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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집회 '1열 참가자'에서 인권경찰로…"신뢰 회복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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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수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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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29 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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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수 종로경찰서 청문감사인권관실 인권담당

[편집자주] 한 번 걸리면 끝까지 간다. 한국에서 한 해 검거되는 범죄 사건은 113만건(2021년 기준). 사라진 범죄자를 잡기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 이 시대의 진정한 경찰 베테랑을 만났다.
27일 종로경찰서 장성수 종로경찰서 청문감사인권관실 인권담당 /사진=하수민 기자
27일 종로경찰서 장성수 종로경찰서 청문감사인권관실 인권담당 /사진=하수민 기자
"모르는 남자한테 성폭행 당했어요."

2021년 봄 서울의 한 파출소에 30대 남성이 들어와 이같이 주장하며 경찰에 하소연 하기 시작했다. 남성은 "성폭행을 당했는데 아버지도 나를 방치했다"며 "내가 경찰에 신고를 했는데도 사건 처리가 안 됐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남성이 횡설수설 겨우 말을 이어가자 경찰관들은 정신질환을 의심했다. 경찰은 지역 보건소 소속 정신건강 전문 요원의 '자기만의 환상과 환청 증상이 있다'는 진단 하에 해당 남성을 응급입원 조치했다.

사건은 그때부터 시작됐다. 해당 남성이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에 '성폭행 피해 사실을 경찰에 알리러 갔는데 나를 응급 입원시켰다. 중대한 인권 침해를 당했다'며 제소한 것. 장성수 종로경찰서 청문감사인권관실 인권담당 경사(40)는 당시 사건을 담당한 파출소 경찰의 말을 듣고는 '지역 경찰이 외부 기관과 잘 협력해서 잘 대응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인권위는 이를 '해당 진정인에 대해 신체의 자유를 억압한 인권 침해'라고 판단했다. 그때부터 장 경사는 인권위 결정문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장 경사는 정신건강복지법 조항을 직접 공부하고 당시 출동했던 정신건강 전문 요원도 직접 만났다. 당시 경찰이 놓친 것은 하나였다. 바로 민원인의 '인권'이었다. 당시 정신질환자가 저지른 살인사건으로 인해 정신질환자의 위협성이 적극적으로 해석된 상황이었다. 해당 남성은 이전에 사람들이 본인을 믿어주지 않아 작은 칼을 소지하고 다녔다고 경찰에 얘기했다. 하지만 경찰에 신고를 하러온 당시에는 흉기를 갖고 있지 않았고 파출소에서 난동을 부린 상황도 아니었다. 정신건강 전문 요원은 '정신질환은 바로 눈앞에서 벌어지는 상황만 고려할 수는 없다'며 응급입원이 필요하다고 판단했고 경찰은 해당 남성을 72시간동안 응급입원 시켰다.

장 경사는 "경찰이 정신질환자와 노숙인들 처리하는 과정에서 보건소, 병원 등 다른 기관과 연계해서 업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민원인을 '처리대상'으로만 판단에서 생긴 문제"라며 "현실적으로 정신질환자 민원은 연계 기관이 많아 경찰이 어떻게 할 수는 없지만 해당 사례를 동료개입프로그램, 기타 인권교육 등 직원 상대 인권교육에 이따끔씩 언급해 인권의 중요성을 강조하고있다"고 했다.


'헌혈왕'이자 '인권 지킴이'…"경찰·시민 인권 모두 챙기는 신뢰받는 경찰이 되겠다"


지난해 여름 동료개입프로그램 강연 중인 장성수 종로경찰서 청문감사인권관. //사진제공=장성수 경사
지난해 여름 동료개입프로그램 강연 중인 장성수 종로경찰서 청문감사인권관. //사진제공=장성수 경사

장 경사는 경찰서 내에서 '종로서 인권 지킴이'라는 별명을 갖고있다. 지난 한 해에 그가 조직 내에서 진행한 인권 강의만 해도 26번, 내부망에 올린 인권 관련 게시글만해도 60여건에 달한다. 장 경사는 인권위 결정문이나 대법원에서 내려온 판례 중에 경찰 직무 관련된 사례를 자체적으로 수집해 게시글로 정리해서 올리고 있다. 그는 "직원분들에게 직접 '이렇게 하면 안된다' '이렇게 하세요'라고 말하는 것은 효과가 없을 것 같아 사례들을 한 번 읽어보고 한 번쯤 생각해 보라고 올린다"며 "가끔 '종로서 인권지킴이' '고생한다'고 댓글이 달리면 기분이 좋다"고 했다.

장 경사의 또 다른 별명은 '헌혈왕'. 장 경사의 헌혈 누적횟수 277회로 다른 경찰청 소속 헌혈왕의 헌혈횟수인 237회보다 40회 많다. 그는 2주마다 한 번씩 헌혈을 하려고 노력하고있다. 경찰이 되기 전부터 늘 해오던 자신만의 사회를 위한 작은 실천이다. 조직 내외부에 급하게 헌혈증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기꺼이 헌혈증을 전달하기도 한다. 장 경사는 "경찰이 되기전부터 우리나라가 헌혈 수입국이라는 것을 알고 시간될 때마다 헌혈을 하고있다"며 "올해 300회를 넘길 것으로 보이는데 앞으로 400회, 500회까지 할 것"이라고 했다.

이렇게 경찰 조직 인권 의식과 이미지 향상에 힘쓰는 그도 한때는 경찰 조직에 대한 강성 '안티'였다. 장 경사가 경찰로 입직하기 전에는 주요 집회 시위 참가자였다. 장 경사는 "혈기왕성한 대학생일 당시에 물대포를 쏘는 강경한 집회 현장에서 앞장서서 목소리 높인 사람 중 한 명이었다"며 "당시에는 강경한 경찰에 대한 분노가 상당했다"고 했다. 이어 "이런 이력을 경찰 선배들에게 말하면 '간첩XX 왔다'고 농담하기도 했다"면서 "그런데 오히려 그런 경험이 있다보니 중립적인 위치에서 조직을 바라볼 수 있게됐다"고 했다. 치안을 담당하고 사회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위한 경찰 조직 특성상 보수화되는데, 그것을 자체적으로 경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장 경사는 경찰이 다양한 계층의 사람을 만나는 직업이기때문에 다양한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 노력을 하고있다고 했다. 그는 매주 주말마다 서울 시청에서 진행하는 인권강사 양성 과정을 신청해 듣고 있다. 매주 시민단체, 시민, 대학생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있다. 장 경사는 조직 내에서는 인권에 대해 꽤나 잘 아는 조직원 중 한명으로 꼽히지만 이 수업에서는 '애송이'처럼 느껴진다고 했다. 교육을 받으면서 일반 시민들이 바라보는 경찰에 대한 인권 의식과 인권 시민단체가 바라보는 경찰 등을 들으면서 조직에 대한 객관화를 해볼 수 있다는 것이다.

장 경사는 "현장에 있는 경찰관도 시민들에게 모욕당하기도 하고 경찰인권은 누가 챙기나하며 힘든 상황인 것을 안다"면서도 " 경찰이 경찰답게 일할 수 있기 위해서는 이전의 경찰의 과거를 반성하고 시민들의 신뢰를 회복해야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시민들에게 "앞선 사고들로 경찰들에게 실망한 시민들이 많은 걸로 알고있는데 경찰들도 죄스럽게 생각하고 정말 노력하고 있다"며 "시민들 눈에 보이는 조직의 변화가 바로 표출되지 않더라도 내부적으로 노력하는 직원들이 상당히 많다. 죄송한 말씀이지만 좀 시간을 주시고 기다려 주시면 감사하겠다. 시민들께 신뢰받는 경찰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장성수 경사의 헌혈 누적횟수 277회로 다른 경찰청 소속 헌혈왕의 헌혈횟수인 237회보다 40회 많다. 그는 2주마다 한 번씩 헌혈을 하려고 노력하고있다. /사진제공= 장성수 경사
장성수 경사의 헌혈 누적횟수 277회로 다른 경찰청 소속 헌혈왕의 헌혈횟수인 237회보다 40회 많다. 그는 2주마다 한 번씩 헌혈을 하려고 노력하고있다. /사진제공= 장성수 경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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