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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窓]대학과 도시는 공동 운명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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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1.31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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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
배상훈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
어느 지방 대학교수에게 들은 얘기다. 지난해 치른 지방선거로 시장이 바뀌었는데 전 시장과 현 시장의 대학을 대하는 태도가 너무 다르다는 것이다. 앞 시장은 대학 행사마다 틈을 내서 참석했고 "대학이 살아야 우리 시가 발전한다"고 말했다고 한다. "대학은 지역 청년이 꿈을 키우고 성장하는 허브고, 주민도 배우고 쉴 수 있는 공간이니 시가 나서서 돕는 것은 당연하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그는 시청에 교육협력 부서를 만들고 장학금 지원부터 주민을 위한 평생학습 프로그램까지 많은 사업을 했다. 대학과 도시는 공동운명체라 여기고 대학을 지역발전 파트너로 여겼음직하다.

새로 선출된 시장은 달랐다고 한다. 새 시장은 시민이 낸 세금을 사립대학에 지원해도 되느냐고 물었다고 한다. 평소 지역발전에는 관심 없이 강의실만 오가는 교수와 상아탑에 갇혀 우쭐대는 대학이 못마땅했을지 모른다. 당연히 대학과 지역사회를 이어준 많은 사업이 중단됐다. 학문의 전당을 고수한다는 이유로 캠퍼스 밖 활동을 탐탁지 않게 여기던 교수들의 목소리마저 커지면서 캠퍼스 문은 더 닫혔다고 한다. 대학과 도시가 서로 외면한 채 '각자도생'(各自圖生)의 길로 나선 것이다.

지난 1월 교육부는 업무보고를 통해 대학에 대한 지원권한을 지방자치단체로 많이 넘기겠다고 밝혔다. 대학과 협력할 의지와 역량이 있는 지자체를 선정해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시범지역에는 각종 규제를 풀고 대학 재정지원에서 지자체의 역할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계획은 교육부가 대학 위에 군림하는 규제부처라는 오명을 불식하려는 자구책으로 이해할 수도 있다. 그 배경이 어쨌든 교육부가 대학 관련 권한을 지자체로 넘기는 것은 혁신적인 조치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대학과 도시는 함께 번영했다. 대학은 지역발전에 필요한 지식과 기술을 창출하고 지도자와 인재를 길러내는 역할을 했다. 지식인, 예술가, 혁신가를 끌어들이는 강력한 자석이었고 최신 기술과 기업가정신을 앞세운 첨단 벤처가 태어나는 인큐베이터였다. 무엇보다 대학은 청년이 미래를 향해 꿈을 키우고 도전하는 베이스캠프 역할을 한다. 세계 최대인 '코쿰스조선소'가 무너지면서 쇠락해가던 스웨덴 말뫼시(Malmo City)가 활력 넘치는 IT, 미디어도시로 재탄생한 배경에는 창의적 인재를 길러낸 말뫼대학이 있다. 일자리가 줄고 사람이 떠나던 곳이 젊은 인재가 넘치는 기적의 도시가 됐다. 벤처의 고장 실리콘밸리는 스탠퍼드대학이 길러낸 혁신인재와 아이디어가 결합해서 낳은 산물임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캐나다 토론토가 인공지능 도시로 발전한 데는 세계에서 가장 우수한 교수와 연구원을 보유한 토론토대학의 힘이 컸다. 우리나라는 어떤가. 수도권에서 멀리 있어도 포항시가 지금의 번영을 누리는 것은 세계적 수준의 공과대학인 포스텍(포항공대)과 포항제철이 버티기 때문이다.

60대가 청년회장을 하고 아이 울음소리가 멈춘 지역이 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로 50개 넘는 지방대학이 문을 닫아야 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는 지역을 넘어 국가적 위기다. 이런 상황에서 도시와 대학의 전략적인 연대와 협력은 필수다. 지자체는 행정력과 예산을 가졌다. 대학은 지식과 열정을 지닌 두뇌집단이다. 두 집단의 창조적 협업과 분업이 필요하다. 정부의 재정지원은 대학과 도시의 협력을 끌어내는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두 집단이 지역 공동체의 미래를 함께 책임진다는 소명의식과 강력한 협력의지를 갖는 것이다. 지자체장의 안목과 리더십이 필요하고 대학도 문을 열고 지역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야 한다. 여기에 지역기업과 혁신적 활동가까지 동참하면 더 효과적인 지역과 대학 살리기 프로젝트가 가동될 것이다. 미래 세대에게 어떤 사회를 남길 것인가.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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