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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국회권력과 스파이더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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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재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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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10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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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파이더맨1 포스터./사진=마블
스파이더맨1 포스터./사진=마블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11년 전 영화 속 영웅 스파이더맨의 명대사가 새삼 떠오른 건 실망감 때문이다. 올 1월 1일부터 일몰된 주당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이하 8시간 연장근로제) 얘기다. 중소기업계와 소상공인들은 지난해 일몰을 앞두고 수차례 국회에 호소했지만 결국 뜻을 이루지 못했다. 책임의 무게는 고스란히 사업주와 근로자에게 전가됐다. 기업 63만곳과 600만 근로자가 대상이다.

큰 힘을 가진 국회지만 큰 책임은 따르지 않았다. 영화 속에선 주인공이 모든 책임을 짊어지고 문제를 해결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시급한 민생문제라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다른 현안과 묶어 정치적 도구로 이용했다. 8시간 연장근로제는 주당 52시간 근로제(이하 주52시간제)를 30인 미만 소규모 사업장에서도 안정적으로 도입해보자는 좋은 취지에서 비롯됐지만 권력을 쥔 자의 거래수단에 불과했다.

사업주에게 돌아가는 책임은 가혹하다. 8시간 연장근로제 종료로 30인 미만 사업주도 주52시간제를 엄격하게 적용받는다. 위반하면 최대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의 벌금이라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 현장에서 만난 중소기업 대표들은 "일 시키고 범법자가 되게 생겼는데, 마음 편하게 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느냐"고 하소연했다.일감이 줄어든 근로자도 답답하기는 마찬가지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해 10월 실시한 '5~29인 제조업 8시간 추가연장근로제 활용 실태조사'에서 마땅한 대책 없다는 응답이 75.5%에 달했다. 가장 시급한 문제로 일감을 소화 못해 영업이익이 줄고(66.0%), 연장수당이 줄어 기존 근로자 이탈 등 인력 부족 심화됐다(64.2%)는 응답이 많았다.

고물가·고금리·고환율과 인력난까지 복합위기를 겪고 있는 경제여건에 국회가 더 이상 찬물을 끼얹어서는 안 된다. 아무리 좋은 제도라도 완충지대는 필요하고, 숨통은 트일 수 있게 해줘야 한다. 고용노동부가 1년 간 계도기간을 두고 주52시간제 처벌을 하지 않겠다고 했지만, 어려운 사업주들은 불안에 떨고 있다. 주52시간제는 노동에 대한 인식과 근로환경을 바꾼 계기가 됐지만 속도조절이 필요하다. 국회가 움직여야 한다.
[기자수첩]국회권력과 스파이더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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