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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고금평의 열화일기] '썸바디' 배경음악에 쓰인 이은하의 '청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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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2.09 0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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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완이 쓴 동명이곡 '청춘'…일말의 죄책감이 낳은 심경 묘사

넷플릭스 시리즈 '썸바디'. /사진=유튜브 캡처
넷플릭스 시리즈 '썸바디'. /사진=유튜브 캡처
연쇄살인자와 사랑에 빠지는 자못 섬뜩한 이야기를 그린 넷플릭스 시리즈 '썸바디'에는 데이트앱이라는 최신 콘텐츠를 소재로 쓰면서 배경음악은 수십 년 전 '구식' 가요를 입히는 독특한 구성으로 묘한 맛과 멋을 선사한다.

시리즈 8화까지 쓰인 배경음악 중 가장 미묘하고 어깃장처럼 느껴지는 곡이 2화 마지막 장면에 흘러나온 노래다. 이은하가 1988년 낸 '청춘'이다. 이 곡은 산울림의 김창완이 작사·작곡한 노래로, 산울림 시절의 '청춘'까지 합하면 동명이곡이다.

산울림의 '청춘'이 "언젠간 가겠지 푸르른 이 청춘/지고 또 피는 꽃잎처럼/달밝은 밤이면 창가에 흐르는 /내 젊은 연가가 구슬퍼~"하며 이미 사라진 자신의 청춘을 덤덤한 창법으로 회고한다면, 이은하의 '청춘'은 "슬픈 노래 한곡 들려주오/청춘은 길기도 한데/귀뚤이 소리 물러가면/달빛에 내 노래 젖어들겠지/소리 없는 눈물 베겟닛 적시네~"하며 좀더 구체적이고 감성적인 애가의 흔적을 수놓는다.

가수 김창완이 지난 10월6일 '산울림 데뷔 45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뮤직버스
가수 김창완이 지난 10월6일 '산울림 데뷔 45주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뮤직버스

산울림의 '청춘'이 4분의 4박자로 리듬이 평이한 반면, 이은하의 '청춘'은 4분의 3박자로 리듬이 통통 튄다. 무엇보다 이은하의 '청춘'은 클래식 현악기가 주는 날카롭고 중후한 멋이 변화무쌍하게 이어져 하나의 곡에서도 다양한 표현을 만날 수 있다. 막상 들으면 상쾌한 기분전환용 음악 같다. 여기에 이은하의 솔(soul)이 있는 가창력이 덧붙여져 곡은 깊으면서 가볍고 웅장하면서 경쾌하다.

알 수 없는 중화된 음색들 사이로 들리는 가사는 그러나 쓸쓸하고 외롭고 구슬픈 모든 비애의 현장을 수북이 쓸어담고 있다. 그런 미묘한 분위기가 연쇄살인마가 일을 저지른 후 느끼는 변화무쌍한 심경을 그대로 반영하는 듯하다.

이 곡은 2화에서 거의 3분 넘게 쓰인다. 크레딧이 올라가는 경우가 아닌데도 길게 쓰인 것은 그만큼 그의 심정이 복합다변적이면서 야릇하고 신비로운 색감의 감성이 숨어있다는 걸 은연 중 밝히고 있다.

"아무도 모르는 이 심정을/달래나 주려고 부나/바람소리 낡은 창가에/한숨 소리처럼 깊기만 한데/누워도 마음은 동산에 뛰노네"
살인 또는 (살인) 방조의 심정을 아무도 모르는데, 그 복잡한 심정이 한숨 소리처럼 깊기만 하고 사이코패스 같은 행각은 동산에 뛰놀 듯 즐겁기만 할지도 모를 일이다. 그런 비유로 메시지를 읽으면 이 곡 만한 선곡이 없을 정도로 그 분위기를 적확히 꿰뚫는다.

넷플릭스 시리즈 '썸바디'. /사진=유튜브 캡처
넷플릭스 시리즈 '썸바디'. /사진=유튜브 캡처

김창완은 8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이 곡이 "여자의 청춘"이라고 했다. 남편이 아내에게 불러주는 노래라는 설명이다. "가질 것 줄 것도 없는 인생/어둠을 헤치는 불빛/멀리간 사람 말이 없고/지나간 시절은 물 따라가고/홀로 남아 발길 돌릴 수 없구나" 하는 마지막 가사처럼 여인이 혼자 남아 처량하게 쓸쓸히 늙어가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김창완은 이 노래가 부인의 쓸쓸함을 담았지만, 살인자의 심경을 그린 배경음악으로도 손색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살인자의 심리는 아주 복잡할 것 같다"면서 "부인을 그렇게 만든 남편의 죄책감이 이 곡에 담겼듯, 살인자도 일말의 죄책감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라고 해석했다.

독특한 리듬 때문일까. 가슴을 조이는 가사 때문일까. 때론 노래 한마디가 살인자의 공포감을 압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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