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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우연한 사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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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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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04 0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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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한 사고는 없습니다. 사소한 법 위반이라도 여러 개가 동시에 발생하면 중대 사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류경희 고용노동부 산업안전보건본부장)

산업 현장에선 일의 효율성을 따지다 보니 필요한 안전 조치를 알면서도 못 본 척 덮고 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런 태도로는 산재를 막을 수 없다.

지난해 11월30일 고용부는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을 통해 우리나라 산업재해 사망만인율(근로자 1만명당 사고사망률)을 2026까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 수준으로 낮추겠다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정부가 꺼내든 카드가 기업의 자율적인 '위험성평가'다. 국가가 나서 처벌을 강화하기보다 기업의 자율규제에 맡겨 개별 사업장 특성에 맞게 위험성을 제거하는 것이 더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노조 측은 반발했다. 기업에 대한 처벌과 감독은 완화하고 노동자의 의무만 강화한다는 이유에서다. 위험성평가가 필요하다는 인식은 같지만, 현실적으로 현장에서 자율점검이 자리 잡기 위해서는 정부의 관리감독 강화가 우선돼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현장엔 안전불감증이 팽배하다. 식품혼합기 사망사고가 벌어진 SPL 평택 제빵공장에선 사고 약 1주일 전에도 유사 사고가 일어났음에도 아무런 후속조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조사 결과 드러났다. 사고 이후에는 사고 기계를 가림막 천으로 가린 후 동일 업무를 재개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공분을 사기도 했다.

위험성평가는 기업과 근로자가 상시로 위험요소를 발굴하고 개선하는 과정이 핵심이다. 경영책임자부터 일반 사원까지 함께 안전 체계 확립에 참여해야 한다. 교과서적 대책이라는 노조의 우려도 이해가 간다. 중대재해법 시행 이후에도 현장에서 실질적인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 가운데 '위험성 평가' 도입은 정부가 책임을 회피하는 것으로 비칠 우려도 있다.

이제 고용부의 숙제는 '위험성평가' 기반의 자기규율 예방체계의 실질적인 현장 안착이다. 무엇보다 기업들의 인식변화가 중요하지만, 이에 앞서 기업들이 역량을 키우고 경각심을 가질 수 있도록 정부의 지원과 점검이 우선돼야 한다. 노동 현장의 위험성 평가가 '우수사례'가 아닌 '기본'으로 자리 잡도록 정부와 기업이 사명감을 갖고 매진하길 바란다.

기자수첩 /사진=.
기자수첩 /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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