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이공은 아직...내국인 마케팅 확대하는 면세점

머니투데이

정인지 기자

이달 말까지 중국인 입국이 사실상 금지되면서 국내 면세점이 내국인을 겨냥한 이벤트를 확대하고 있다. 설 연휴를 이용해 여행객들이 급증한 데다 올해 연간 출국자 수도 2000만명을 회복하며 면세점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2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신라면세점 서울점은 다음달 15일까지 매장을 방문하는 내국인을 대상으로 포인트와 경품을 증정한다. 토끼띠 고객에게는 하루 동안 블랙 멤버십 할인율(최대 20%)을 적용한다. 또 세뱃돈으로 총 23만 S리워즈 포인트를 준다. 2만·4만·6만5000·10만5000 포인트이며, 각각 150달러·300달러·500달러·800달러 이상 구매 시 사용 가능하다.

롯데면세점은 오는 3월5일까지 '점핑 뉴 이어' 마케팅을 진행한다. 온·오프라인 합산 구매액이 가장 높은 내국인 고객 2명에게 3박4일 괌 여행 패키지 2인권을 준다. 행사 기간 내 시내점에서 300달러 이상, 인천공항점에서 100달러 이상 구매한 내국인 고객 중 증정 데스크에 방문해 응모에 참여한 고객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롯데호텔 괌 숙박권을 증정한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무역센터점과 동대문점에서 다음달 13일까지 결제 금액에 따라 면세점에서 사용할 수 있는 H선불카드를 지급한다. 제휴카드로 1만 달러 이상 결제하면 최대 415만원 상당의 H선불카드를 받을 수 있다.

면세점이 내국인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것은 외국인보다 내국인 구매가 폭증하고 있어서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국내 면세점 매출은 1조344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 전월 대비 2.5% 감소했다. 중국 봉쇄 정책으로 외국인 구매액이 1조176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7% 급감한 반면 내국인 구매액은 1680억원으로 85.1% 급증했다.

올해는 각국 해외 여행 제한이 대부분 풀리면서 출국자수가 지속적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첫 설 연휴인 지난 20~24일에는 인천공항을 이용한 총 여객수가 61만6000명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연간 출국자 수도 2019년의 76% 수준인 2049만명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면세점은 따이공(중국 보따리상) 구매금액이 절대적으로 커 내국인에게만 기댈 수는 없다. 코로나19(COVID-19) 이전에도 시내 면세점의 따이공 매출 기여도는 70%에 달했다. 반면 중국인 관광객은 아직 되돌아오지 않고 있다. 지난해 11월 기준 방한 외국인 관광객은 45만9906명으로 코로나19 이전 대비 31.6% 수준이 됐다. 그렇지만 중국인 관광객은 2만4174명으로 회복률은 4.8%에 불과했다.

업계에서는 한국과 중국 정부가 입국 제한을 풀고 코로나19 감염 위기가 낮아지는 올해 2분기부터 면세점 실적이 되살아날 것으로 보고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은 "위드 코로나로 2분기부터 중국인들의 소비 수요가 강하게 반등하면 면세점의 협상력이 급상승할 수 있다"며 "통상 중국의 대규모 쇼핑 축제인 6.18을 앞두고 따이공의 구매가 집중됐다는 점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