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이재명 소환 통보에 반발…"檢, 정적 제거에만 혈안"

머니투데이

차현아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2일 '성남FC 불법 후원금 의혹' 관련 수사 중인 검찰이 이재명 대표에게 소환 통보를 보낸 것에 대해 "검찰이 정적 제거에만 혈안이 돼있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상대 당 대표를, 더구나 대선 경쟁자였던 사람에 대해 이렇게 소환통보한 것은 오로지 민생이나 국정의 정상적 운영에는 관심없고 정적제거에만 혈안돼있는 모습"이라고 비판했다.

김의겸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을 통해 "이 사건은 경찰이 3년 넘게 수사하고 지난해에 불송치로 결론을 냈던 사건이다. 그런데 검찰이 경찰의 팔을 비틀어 '죽은 사건'을 다시 살려냈다"며 "대장동 사건으로 엮어보려고 발버둥을 치다가 뜻대로 안 되자, 케케묵은 사건을 끄집어내 재활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소환 통보도 무례하기 짝이 없다. 검찰이 이재명 대표를 소환 조사하겠다고 통보한 게 어제 저녁"이라며 "제1야당 대표 소환은 중대 사안인데 사전 조율 한번 없었다. 일선 당직자에게 일방적으로 통보했고, 팩스 한 장 찌익 보낸 게 전부"라고 지적했다.

당사자인 이 대표도 이날 오전 경북 안동 중앙신시장에서 진행된 '국민속으로 경청투어' 중 지지자들과 만나 "십수년 동안 계속 탈탈 털려왔다. 없는 먼지 만들어내려고 십수년 노력했지만 아직도 못 만든 모양"이라며 "이재명을 죽인다고 해서 무능과 불공정을 감출 수 없다"고 질타했다.

이어 "지금이 야당을 파괴하고 정적을 제거하는 데 힘쓸 때냐"며 "정치를 이렇게 하면 당장은 통할지 몰라도 반드시 대가를 치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검찰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재임 시절 두산건설 등으로부터 성남FC 후원금을 내도록 하고 그 대가로 기업 민원 처리 등을 도운 것으로 보고 제3자 뇌물의혹 혐의를 적용하고 있다. 해당 수사를 진행 중인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오는 28일 이 대표에게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받으라고 통보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표와 민주당은 검찰 소환조사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당 전반으로 확대되는 사법리스크에 고심하는 모습이다. 소환조사를 계기로 당 내 비명계를 중심으로 이 대표 거취 표명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질 전망이어서다.

당장 이 대표가 검찰 소환에 응할 지 여부도 관심사다. 안호영 수석 대변인은 같은 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아마 대표가 결정하겠지만 저희가 봤을 때는 당당하게 맞서야 하지 않나 싶다"며 소환에 나설 가능성을 언급했다. 이어 "조사시기나 절차 등에 대해 변호인이 검찰 측과 조율해 시기 등을 정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