수일반산업단지 내 임대문의 현수막이 걸려있다./사진=이재윤 기자
#. 1970년대 조성된 서울 구로구 온수일반산업단지(이하 온수산단)에 위치한 산업용 브레이크 제조업체 S기공은 주52시간 근로제(이하 주52시간제) 도입과 동시에 외국인 근로자를 3명을 떠나보내야 했다. 급여를 5~10% 올려주겠다며 붙잡았지만 임금 수준이 높은 다른 업종으로 가겠다는 말에 회사 대표는 잡은 손을 놓았다. 인력유출은 매출 감소로 이어졌다. 주문 처리 속도가 늦어지면서 일감이 줄어 올해 매출액은 전년대비 10% 줄어들 전망이다. S기공 관계자는 "우리 같은 협력업체가 제품 공급시기를 정할 수 있는 게 아니지 않느냐"며 "발주처에서 날짜를 통보하면 물량을 맞춰야 하는 구조라 잔업을 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추가 근무를 못하다보니 '인력유출-일감축소-매출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고 토로했다.

강추위가 들이닥친 지난 2일 머니투데이가 찾은 온수산단에선 주52시간제로 시름하는 곳은 S기공만이 아니었다. 온수산단은 면적 15만7560㎡(4만7661평)에 중소 제조업체 200여곳이 밀집한 산업단지다. 서울에 남은 마지막 기계공업단지로 손꼽힌다. 대다수가 산업·차량용 부품제조를 맡고 있는데, 거의 대부분의 업체에서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다. 사업을 접는 곳도 적지 않다. 온수산단 곳곳엔 임대문의가 붙어있는 빈 공장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코로나19(COVID-19)로 외국인 근로자 공급이 끊긴데다 최저임금 인상까지 계속된 게 가장 큰 영향을 줬다고 한다. 무엇보다 지난해부터 5인 이상 사업장으로 주52시간제가 확대되면서 존폐의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게 현장에서 만난 이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서울 구로구 온수일반산업단지 내 한 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이재윤 기자
서울 구로구 온수일반산업단지 내 한 공장에서 근로자들이 작업을 하고 있다./사진=이재윤 기자

중소기업의 인력난은 내국인만 채용하는 서울 소재 회사조차도 예외가 아니다. 서울 도봉구 소재 조명회사 U사는 업계 평균보다 더 높은 임금을 제시해도 신입채용이 1년째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회사는 서울에서 인력을 구하기 어렵다고 보고 최근 이전을 결정했다. 이 회사 대표는 "2015, 2016년만 해도 채용공고를 내면 경쟁률이 100대 1을 넘어섰는데 지금은 씨가 말랐다"며 "인력난 해소를 위해 신규인력이 선호하는 지역으로 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열린 '중소기업 노동규제 개선 촉구 대토론회'에서도 중소기업 인력난에 관한 호소가 가장 컸다. 특히 30인 미만 사업장에 주 8시간 추가연장근로를 허용하는 추가연장근로제가 올해를 끝으로 일몰될 예정이어서 이를 걱정했다. 구경주 이플러스마트 대표는 "대학생 자녀가 있는 직원에 380만원을 주고 있는데 (내년부터) 300만원으로 낮춰야 한다"며 "이런 직원은 퇴사하거나 대리운전, 배달 등 투잡을 뛰어야 한다"고 말했다.

고용노동부가 집계한 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인력부족은 상반기 기준 59만8000명으로 전년동기 대비 21만7000명(57%) 증가했다. 열악한 근무환경과 복지로 외면받던 중소기업은 추가근무 제한 효과로 급여마저 줄어들게 되자 인력 구하기가 더 어려워진 것으로 해석된다. 중소기업 추가연장근로제가 종료되면 5개 중 1개는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가 400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설문에 따르면 52시간 초과근로자가 있는 사업장은 19.5%다. 이들 기업 중 75.5%는 대책이 없다고 답했다.

양옥석 중기중앙회 인력정책실장은 "행정력과 자금력이 부족한 30인 미만 중소기업들은 추가 채용이나 유연근무제로 근로시간을 단축하기에 역부족"이라며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마저 사라지면 인력 공백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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