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ABCP 지원에 현금 3000억원 확보까지 총력전

다올투자증권

다올투자증권 (3,045원 ▼70 -2.25%)이 부동산 불황 직격탄을 맞으며 알짜 계열사를 팔고 있다. 국내 유일한 태국 진출 법인 매각에 착수한 데 이어 1세대 벤처캐피탈(VC)인 다올인베스트먼트 (2,555원 ▼30 -1.16%) 매각도 추진한다. 2개사 예상 매각가는 총 3000억원이다. 현재 산업은행 등 금융당국의 도움을 받고 주요 계열사까지 매각하면서 당장 한숨은 돌릴 수 있을 거란 평가다.


7일 유안타증권에 따르면 다올투자증권의 9월 말 기준 우발채무는 6578억원이다.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관련 약정이 5541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한다. 전액 신용공여형으로 중·후순위 비중이 90%를 넘는다. 브릿지론 비중이 30% 내외로 파악되는 등 고위험자산 비중이 높은 편이다.

다올투자증권은 최근 레고랜드발 PF 한파로 인한 단기금융시장 경색으로 유동성 부담이 확대된 상황이다. 유동화증권 차환이나 자체 자금 조달이 원활하지 않다.

이 때문에 다올투자증권은 금융당국의 유동성 지원을 통해 일부 부담을 완화하고 있다. 지난달 11일 산업은행의 CP(기업어음) 매입 프로그램을 활용해 CP를 발행한 것으로 파악된다. 또 같은달 24일 매입이 시작된 증권사 PF ABCP(자산유동화기업어음) 매입 프로그램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다올은 최근 알짜 계열사들을 차례로 시장에 내놓으면서 현금 확보에 나섰다. 국내 유일하게 태국에 진출한 태국 법인(69.89%) 매각에 착수한 데 이어 다올인베스트먼트(52%)도 매각 협상을 진행 중이다.


태국은 IMF(국제통화기금) 외환 위기 이후 국내 금융사들의 진출이 희귀한 곳이다. 당시 태국에 진출했던 국내 금융사들이 태국 정부 만류에도 모두 철수하면서, 이후 신규 진출이 어려워졌기 때문에 귀한 매물 중 하나로 꼽힌다.

지난 9월 기준 다올 태국법인 총자산은 396억원, 자기자본은 378억원 수준이다. 태국법인의 희망 매각가는 1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사진제공=다올투자증권

다올인베스트먼트(52%)도 깜짝 매물이다. 현재 다올투자증권은 매각가 2000억원 이상으로 국내 금융지주사 등과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올인베스트먼트는 국내 벤처업계 1세대 VC로 올 3분기 말 기준 운용펀드의 약정액 규모는 1조1545억원다. 3분기 실적이 9억원 순손실로 전분기대비 45억원 악화됐지만, 4분기 충분히 반등이 예상됐던 상황이다. 4분기 중 IPO(기업공개)를 한 플라즈맵, 뉴로메카, 엔젯에서 조합 기준 50억원 처분이익이 발생했고 3사의 잔여주식 평가액도 257억원 남아있어 추가 수익 창출 기회도 엿볼 수 있었다.

무엇보다 지난해 다올인베스트먼트 관련 다올투자증권은 200억원의 배당금수익과 프리IPO(기업공개) 구주매출을 통한 1177억원 관계회사지분처분이익을 얻기도 했다.

이제 다올투자증권의 남은 자회사는 다올저축은행(60.19%), 다올자산운용(100%), 다올프라이빗에쿼티(85%), 다올신용정보(100%) 등이다.

자회사 중 시장 매물로 가장 효자는 다올저축은행이다. 지난해 11월 유진그룹에서 인수했다. 다올저축은행 3분기 영업이익은 202억원, 순이익은 153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말 기준 자산총액만 4조5489억원, 자기자본 4346억원 수준이다. 3분기 다올투자증권 실적이 죽쑬 때에도 다올저축은행이 버텨줬다.

이 때문에 IB(투자은행)업계에선 다올이 저축은행 등까지 팔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IB업계 관계자는 "저축은행은 작년 말에 인수해 얼마 안되기도 했고 현재 연결 이자손익에 크게 기여하는 만큼 최대한 갖고 키워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