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잡겠다…中CATL, '나트륨+리튬' AB배터리 출시한다

중국 푸지엔성 닝더시의 CATL 본사 /사진=블룸버그

중국 최대 배터리업체 CATL이 나트륨 배터리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동시에 탑재하는 'AB배터리'를 출시할 예정이다. 나트륨 배터리의 가성비와 주행거리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시도다.

12일 상하이증권보는 지난 9일 CATL과 배터리 부품업체 커다리(Kedali)가 나트륨 이온 배터리 관련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보도했다. 최근 황치선 CATL연구원 부원장은 "회사가 개발한 AB배터리 기술이 나트륨 배터리와 리튬 배터리 동시 탑재를 통해 에너지 밀집도를 높였으며 신형 나트륨 이온 배터리가 주행거리 500㎞대 전기차에 탑재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커다리도 공시를 통해, CATL과 나트륨 이온 배터리 등 신기술 개발을 강화할 것이며 해외 합작 배터리 부품 생산공장 건설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CATL이 배터리 부품업체와의 협력 강화를 통해 나트륨 이온 배터리 개발을 서두르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황 부원장은 "자원 면에서 볼 때 나트륨 매장량은 리튬의 400배가 넘으며 중국의 나트륨 매장량은 전 세계의 22%를 차지한다"고 말했다. 또한 "탄산리튬 등 원재료 가격이 급등하면서 산업 사슬이 혼란에 빠진 상황에서 기술혁신만이 자원 부족을 완화할 수 있는 대안이며 나트륨 이온 배터리는 중요한 전략적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CATL 배터리/사진=CATL 홈페이지 캡쳐

중국은 전기차 판매가 급증으로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재료인 리튬가격이 2021년 초 t당 5만 위안(약 925만원)에서 올해 12월 약 57만 위안(약 1억500만원)으로 10배 넘게 폭등했다.


이에 대한 대응으로 CATL은 저장량이 풍부하고 가격이 저렴한 나트륨을 핵심 원재료로 사용하는 나트륨 이온 배터리 개발을 서두르고 있다. 나트륨 배터리에 사용되는 구리, 철, 망간 등은 지표면 가까이에 풍부하게 매장돼 있기 때문에 코발트 등 희귀금속 사용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천리췐 중국공정원 원사는 "나트륨 이온 배터리의 생산원가가 리튬인산철 배터리보다 20% 이상 낮아질 것"으로 예측했다.

황 부원장은 "나트륨 이온 배터리는 주행거리 400㎞ 이하의 승용차에 사용될 수 있으나 CATL이 개발한 AB배터리 기술을 사용하면 나트륨 배터리와 리튬 배터리의 장점을 이용해, 에너지 밀집도를 높임으로써 나트륨 이온 배터리가 주행거리 500㎞의 승용차에도 탑재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중국 최대증권사인 중신증권은 "나트륨 이온 배터리 분야의 산업화 과정이 진행 중이며 2023년에는 기본적인 나트륨 이온 산업사슬이 형성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 9일 중국자동차공업협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1월 중국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CATL은 17.35기가와트시(GWh)의 탑재량으로 점유율 50.6%를 차지했다. 한 자동차업종 애널리스트는 "CATL은 테슬라, 상하이자동차, 창안자동차 등에 배터리를 공급 중이며 나트륨+리튬 배터리 동시탑재 기술이 배터리 산업에 상당한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