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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진칼럼]월드컵과 아르헨티나의 멀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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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화진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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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2.27 0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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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진 /사진=김화진
김화진 /사진=김화진
2022 카타르 월드컵 결승전 승부차기에서 마지막 골을 넣어 아르헨티나의 우승을 확정시킨 선수는 연장전에 교체투입된 곤살로 몬티엘이다. 그런데 몬티엘은 골을 차 넣고 아르헨티나의 월드컵 우승을 확정 지은 순간 환호하면서 달리거나 하지 않고 그냥 눈물을 훔쳤다. 감격한 탓도 있었겠지만 안도 때문이었을 것이다.

중남미에서는 축구가 거의 종교다. 온두라스와 엘살바도르는 1969년에 월드컵 예선을 기화로 전쟁까지 치렀다. 선수들은 중요한 경기에서의 실수가 생명의 위험으로까지 이어진다는 것을 잘 안다. 몬티엘은 아르헨티나가 3:2로 우승을 눈앞에 두었던 연장 후반에 공이 날아와 부딪힌 핸들링으로 프랑스팀 음바페에게 페널티킥을 허용했고 양 팀의 승부는 3:3 원점으로 돌아가 결국 승부차기로 이어졌다. 1994년 미국 월드컵에서 콜롬비아 대표팀 선수가 자책골을 넣었다는 이유로 살해당한 사건이 떠올랐다.

몬티엘이 카타르 월드컵 마지막 골을 성공시켜 악몽은 깨끗이 사라지고 승리를 축하할 수 있게 되었다. 국가대표팀의 36년 만의 승리로 아르헨티나는 전국이 축제 분위기다. 이제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은 유니폼에 별을 세 개 달게 된다. 브라질(5), 독일(4), 이탈리아(4) 다음이다.

리오넬 메시는 아르헨티나 역사에서 거의 성인 반열에 올랐다. 아르헨티나 청소년들은 메시라는 우상을 따라 축구로 성공하기 위해 범죄와 마약을 멀리한다. 사실 아르헨티나 대표팀의 여러 신예들은 그렇게 성장했고 메시의 지도와 지원으로 오늘에 이른 선수들이다.

아르헨티나팀의 승리는 국민들에게 축구를 넘어서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2022년 아르헨티나의 인플레는 80%대였다. 전 국민의 소득이 거의 절반으로 줄어든 셈이다. 국민들은 생활고와 전반적인 무력감에 시달렸다. 그런데 사실 이런 상황은 처음이 아니다.

자원, 기후, 인구, 지리 모든 것이 축복받은 땅 아르헨티나는 유독 정치가 부실해서 경제 상황이 엉망인 나라다. 군사독재도 있었지만 페론주의라고 불리는 이념도 큰 원인이다. 페론주의는 1946~74년 세 번 집권했던 후안 페론 대통령의 이름을 딴 것인데 페론의 성향과 공과는 다투어지고 있기 때문에 사실은 그 후 정부들의 엉망이었던 경제정책 조류 전반을 빗댄 말이다. 민족주의, 사회주의, 전체주의가 마구 뒤섞인 자생적 정책 기조가 현대 아르헨티나의 특징이다. '자멸의 정치'로도 불린다. 결과는 인플레, 자본유출, 국가부도였다.

아르헨티나는 정치만 정상화되면 과거 미주지역 2위였던 경제 강국의 지위를 회복할 수도 있을 것이다. 페론주의에도 한 가지 강점은 있었다. 대대적인 정부 보조금 덕분에 출산율이 높았던 것이다. 생필품에까지 국가가 보조금을 지급했다. 아르헨티나는 다른 나라들이 겪고 있는 고령화와 인구감소 문제가 없는 젊은 나라다. 대표팀 우승을 축하하기 위해 부에노스아이레스의 오벨리스크 광장에 운집했던 인파가 나라의 느낌 그대로다.

지정학자 피터 자이한은 아르헨티나를 골프에서 벌타 없는 세컨드 샷인 멀리건에 비유한다. 카타르 월드컵 우승이 아르헨티나가 도약할 수 있는 계기가 되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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