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법정의 시간"...檢 다녀온 이재명, '2020 어게인' 노린다

28일 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소환조사를 마치고 차량에 탑승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

28일 검찰 소환조사를 다녀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곧장 민생 행보에 박차를 가한다. '난방비 폭탄' 논란에 대한 정부 비판을 이어가는 동시에 2월 임시국회에서 7조2000억원 규모의 '에너지·물가 지원금'을 포함한 추경(추가경정예산) 카드로 정부·여당을 압박한다는 계획이다.


야권 일각에선 이 대표가 사법리스크를 벗고 대권주자로 부상했던 2020년에 주목한다. 이 대표는 당시 검찰 수사 국면에서도 '경기도 재난 기본소득' 등 민생 이슈를 통해 국민들의 시선을 사로잡은 바 있다.

정치권에 따르면 이 대표는 29일 비공개 당 최고위원회의 등을 계기로 난방비 문제를 포함한 민생 대책 행보에 본격 나선다.

지난 10일 성남FC 후원금 의혹으로 경기 성남 수원지검 성남지청에 출석한 이 대표는 전날에도 위례·대장동 개발사업 특혜의혹과 관련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12시간여 조사를 받았다.

이 같은 사법 리스트를 '난방비 폭탄' 등에 대한 민생 대책 행보로 돌파하겠다는 전략이다. 이 대표가 전날 여러차례 "주어진 소명에 더욱 충실하겠다"고 밝힌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이 대표는 전날 오전 검찰 출석 전 입장 발표에서 "주어진 소명을 피하지 않겠다"고 했고 조사 후에도 "제게 주어진 소명에 더욱 충실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2월 임시국회 전 자신의 정책 브랜드인 지원금과 추경 이슈를 띄우며 정부·여당과 각을 세울 계획이다. 이 대표는 검찰 출석 이틀전인 이달 26일 취약계층은 물론 중산층·서민들을 위한 난방비 대책으로 7조2000억원 규모의 에너지·물가 지원금 지급하자고 제안했다.

구체적으로 △소득 하위 30%의 경우 1인당 25만원, 4인 기준 100만원 △30~60%의 경우 1인당 15만원, 4인 기준 60만원 △60~80%의 경우 1인당 10만원, 4인 기준 40만원 등이다. 이 대표가 경기도지사 시절 추진했던 경기도 재난 기본소득의 난방비 버전이다.

이재명 대표가 2020년 7월16일 오후 경기도 수원시 팔달구 경기도청에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 사진제공=뉴스1

당내 일각에선 이 대표가 재판 국면에서도 민생 이슈를 주도하며 정치적으로 성장한 2020년을 주목한다. 이 대표는 2018년 경기도지사 선거 기간 TV토론회에서 친형을 병원에 입원시키려고 했느냐는 취지의 질문에 "그런 일 없다"고 답해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기소됐다.

이후 이 대표는 2020년 2월 4만2000여명 신도 명단을 확보했던 '신천지교회 과천본부 강제조사', 같은해 4월 소멸성 지역화폐 형태의 '경기도 재난 기본소득' 지급 등으로 지지층의 기대감을 높였다.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같은해 7월 이 지사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2심을 파기하고 사건을 수원고법으로 돌려보내면서 이 대표는 유력 대권주자로 급부상했다.

이 대표 측 관계자는 "이제 이 대표를 둘러싼 논란은 법정에서 진실을 가려야 하는 '법정의 시간'으로 넘어간다고 본다"며 "(이 대표 행보는) 정부가 방기하는 민생을 챙기는 데 주어진 역할을 다 하고 민생을 끝까지 챙긴다는 의지를 나타내는 것"이라고 밝혔다.

28일 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검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소환조사를 마치고 기자질문에 답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