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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이 몰랐던 삼국지 이야기 '이궁의 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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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2.02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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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배의 이슈 인사이트]

(난징 AFP=뉴스1) 김성식 기자 = 과거 삼국지 오나라의 수도 건업이었던 중국 장쑤성 난징에 계묘년(2023)을 맞아 밤에 불이 들어오는 대형 토끼상이 설치됐다. 2022.12.25.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난징 AFP=뉴스1) 김성식 기자 = 과거 삼국지 오나라의 수도 건업이었던 중국 장쑤성 난징에 계묘년(2023)을 맞아 밤에 불이 들어오는 대형 토끼상이 설치됐다. 2022.12.25. ⓒ AFP=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1. 소설 '삼국지연의'를 쓴 나관중이 만약 명예훼손 소송을 당한다면 원고는 아마 손권이 아닐까. 작품에서 오나라가 상대적으로 억울한 대우를 받았다는 점에서다. 문학적 재미를 위해 유비와 조조의 대결 구도에 힘을 실은 결과다.

조조의 위나라야 중원을 차지하고 한나라 천자까지 끼고 있던 초강대국이었으니 이야기의 중심이 된 건 당연한 노릇. 촉나라의 유비가 소설의 주인공으로 선택된 건 삼국지연의가 쓰여진 당시의 시대적 상황과 무관치 않다.

14세기 중반은 중국에서 몽골의 원나라가 몰락하고 한족의 명나라가 부상하던 때다. 100년 가량 몽골족의 지배를 받던 한족의 자존감 회복을 위한 '국뽕' 아니 '민족뽕' 콘텐츠가 당대 중국 문학계의 트렌드였다. 희대의 베스트셀러 작가 나관중이 '한족 국가' 한나라 황실의 후손을 자처한 유비를 소설의 주인공으로 낙점한 건 이런 시류에 편승하기 위해서였다.

이 때문에 오나라는 소설 속에서 수많은 무공을 유비 쪽에 빼앗기고 말았다. 삼국지연의에서 유비 휘하의 관우가 벤 것으로 나오는 동탁의 맹장 화웅은 사실 손권의 부친인 손견의 손에 목숨을 잃었다. 소설에서 재갈량의 작품처럼 그려지는 적벽대전 승리도 사실상 오나라 홀로 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적지 않은 삼국지 마니아들이 오나라 팬, 이른바 '오빠'를 자처하는 건 이처럼 부당한 푸대접을 받은 손권 일가에 대한 동정심과 상대적으로 덜 알려진 데 따른 신비주의 등이 겹친 결과다. 그러나 오나라 애호가들조차 차마 두둔을 못해주는 사건이 있다. 삼국지연의에 나오지 않아 삼국지 팬들도 잘 모르는, 오나라를 파멸의 길로 몰고간 최악의 권력 투쟁. 바로 '이궁의 변'(二宮之變)이다.

#2. 229년 스스로 황제에 오른 손권에겐 총명한 장남 손등이 있었다. 그러나 손등이 이른 나이에 병사하자 할 수 없이 3남 손화를 태자로 삼았다. 그런데 문제는 예법을 어기고 4남 손패도 같은 궁에서 지내도록 했다는 것이다. 그러자 손권이 아끼는 4남으로 후계자가 바뀔 수도 있다는 데 베팅한 일부 참모들이 손패 쪽에 붙으면서 오나라 조정은 '태자 손화파'와 '노왕(魯王) 손패파'로 갈라지게 된다.

처음엔 태자파가 우세했다. 당시 국무총리 격이었던 승상 육손과 제갈량의 조카 제갈각 등 중신들 대다수가 태자파였다. 반면 노왕파는 전종과 보즐 외엔 이렇다 할 거물이 없었다. 그러나 노왕파가 태자파의 좌장인 육손을 모함하면서 판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노왕파의 꼬임에 넘어간 손권은 형주 방어를 위해 전방에 나가있는 육손에게 수차례 사자를 보내 문책했다. '전쟁 영웅' 육손은 결국 화병으로 세상을 떠났고, 태자파의 핵심 인사들은 줄줄이 좌천 또는 유배됐다.

이후에도 두 계파의 피 튀기는 암투가 이어지자 보다 못한 손권은 250년 양쪽을 모두 숙청한다. 태자 손화를 폐위시키고 막내 손량을 태자로 세우면서 이에 반대한 이들은 처형하거나 추방했다. 노왕 손패와 그 추종세력들의 목숨도 빼앗았다.

'이궁의 변'으로 불리는 이 참극을 거치면서 오나라의 국정은 붕괴됐다. 자중지란 속에 국가를 떠받치던 핵심 인재풀을 잃은 오나라는 결국 몰락의 길로 들어선다.

#3. 미국의 정치학자 데이비드 이스턴에 따르면 정치는 '가치의 권위적 배분'이다. 그 배분의 대상은 때론 예산이나 공직이고, 때론 공천이다. 이 배분 권한을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선거이고 경선이고 전당대회다.

권력이란 자원은 한정돼 있으니 이를 둘러싼 경쟁은 필연적이다. 그 과정 자체가 정치다. 경쟁이 과열된다고 해도 비난할 순 없다. 그들에겐 인생이 걸린 투쟁이니까.

그러나 권력을 향한 투쟁에도 금도가 있다. 국가원수의 발언을 외교적 문제로 비화시키는 데 앞장서는 게 과연 국익에 도움이 될까. 당권 경쟁도 흑색선전 대신 정책 대결로 가는 게 향후 선거에 더 보탬이 되지 않을까. 공멸이 아닌 번영으로 가는 정치를 기대한다.

당신이 몰랐던 삼국지 이야기 '이궁의 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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