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감직 상실 위기' 조희연 "결과 바로 잡을 것"..항소장 제출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지난 25일 오전 서울 양천구 강서양천교육지원청에서 열린 신년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해직교사를 부당하게 특별채용했다는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이 30일 항소했다. 조 교육감은 "교육감 재량 권 범위 내에서 적법 절차를 준수했음을 적극 소명해 2심에서 결과를 바로 잡겠다"고 밝히며 1심 결과와 관계 없이 교육감직 수행의지를 재확인했다.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조 교육감은 이날 변호인을 통해 서울지방법원 형사합의 25-2부(박정제·박사랑·박정길 부장판사)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이어 오전 간부회의에서 "2018년 해직교사 특별채용은 사적청탁이 아닌 공적민원으로 거리로 내몰린 해직교사를 제도권 안으로 품는 게 사회적 화합과 통합을 위한 적극행정이라 판단했다"며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 특히 법원의 판단과 달리 특채과정이 엄격한 법률 자문을 거쳐 공개경쟁 전형의 정신에 충실하게 진행됐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평소 해오던 것처럼 각자의 자리에서 중심을 잡고 서울교육 정책이 한 치의 흔들림 없이 추진될 수 있도록 맡은 소임을 다해달라"면서 "서울 학생들의 미래를 위해 꺾이지 않는 마음으로 힘을 내달라"고 당부했다.

이번 판결로 일선 교육현장에서 동요가 생길 수 있다는 점에서 조 교육감이 내부 분위기부터 다잡았단 해석이 나온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설령 1심에서 무죄 판결이 나왔더라도 이 사건은 대법원 최종심까지 가야하는 상당한 시간을 요하는 사안이었다"며 "조 교육감 당부대로 서울교육정책 기조와 제반 정책 추진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27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와 국가공무원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조 교육감에게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조 교육감은 2018년 교육감 선거를 치른 후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출신을 포함해 5명의 해직 교사를 특채 대상으로 내정하고 내부 반대에도 이를 강행한 혐의를 받는다.


교육감은 교육자치법과 공직선거법에 따라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될 경우 직을 잃게 된다. 만약 대법원 판결이 임기 내 이뤄지고, 1심 판결이 그대로 유지될 경우 중도퇴진이 불가피하다.

교육계 안팎에선 이번 판결로 조 교육감이 10여년 간 운영해온 서울시 교육행정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여당이 시의회 다수를 차지한 이후 조 교육감이 중점 추진해온 디벗(디지털기반 학생맞춤형 교수학습지원), 전자칠판, 농촌유학 등의 사업이 모두 좌초될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사법 리스크 악재로 조 교육감의 목소리가 힘을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조 교육감은 "지난 교육감 1기때 선거법 재판으로 고통받았는데 이번 3기도 재판을 하며 직무를 수행해야 하는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며 "재판이란 혹을 달고 있지만 아이들 교육에 흐트러짐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