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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의 씨앗 된 '돈주머니'[우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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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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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2.09 05: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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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보는 세상]

[편집자주] 뉴스현장에는 희로애락이 있습니다. 그 가운데 기사로 쓰기에 쉽지 않은 것도 있고 곰곰이 생각해봐야 할 일도 많습니다. '우리가 보는 세상'(우보세)은 머니투데이 시니어 기자들이 속보 기사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뉴스 속의 뉴스' '뉴스 속의 스토리'를 전하는 코너입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이하 교육교부금)은 특이한 '돈주머니'다. 일반적인 정부의 예산 편성 절차를 밟지 않는다. 내국세 20.79%에 연동돼 예산이 자동으로 배정된다. 교부금은 교육청 예산이라고 할 수 있다. 교부금을 받는 교육청은 다른 공적인 조직과 달리 예산 편성 과정에서 발품을 팔지 않는다.

전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힘든 특이한 '돈주머니'는 1971년 제정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에 근거한다. 아무리 어렵게 살아도 교육에 대한 투자는 놓지 말아야 한다는 생각에서 내국세 연동 장치를 마련했다. 일종의 '안전판'이었다. 믿을 건 인적자원 밖에 없었던 시기의 철학이 엿보인다.

교육교부금은 꽤 오랜 기간 갈등과 거리가 멀었다. 교육청은 늘 예산이 부족했다. 빚까지 내 살림을 살았다. 변곡점은 학령인구의 감소다. 2002년 '저출산 세대'의 본격적인 등장 이후 학령인구는 꾸준히 줄었다. 세출 대상인 학령인구는 줄어드는데, 세입 대상인 교부금은 내국세에 연동돼 꾸준히 증가했다.

갈등이 본격화한 것은 박근혜 정부 때다. 누리과정(만 3~5세)을 두고 누가 돈을 부담해야 하는지 논란이 일었다. 누리과정 연령대의 아이들은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골라서 갈 수 있다. 그런데 유치원(교육부·교육청)과 어린이집(보건복지부)은 관리 주체가 다르다. '돈주머니'도 교부금과 정부의 일반회계로 달랐다.

그러다보니 서로 돈을 못 내놓겠다고 버텼다. 정부는 학령인구 감소 시기에 여유가 생길테니 교부금을 쓰자고 했다. 교육청은 여전히 투자해야 할 곳이 많고, 여유가 없다고 했다. 결국 특별회계라는 임시방편이 나왔다. 교부금의 재원 중 하나인 교육세에서 일부를 떼어내어 특별회계를 만드는 방식이었다.

갈등이 재점화된 것은 올해부터다. 교부금을 두고 교육청과 정부가 또 다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부는 '고등·평생교육 지원 특별회계'의 신설을 추진하고 있다. 등록금 동결로 재정이 어려워진 대학을 위해 특별회계를 만들자는 것이다. 재원은 누리과정 때와 똑같이 교부금에서 가져올 계획이다. 현행법상 교부금은 대학이 쓸 수 없는 칸막이 구조다.

교육청과 정부의 입장은 누리과정 때와 똑같다. 그런데 상황은 좀 달라졌다. 교부금이 과도하게 증가했다. 실제로 전년대비 늘어난 올해 교부금은 20조원에 달했다. 늘어난 교부금은 갈등의 씨앗이 될 수밖에 없다. 교부금 개편을 늘 주장해왔던 재정당국에 늘어난 교부금은 좋은 먹잇감이다. 언제든 갈등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

고등교육 특별회계는 예산안 부수법안으로 지정돼 국회에서 운명이 결정된다. 하지만 고등교육 특별회계의 신설 여부를 떠나 교부금 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은 필요하다. 정부가 국정과제로 추진 중인 유보통합만 하더라도 향후 재원 문제가 불거질 수 있다. 누리과정과 대학 지원 문제도 마찬가지다.

교부금은 과거와 현재는 물론 미래의 갈등요소다. 일각에선 내국세에 연동된 교부금 제도의 전면 손질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갈등을 줄이기 위해서라도 어떤 방안이 최적일지 고민해야 한다. 세금이 들어가는 돈에는 철학이 담겨야 한다.
갈등의 씨앗 된 '돈주머니'[우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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