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실손 손해율 130%육박···"비급여 표준수가 등 도입해야"

임종철 디자이너 /사진=임종철 디자이너

조만간 실손의료보험(이하 실손보험)료 인상 범위가 정해질 예정인 가운데 올해 보험료가 평균 14% 이상 인상됐지만 손해율은 여전히 130%에 육박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보험사가 보험료 100만원을 받으면 보험금으로 130만원이 나간다는 의미로 도수 치료 등 특정 비급여 의료 항목에서의 보험금 지출이 두드러졌다. 천차만별인 비급여 수가에 대한 기준을 도입하는 등 과잉진료 누수를 막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보험연구원은 8일 이 같은 내용의 '실손의료보험 정상화를 위한 과제' 정책 토론회를 개최했다. 발제자로 나선 김경선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기준 1~4세대 실손보험 전체 평균 손해율은 127.9%로 조사됐다.

2019년 133.9%, 2020년 129.9%, 지난해 130.4% 등 매년 130% 가까운 손해율이 발생하고 있다. 1세대 상품의 손해율이 141.9%, 2세대 123.8%, 3세대 129.3%였다. 손해율은 1세대 상품이 가장 높지만 지난해 142.5%보다는 하락했다. 2세대 상품도 지난해 130%보다 개선됐다.

문제는 3세대 상품의 최근 증가세가 뚜렷하다. 2020년 115%에서 지난해 127.7%로 급등했고, 올해도 악화됐다. 이에 따라 지난 5년간 동결됐던 3세대 실손보험의 보험료까지 인상될 수 있다. 가입자 부담이 더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특정 의료 비급여 의료항목에 보험금이 집중되고 있는 점이 손해율 상승의 주범으로 지목된다. 실제로 9개 비급여 항목의 보험금은 2조1000억원으로 전체 보험금 10조6000억원의 20%를 차지하고 있다.


동일한 비급여 항목임에도 의료기관별 과도한 가격편차와 질병·진단명과 무관한 검사 시행, 약제 과잉처방 등 비급여 진료 적정성 기준 부재 등이 관리 사각지대를 양산하고 있다는 것이 보험업계 진단이다.

또 다른 발제자로 나선 정성희 보험연구원 산업연구실장은 △비급여 표준수가 가이드 도입 △비급여 관리 주체 신설 △비급여 적정성 사후 확인제도 △비급여 표준화·사용 의무화 추진 등을 제도 개선 방안으로 제언했다.

정 실장은 "합리적인 비급여 공급 관리체계 구축을 위해 비급여 표준수가 가이드가 도입될 필요가 있다"며 "비급여 관리의 주요 사항을 심의·의결하는 관리 주체 신설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김경선 연구위원도 "실손보험료 한해 조정한도인 ±(플러스마이너스)25% 규제를 단계적으로 완화해야 한다"며 "보험원리에 따른 자율적 요율 조정 원칙이 실현돼야 안정적인 제도 운영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