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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장군 맞선 5000마리 날갯짓 계묘년 '나비효과'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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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인(경기)=유승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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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24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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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에버랜드 새해 선보인 체험콘텐츠 '라이브 나비체험관' 인기…30년 나비 종보전·번식 연구 성과 고스란히

에버랜드 나비체험관을 찾은 어린 자매가 나비와 놀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에버랜드
에버랜드 나비체험관을 찾은 어린 자매가 나비와 놀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에버랜드
"나비야 이리 와~ 나랑 같이 사진 찍자."

5000여 마리의 나비가 날아 오르자 화관을 쓴 자매가 달콤한 향이 나는 꽃다발을 건네며 손짓했다. 이제 갓 걸음마를 뗀 아이도 나비를 좇느라 여념이 없다. 어린 자녀들을 지켜보며 연신 사진을 찍던 30~40대 부모들 마저 어느새 동심으로 돌아가 자신의 어린 시절을 톺아보기 시작했다. 지난 19일 찾은 경기도 용인 에버랜드에 마련된 '라이브 나비체험관'(이하 나비체험관)의 풍경이다.

계묘년(癸卯年) 새해 들어서도 동장군이 심술을 부리고 있지만, 이날 에버랜드를 찾은 관람객들의 표정엔 포근함이 감돌았다. '봄의 전령사'들의 날갯짓에 찬바람이 물러났기 때문이다. 어린 자녀들과 함께 이 곳을 찾은 한 30대 관람객은 "한 겨울에 나비를 볼 수 있다는 말을 듣고 오게 됐다"며 "요즘 나비 보기가 쉽지 않은데 마음이 따뜻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 겨울에 춤추는 나비…'히든카드' 뽑은 에버랜드


에버랜드 나비체험관. /사진제공=에버랜드
에버랜드 나비체험관. /사진제공=에버랜드
이달 6일 문을 연 나비체험관은 에버랜드 랜드마크인 매직트리 앞에 설치된 초대형 토끼 조형물 '래빅'과 함께 에버랜드가 내세운 올해 핵심 즐길거리다. 코로나19(COVID-19) 엔데믹(풍토병화)과 함께 나들이 계획을 세우는 가족단위 고객을 겨냥한 체험 콘텐츠다. 지난 3년 간 '코로나 블루(우울감)'에 시달리며 몸과 마음이 움츠러들었던 만큼, 테마파크 본연의 역할인 정서적 행복감을 채워주기 위한 비장의 카드인 셈이다.

나비체험관은 '한 겨울에도 꽃밭을 노니는 수천 마리의 나비를 보면 기분이 어떨까'라는 동화스러운 상상에서 출발했다. 이 사소한 아이디어는 에버랜드 콘텐츠그룹부터 디자인그룹, 동물원까지 한꺼번에 달라붙어 구체화됐다. 김선진 에버랜드 나비 사육사는 "기존 동물원과 달리 나비체험관은 보고 듣고 만지는 입체적인 공간"이라며 "말 그대로 호접몽(胡蝶夢·나비가 된 꿈)이 실현되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긴꼬리제비나비 애벌레. 4령까진 새똥 같은 모습을 하지만 5령때부터 천적에서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뱀모양으로 의태한다. /사진제공=에버랜드
긴꼬리제비나비 애벌레. 4령까진 새똥 같은 모습을 하지만 5령때부터 천적에서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뱀모양으로 의태한다. /사진제공=에버랜드
테마파크 한복판에 자리잡게 된 비밀의 정원은 최근 티익스프레스, 판다월드 등 최고 인기 콘텐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원활한 관람과 안전을 위해 동시 입장인원을 30여명 수준으로 유지하는 터라 입장을 위한 대기시간이 소요되는데도, 적지 않은 인원이 몰린다. 에버랜드에 입장하자마자 만사 제쳐두고 나비정원부터 입장하기 위해 달려오는 가족까지 보일 정도다.

나비체험관에 대한 고객 반응은 기대 이상이다. 나비가 요즘 도시에선 접하기 어려운 동물이라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도 한 번 입장하면 좀처럼 떠날 생각이 없다. 사육사와 함께 번데기에서 탈피하는 우화과정을 보고, 알을 낳거나 꿀을 빠는 나비 생태까지 직접 관찰할 수 있다는 점도 만족스럽단 평가다. 이날 나뭇가지에 달린 번데기를 보던 한 관람객은 "애벌레나 번데기는 쉽게 볼 수 없지 않냐"며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국 유일한 나비정원…나비연구소가 일 냈다


갓 번데기에서 우화한 나비가 날개를 말리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에버랜드
갓 번데기에서 우화한 나비가 날개를 말리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에버랜드
알에서 태어나 성충이 되기까지 생존율이 1~2%에 불과하고, 생애주기도 고작 한 달 남짓해 사육이 여간 까다롭지 않은데도 5000마리의 건강한 나비가 날갯짓할 수 있는 배경엔 에버랜드가 그간 꽁꽁 숨겨온 비밀연구소의 역할이 컸다. 나비와 반딧불이만 키우고 연구하는 전국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나비 전문가들로 이뤄진 '나비 연구소'가 때 이른 나비천국을 만든 것이다.

자연농원으로 시작해 장미부터 판다까지 동·식물 연구에 매진해온 에버랜드는 1990년대부터 나비 번식에 공을 들였다. 2019년엔 아예 연구소를 꾸려 본격적인 연구 활동에 나서고 있다. 에버랜드 인근 온실 2개소와 먹이식물 자생지를 합쳐 2700㎡(약 820평) 규모로 조성한 이 곳에서 호랑나비, 긴꼬리제비나비, 암끝검은표범나비, 큰줄흰나비, 남방노랑나비 등 나비체험관을 노니는 토종 나비들이 자라고 있다. 지구 온난화와 환경파괴로 국내 나비 개체수가 30%가량 줄어드는 위기 속에서 종보전 역할까지 하는 셈이다.

연구소 일과는 흙에서부터 시작한다. 나비마다 먹는 식물이 다르고, 농약에도 취약하기 때문에 직접 식물부터 키운다. 큰줄흰나비를 위한 유채와 배추를 비롯해 10종 내외의 식물을 에버랜드 인근 신원리 숲 속에 마련한 자생지에서 재배한다. 나비 생장에 필요한 온도, 습도, 조도 등 최적의 생육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시설도 갖췄다. 국내 나비 연구자료가 많지 않은 터라 사육사들이 축적한 데이터들은 연구 가치도 상당하다.
에버랜드 나비 연구소. /사진제공=에버랜드
에버랜드 나비 연구소. /사진제공=에버랜드
이런 연구·사육 데이터는 고스란히 성과로 나타나고 있다. 야생에서 나비 한 마리가 낳는 200개의 알에서 성충으로 우화하는 비중은 1~2마리에 불과하지만, 연구소에선 평균 50%의 생존율을 보이고 있다. 김 사육사는 "사람한테 맛있어야 나비도 잘 먹더라"며 "좋은 먹이를 주기 위해 재배한 식물을 직접 먹어보는 등 시행착오를 몸소 겪고 좁쌀만한 알 하나까지 신경쓰면서 생존율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에버랜드는 앞으로도 나비와 반딧불이 등 생태교육 콘텐츠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김 사육사는 "도시 주택가에서 나비를 볼 기회가 사라진 어린이들에게 직접 나비를 보여주는 것만큼 아름다운 추억이 없다"며 "사시사철 나비를 체험하는 국내 최고의 나비 정원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에버랜드 관계자는 "나비 뿐만 아니라 다양한 멸종위기동물들의 종보전 활동을 지속해 나가고, 자연과 환경 보호의 중요성을 알리는 생태교육 프로그램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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