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간 서비스수지 누적적자 300조원…경총 "규제 완화해야"

머니투데이

정한결 기자

/사진제공=경총.

지난 20년간 한국의 서비스수지 누적 적자규모가 300조원을 넘기면서 경상수지 흑자를 확대를 제한하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29일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에 따르면 지난 20여년간(2000~2021년) 한국 서비스수지 누적 적자규모가 2529억달러(약 312조원)를 기록했다. 경제규모를 고려한 서비스수지 규모를 비교하기 위해 각국의 누적 GDP 대비 누적 서비스수지 비중을 분석한 결과, 한국은 마이너스(-)0.71%로 주요 7개국(G7) 중 캐나다(-0.85%)와 독일(-1.01%)을 제외한 5개국(영국·프랑스·미국·이탈리아·일본)보다 낮게 나타났다.

서비스 수출입 규모 역시 한국이 G7 국가보다 대체로 낮았다. 2021년 기준 총수출 대비 서비스수출 비중은 한국(15.7%)이 이탈리아(15%)를 제외한 6개국보다 낮았고, 총수입 대비 서비스수입 비중(17.8%)도 미국(16.2%)을 제외한 6개국보다 낮았다.

서비스 부문별로 보면 여행(-1863억달러), 기타사업서비스(-1753억달러) 부문에서 적자가 컸다. 건설(1695억달러)과 운송(835억달러) 부문에서 흑자를 봤는데, 건설 부문은 G7 국가와 비교해도 흑자폭이 가장 컸다.

여행수지와 기타사업서비스, 지식재산권사용료 3개 부문은 주로 미국·유럽연합(EU)·일본과의 서비스 교역에서 누적적자를 보였다. 가공서비스는 주로 중국과의 서비스 교역에서 누적적자를 기록했다. 운송 서비스는 중국에서 흑자를 나타냈다.

같은 기간 상품수지가 1조2377억달러 흑자를 기록하면서,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 확대를 제약하는 주원인으로 작용했다고 경총은 설명했다. 경총은 "서비스수지의 누적적자는 경쟁국에 비해 서비스시장 규제가 과도하고 제조업에 비해 노동생산성이 현저히 낮으며, 서비스 환경이나 인프라도 부족해 서비스 투자 유치나 경쟁력 확보가 어렵기 때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실제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서비스부문 무역제한지수(STRI)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은 0.195를 기록하며 일본(0.128), 영국(0.145), 독일(0.157), 미국(0.183), 프랑스(0.189)보다 제한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업 대비 서비스 노동생산성 비율도 한국은 49.8%로, G7 평균인 82.2%에 못 미쳤다.

세계경제포럼(WEF: 다보스포럼)이 평가하는 관광산업발전지수도 한국은 15위를 기록하며 일본(1위), 미국(2위), 프랑스(4위), 독일(5위), 영국(8위), 이탈리아(10위), 캐나다(13위) 등 모든 G7국가보다 낮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한국은 상품시장에 비해 서비스시장의 글로벌 경쟁력이 낮아 매년 큰 규모의 서비스수지 적자가 이어지고 있어 경상수지 흑자 확대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왔다"며 "서비스시장 규제 완화, 서비스 기술력 향상과 투자 활성화 지원 등 서비스 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책과 법·제도 정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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