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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창업 대박' 꿈꾸고 한국 온 외국인들…"1년 만에 짐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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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석용 기자
  • 최태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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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0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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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머나먼 코리아 창업 드림(上)

[편집자주] 국내 창업생태계가 빠르게 성장하면서 '코리안 창업 드림'을 꿈꾸고 한국을 찾는 외국인 창업가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상당수는 국내 창업생태계에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고 떠나는 실정이다. 한국이 혁신창업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해선 스타트업뿐 아니라 창업생태계도 글로벌 다양성을 갖춰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머니투데이가 국내 외국인 창업의 현주소를 알아보고 개선방안을 모색해봤다.


해외인재 유치한다더니...1년만에 짐싸는 외국인 창업가들, 왜?


'K창업 대박' 꿈꾸고 한국 온 외국인들…"1년 만에 짐쌉니다"
#스마트폰 리소스를 활용해 작동하는 노트북 '미라북'을 개발한 스타트업 미라시스(Miraxess)는 2020년 한국 사업에 도전했다. 한국에 유능한 IT인재가 많고 삼성전자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과도 협업을 할 수 있겠다는 판단이었다. 마침 한국 정부의 외국인 스타트업 국내 안착 프로그램 '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에도 선정되면서 기대감도 높아졌다.

그러나 미라시스는 이듬해 한국 사업을 완전히 철수했다. 국내 사업 파트너들의 폐쇄성을 극복하지 못해서다. 어쩔 수 없이 본국으로 돌아간 미라시스는 삼성전자 본사 대신 프랑스 지사와 협업하며 제품 완성도를 높여갔다. 그 결과 미라시스는 최근 250만유로(35억원)의 시리즈A 투자유치를 완료하고 CES2023에도 참가해 완성된 제품을 선보였다.

정부가 이민청을 설립하는 등 해외 인재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스타트업 생태계에서는 외국인 창업가들의 정착이 여전히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우수 기술을 가진 외국인의 국내 창업을 지원하기 위한 기술창업비자(D-8-4) 제도가 올해로 10년차를 맞았지만 발급 건수는 연 40여건에 그치고 있고, 그마저도 절반 가량은 제도적·문화적 장벽을 극복하지 못하고 한국을 떠나고 있다.

◇외국인 K창업 열기 늘지만…'기술창업비자' 10년째 제자리

7일 법무부와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2022년 1월부터 11월까지 기술창업비자를 발급받은 외국인 (예비)창업가는 37명에 그치는 것으로 집계됐다. 2013년 기술창업비자 신설 이후 10년이 지났지만 연간 발급건수가 50명을 넘은 적은 없었다. 그마저도 유효한 비자는 111개에 그쳤다. 현재 활동 중인 외국인 스타트업 수가 111개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국내 스타트업 3만4362개의 0.3% 규모다.

외국인들의 한국 창업에 대한 관심 자체가 없는 것은 아니다. 같은 기간 기술창업비자 발급과 창업보육을 받기 위해 '창업이민종합지원시스템(오아시스)' 프로그램을 이수한 외국인은 1001명을 기록했다. 2015년 도입 이후 매년 100여명씩 증가세다. 올해 중소벤처기업부가 운영하는 외국인 스타트업 국내 정착 프로그램 '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도 독일, 싱가포르, 미국, 캐나다, 호주 등 122개국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2653팀이 몰리며 5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폐쇄적 문화·제도에 스케일업 어려워…꺾이는 'K창업 드림'

2022년 11월 9일 개최된 '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 데모데이에 예선심사를 통과한 51개 외국인 스타트업이 창업아이템과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상위 30개팀에는 15주간의 추가 정착 지원이 제공된다. /사진=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
2022년 11월 9일 개최된 '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 데모데이에 예선심사를 통과한 51개 외국인 스타트업이 창업아이템과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상위 30개팀에는 15주간의 추가 정착 지원이 제공된다. /사진=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

가까스로 비자를 취득하고 창업까지 성공해도 국내에서 사업을 유지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2015년부터 2022년 11월까지 정부가 발급한 기술창업비자는 총 227건이다. 11월 기준 유효 비자가 111건에 그치는 것을 감안하면 절반 이상이 사업을 지속하지 못하고 한국을 떠난 셈이다. 업계에선 극소수의 귀화 사례를 제외하면 대부분 사업을 중단하고 본국으로 돌아간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에서 사업을 철수한 스타트업 미라시스의 야니스 안토르 대표는 "한국 사업으로 삼성전자와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등 성과를 낼 수 있었다"면서도 "모든 일을 혼자서 해야만 했고 정부나 액셀러레이터들도 외국인 스타트업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외국인들은 국내 창업 관련 제도적 장벽과 폐쇄적 문화가 걸림돌이라고 호소한다. 실제 국내 외국인 스타트업 커뮤니티 '서울스타트업스가 2021년 회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조사에서는 5대 애로사항으로 △언어장벽 △투자유치 기회 부족 △사업파트너·직원 구하기 어려움 △세금 등 제도 문제 △비자 문제 등이 꼽혔다.

'서울스타트업스'를 운영하는 마르타 알리나 사우스벤처스 이사는 "다이나믹하고 혁신적인 기업들이 많아 한국에서 창업을 고려하는 외국인들이 점점 늘고 있다"며 "하지만 비자 취득 기준이 까다로워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 스타트업들이 글로벌 시장에 더 많이 진출하고 성공하기 위해서는 한국 스타트업 생태계도 개방적으로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외국인 창업 장벽높은 한국…선진국은 혁신성만 보고도 'OK'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조주현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등 참석자들이 11일 서울 중구 브이스페이스에서 열린 '2022 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 데모데이 시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중소벤처기업부 제공) 2022.11.1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뉴스1) 민경석 기자 = 조주현 중소벤처기업부 차관 등 참석자들이 11일 서울 중구 브이스페이스에서 열린 '2022 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 데모데이 시상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중소벤처기업부 제공) 2022.11.1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은 스타트업을 하기 좋은 나라다. 창업·보육·투자 환경이 잘 구축돼 있고 다양한 정부지원 사업이 있어 창업 초기에는 별다른 자본금을 쓰지 않아도 최소 3년은 사업을 이끌어갈 수 있다는 말이 나온다.

다만 한국인에 한해서다. 외국인이 한국에서 창업하려면 상당히 많은 허들을 넘어야 한다. 정부가 2013년부터 국내에서 창업하고자 하는 외국인에게 발급하고 있는 기술창업비자(D-8-4)가 대표적이다.

기술창업비자를 받으려면 학사 이상 보유자(국내 대학은 전문학사 이상)로 법인을 설립했거나 설립 절차를 진행 중이어야 한다. 특히 정부가 점수제로 운영하는 '오아시스(OASIS·창업이민종합지원)' 프로그램에서 448점 중 80점 이상을 획득해야 한다.

배점이 낮아 보이지만 각 항목들의 요구 수준이 만만치 않다. 한국을 비롯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에서 등록(보유)한 특허나 디자인 등 '지식재산권(IP)'을 중심으로 높은 점수가 배정돼 있기 때문이다.

반드시 1가지를 충족해야 하는 필수항목은 △IP 등록(보유) △IP 출원 △등록된 IP의 발명자 △1억원 이상의 투자유치 △고급과학기술인력에게 부여되는 연구비자(E-3)로 3년 체류 △발명 창업대전 1~3위 입상 △법무부 장관이 인정하는 지원 사업에 선정된 창업 아이템 등이다.

IP의 경우 2명 이상이 등록하거나 출원한 경우 해당 점수를 전체 수만큼 나눈 점수가 인정된다. 또 필수항목 중 동일 항목을 2개 이상 충족하면 하나만 점수로 인정된다.

필수항목을 충족한 뒤 추가 점수를 채울 수 있는 선택항목들도 있다. △자본금 1억원 이상 △국내외 대학 박사학위 소지 △국내 대학 학사·석사학위 소지 △한국어능력시험(TOPIK) 3급 이상 또는 사회통합프로그램(KIIP) 3단계 이상 등이다.

오아시스 프로그램을 거쳐 기술창업비자를 발급받아도 1년마다 비자를 갱신해야 한다. 이때마다 매출 등 사업 실적을 증명해야 하는 것도 초기 단계의 외국인 창업자에게는 부담 요인이다.

다른 나라들은 어떨까. 미국 영국 등 주요 국가들은 우수 스타트업과 인재 유치를 위해 창업자 대상 비자 발급 장벽을 대폭 낮췄다. 한국과 달리 법적인 요건이나 IP와 같은 전제조건을 따지지 않고 스타트업이 가진 혁신성과 사업성을 위주로 비자 발급 여부를 심사한다.

◇美, 60개월간 합법적 체류 가능한 'IER'

'K창업 대박' 꿈꾸고 한국 온 외국인들…"1년 만에 짐쌉니다"

우선 미국 바이든정부에서 재개된 '외국인 사업가 특별정책(IER, International Entrepreneur Rule)'이 눈에 띈다. 오바마정부가 도입을 결정한 이 정책은 트럼프정부에서 시행을 중지한 상태였다.

그동안 사업을 위해 미국에 입국하거나 체류하려는 스타트업은 국토안보부(DHS)에서 사례별로 검토하는 특정 기준을 충족해야 비자 발급이 가능했다. 2021년 5월 첫 시행된 IER은 일반 스타트업 비자와 달리 의회의 승인이 없어도 비자를 받을 수 있다.

IER은 △5년 내 창업 △창업 회사에서 중요 역할을 담당(10% 이상 지분 확보) △미국 내 투자자들로부터 25만달러 이상의 투자유치 △미국 정부기관에서 10만 달러 이상의 기금·지원금 확보 등의 조건을 충족하면 기업당 3명까지 비자를 받을 수 있다.

신청자와 그 가족들은 최초 30개월의 체류기간을 보장받고 이후 해당 기업이 고용창출 및 추가 투자유치, 매출 신장 등의 성과를 보여주면 추가로 30개월을 연장할 수 있어 총 60개월간 합법적인 체류가 가능하다. 해당 기간동안 다른 국가로의 출입국도 자유롭다.

◇유럽, 스타트업의 '혁신성' 중심으로 비자 심사

=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6 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 데모데이'에서 최재유 미래창조과학부 제2차관 등 참석자들이 '맹금류를 모티브로 한 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 방지 솔루션'에 대한 발표를 경청 하고 있다.   버드 스트라이크는 조류가 비행기에 부딪히거나 엔진 속에 빨려들어가 항공사고를 일으키는 현상이다. (미래창조과학부 제공) 2016.11.28/뉴스1
=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2016 K-스타트업 그랜드 챌린지 데모데이'에서 최재유 미래창조과학부 제2차관 등 참석자들이 '맹금류를 모티브로 한 버드 스트라이크(bird strike) 방지 솔루션'에 대한 발표를 경청 하고 있다. 버드 스트라이크는 조류가 비행기에 부딪히거나 엔진 속에 빨려들어가 항공사고를 일으키는 현상이다. (미래창조과학부 제공) 2016.11.28/뉴스1

영국은 2015년 10월부터 전문 인력에 발급하는 '티어1(Tier1)' 비자에 디지털 기술 범주를 추가했다. 영국에서 창업하려는 동기, 사업모델, 기업가 경력, 전공, 연구실적 등을 종합 검토한 뒤 성과가 부족한 스타트업도 심사를 거쳐 비자를 발급한다.

비자를 발급받은 기업가는 최장 5년 동안 영국에 머무를 수 있다. 추가 5년의 연장 신청도 가능하다. 2020년까지 비자 발급 신청 557건 중 492건이 승인되며 88%의 높은 승인율을 보인다.

아울러 영국의 창업 클러스터 전문기관 '테크 네이션(Tech Nation)'은 유럽연합(EU) 권역의 유능한 인재를 유치하기 위한 'Tech Nation Visa Scheme'를 운영한다. ICT 분야에서의 혁신 활동에 대한 기록과 기여도를 증명하면 무기한 거주 자격을 취득할 수 있다.

프랑스는 'French Tech Visa'를 통해 외국인 창업자, 근로자, 투자자들을 위한 비자 발급의 패스트트랙(신속절차)을 마련했다. 최초 발급 시 4년간 체류 가능하며 가족에게도 체류증을 부여한다.

네덜란드는 해외 창업자 대상 '오렌지 카펫(Orange Carpet)' 비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특허 유무를 떠나 제품·서비스 혁신성을 심사한다. 비자를 발급받은 창업자는 현지에서 해당 아이템을 사업화해야 한다. 현지 전문가와 사업 협력 협약만 증명하면 된다.

덴마크는 '스타트업 덴마크(Start-up Denmark)' 제도를 활용해 창업 비자를 발급한다. 창업자가 스타트업 사업계획을 제출하면 전문가들이 검토해 승인한다. 최장 2년까지 거주할 수 있고 3년씩 연장 가능하다.

◇"한국, 창업 비자 전담조직과 표준화 시스템 구축 필요"

(서울=뉴스1) =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0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아라비아 투자부 장관과 함께 ’컴업 2022‘ 행사장을 둘러보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2022.11.1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뉴스1) = 이영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0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칼리드 알 팔리 사우디아라비아 투자부 장관과 함께 ’컴업 2022‘ 행사장을 둘러보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 제공) 2022.11.1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대학생의 절반 이상이 취업이 아닌 창업을 준비하는 나라 에스토니아의 경우 창업 또는 플립(본사 이전)하려는 직원 모두에게 비자 또는 임시 거주 허가를 위한 특혜 조건을 제공한다.

전자정부(E-Estonia) 체계를 구축해 비자 발급을 위한 행정 처리가 간편하며 비자 발급까지 약 10일 미만의 짧은 기간이 소요된다. 외국인도 200유로(약 27만원)의 비용으로 약 15분 만에 법인설립이 가능하다.

세계 최초로 도입된 전자시민권(e-Residency)은 에스토니아 회사 설립·운영을 허가하는 영주권이다. 전자시민권을 받은 자가 설립한 법인이 이익금을 배당하지 않고 재투자 혹은 유보하는 경우 법인세 면제 혜택을 부여한다는 이점도 존재한다.

특히 에스토니아의 '스타트업 비자 프로그램(Estonian Startup Visa)'은 비 EU 회원국 출신의 창업자들이 단기 비자 또는 5년간 체류 가능한 임시 거주 허가서를 취득할 수 있는 우대조건을 제공한다. 사업이 등록된 외국인 창업자는 최대 10년간 거주 가능하다.

싱가포르는 사업하기에 가장 쉬운 국가로 꼽힌다. 7000여개의 다국적 기업이 진출해 있으며, 스타트업 수는 3만9000여개에 달한다. 싱가포르에서 법인설립을 하려면 주주 1명, 관리자 1명, 비서 1명, 법인설립 비용 1달러 정도가 필요하다.

외국인이 주식 100%를 소유할 수 있으며 현지 주소 보유 시 설립 가능할 만큼 법인설립이 매우 간단하다. 법인세는 비용, 거래상 손실 및 자선단체에 대한 기부금 등을 공제한 후 기업 소득(이윤)에 17%의 세율이 부과된다.

한국도 주요 국가들처럼 비자 발급 요건을 낮추고 전산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창업진흥원이 발주한 '국내 글로벌 창업생태계 활성화 방안' 연구용역에서 연구진들은 "국내 시스템은 행정 절차가 매우 까다로워 외국인 창업자가 절차를 인지하고 실행하기에 어려움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시공간 제약 없이 온라인으로 비자 발급 신청과 신청 방법을 인지할 수 있도록 표준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이민자 종합지원시스템을 전담하는 조직과 자격요건 심사 및 제도 개선을 담당하는 운영협의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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