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3고' 어려움 겪는 中企 이자 4000억 감면…개별 지원도

서울 중구 소재 은행회관 전경 /사진=양성희 기자

은행권이 고금리·고물가·고환율 등 '3고(高)'와 경기둔화로 어려움에 처한 중소기업을 위해 이자 부담을 낮추고 특별 대출을 공급하는 등 금융지원 프로그램을 시행한다. 공동 지원 대책에 더해 개별 은행들은 자체 지원 프로그램을 내놨다.

은행권 공동 지원 방안…연체 이자 1~3%p 감면 등 세 가지 은행연합회는 주요 은행이 중소기업에 대해 연체 이자를 깎아주고, 만기 연장 시 금리를 줄여 주는 등 총 4000억원의 이자 감면 지원에 나선다고 26일 밝혔다. 지원 대상 중소기업은 28만5000개사, 대상 대출 잔액은 약 50조원 규모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은 연체가 없는 저신용 중소기업이 신용대출 만기를 연장할 때 금리가 연 7%를 넘으면 최대 3%포인트(p) 금리를 인하한다. 이자감면액으로는 대출원금을 자동으로 상환해 부담을 줄여 줄 계획이다. 개별은행은 만기 연장 시 금리를 최대 2~3%p 인하하는 지원 방안도 시행한다.

예컨대 신한은행은 대출 만기 연장 시 금리가 7%를 초과하는 취약 중소기업의 대출 이자 중 7% 초과분에 대해 최대 3%p까지 1년간 고객에게 환급해 준다. 이자 환급액은 '특별금융지원' 명목으로 고객에게 입금된다. 최대 3%p 이자 감면 효과가 있는 셈이다.

5대 은행은 또 중소기업이 고정금리로 대출을 새로 신청하거나 대환하면 변동금리 수준까지 금리를 우대(최대 1%p 인하)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금리전환 옵션(대출 기간 중 6개월 주기 신청)을 부여해 고정과 변동금리 조정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이같은 혜택을 담은 '안심고정금리 특별대출'을 1분기 중 출시하고, 1조원 한도로 판매할 예정이다.


은행들은 연체 중인 중소기업의 연체 이자도 깎아 준다. 은행별로 연체 대출금리를 1년간 최대 1~3%p 인하한다. 은행연합회는 이같은 조치들을 통해 완화되는 이자 부담이 각각 약 2020억원, 1550억원, 400억원이라고 추산했다.

적금 들고 대출 상환하면 우대금리 준다…자체 지원 프로그램도 마련한 은행들개별 은행들은 추가로 자체 지원 프로그램도 마련했다. 우리은행은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보증기관과 협력해 신규 대출을 지원한 후 차주가 1년간 연체 없이 분할상환하면 대출금리 중 가산금리에 해당하는 이자를 이듬해 환급해 주기로 했다. 소상공인이 적금을 들고 만기 자금으로 대출을 상환하면 우대금리를 제공해 최대 10% 금리를 주는 '자립지원 고금리 적금'도 출시한다.

금리를 낮춰 신규 자금도 공급한다. 국민은행은 법인·개인사업자가 신규 대출을 신청하면 1.5%p 수준의 우대금리를 준다. 하나은행은 소재부품·R&D(연구개발) 등 다양한 업종의 중소기업에게 테마별 맞춤 상품을 제공한다. 평균 1%p 이상 금리를 내린다.

신용이 낮아 대출을 받기 어려운 중소기업을 위해선 보증기관 출연을 활용한다. 국민, 하나, 농협은행은 이를 통해 각각 2조3000억원, 1조4000억원, 1조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중소기업의 재기를 위한 비금융 지원도 이뤄진다. 국민은행은 일자리 연결 프로젝트인 'KB굿잡'을 통해 중소기업의 구인난을 해소할 계획이다. 전국 13개 센터를 통해 상권 분석·경영전략 제시 등 컨설팅을 제공하는 'KB 소호 컨설팅' 등도 제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