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복현 "소유 분산기업 지배구조 실패 문제…금융당국도 검토중"

머니투데이

김하늬 기자
이용안 기자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CEO(최고경영자)들의 셀프 연임 이슈가 불거진 KT, 포스코 및 일부 금융지주회사의 지배구조 문제와 관련 "내부통제 실패 원인으로 거론되는 '거버넌스' 문제에 대해 금융당국이 수개월째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소유 분산기업의 지배구조 실패는 기업가치를 훼손으로 이어져 주주와 투자자에게 피해가 전가되고 결국 국가경쟁력까지 저해한다는 평소 지론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원장은 18일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시중은행장 간담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 "(정부의) 제도나 정책만으로 될 수 있는 문제인지, 문화나 관행으로 정착시킬 부분은 없는지 고민하고 있다"며 "기회가 되면 공론화되는 시기가 있을 걸로 보고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학계나 시민단체에서도 금융권 뿐만아니라 소유 분산기업의 적절한 거버넌스, 대주주나 이사회 통제제도를 어떻게 하는 게 바람직한지에 대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며 "본인 대리인 문제와 관련한 시장 실패를 극복할 문제, 최근 관심받는 CEO 선임 절차에서의 공정성과 투명성 확보 방안에 대해서도 금융당국이 적극 동참해 의견을 내거나 혹여 국회의 논의 있으면 함께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KT나 포스코 처럼 민영화 된 공기업, 대주주가 없고 소유가 분산된 금융지주 등은 내·외부 견제가 부족해 경영진 대리인문제에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최근 국민연금도 주요주주로서 소유 분산기업의 대리인 문제를 해결하고 CEO선임 과정의 투명성에 대해 공개의견을 내기도 했다. 주주와 이사회를 통한 견제와 감시가 보다 강화될 필요가 있다는 취지에서다. 국민연금은 기관투자자를 대표해 수탁자로서의 책임을 다하겠다는 입장이다. '스튜어드코드'를 적극 활용하기위한 주주행동주의나 소액주주권 행사요건 완화도 검토방안중 하나다.

지난 13일에도 이 원장은 이사회와 임원후보추천위원회가 CEO에대한 견제기능을 해낼 수 있도록 자생력을 발휘해야 한다고 당부한 바 있다.

그는 "(임추위가) 외향적, 형식적 틀을 갖추고 실질적으로 타당한 후보군을 검토한 뒤 독립성을 가진 이사회가 주주의견을 대표할 수 있다는 전제하에 합리적 '거버넌스' 안에서 CEO가 선출된다면 그 자체로 최선일 것"이라며 "국민들이 보시기에 공정한 경쟁을 위한 '툴'이 마련되는 게 좋은 거버넌스 차원에서 바람직하게 보실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