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발 '전기차 가격전쟁' 불붙었나…포드 "마하-E 할인!"

미국 2대 전기차 판매사 포드가 주력 전기차에 대해 가격을 최대 9% 인하하기로 했다. 업계 선두주자 테슬라의 가격 인하에 뒤따른 조치로 전기차 가격 인하 경쟁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포드 전기차 머스탱 마하-E /AFPBBNews=뉴스1

3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포드는 이날 전기차 SUV 모델인 머스탱 마하-E 가격을 최대 5900달러(약 726만원) 내린다고 발표했다. 모델에 따라 가격 인하폭은 최대 8.8%가 된다.


머스탱 마하-E는 포드의 주력 전기차로 지난해 미국에서 판매된 포드 전기차 중 60%를 차지한다. 이번 가격 인하로 머스탱 마하-E는 4만6000~6만9000달러에서 4만5000~6만3000달러로 낮아지게 됐다.

포드의 이번 결정은 최근 테슬라의 가격 인하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테슬라는 이달 앞서 미국, 중국, 유럽, 한국 등지에서 큰 폭의 가격 인하를 단행했다. 머스탱 마하-E의 경쟁제품으로 꼽히는 테슬라 모델Y는 미국에서 종전 6만6000달러에서 5만3000달러로 20%나 낮아졌다.

포드 측은 이날 미디어 브리핑에서 "우리는 누구에게도 자리를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며 "차량 인도 시간을 줄이기 위해 더 많은 전기차를 생산하고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공하고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고객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포드는 머스탱 마하-E의 연간 생산량을 종전 7만8000대에서 13만대까지 두 배 가까이 늘리겠다는 방침이다.


이는 시장 점유율을 키우기 위해 단기적인 마진 악화를 감수하겠다는 선언으로 풀이된다. 전기차 선두주자인 테슬라의 가격 인하로 많은 완성차 회사들은 가격를 낮춰야 한다는 압박을 받고 있다. CFRA리서치의 개럿 넬슨 애널리스트는 "테슬라의 가격 인하는 경쟁 전기차 모델 전망에 직격탄을 날렸다"며 "머스탱 마하-E는 테슬라 모델Y의 맞상대"라고 짚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AFPBBNews=뉴스1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에 따른 보조금 지급(세단 5만5000달러, SUV·픽업트럭 8만달러 이하 대상)과 함께 미국에서 전기차가 본격적인 보급기에 진입하는 가운데 완성차 업체들의 가격 인하 경쟁이 치열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모건스탠리는 지난주 "테슬라의 가격 인하는 전기차의 디플레이션을 예고한다"고 지적했다.

웨드부시증권의 댄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포드의 가격 인하를 두고 "테슬라가 몇 주 전 불붙인 가격 전쟁이 시작된 것"이라며 "포드는 마진을 희생하고 더 많이 팔기로 했다. 현재의 전기차 군비경쟁 상황에서 포드는 단기적으로 마진을 신경쓰기보단 공격적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포드뿐 아니라 다른 전기차 제조사들의 가격 인하가 잇따를 것으로 봤다. 아이브스 애널리스트는 "전기차 시장이 수요 측면에서 폭발적으로 증가할 가능성이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자동차 제조사들은 가격 때문에 고객을 잃고 싶어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전기차 회사들의 가격 인하가 계속되면 이는 체력 승부가 될 것이라며, 판매량을 확보하지 못하는 회사들의 수익성은 급격히 악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주 테슬라 실적발표에 따르면 테슬라의 지난해 4분기 마진율은 25.9%다. 반면 포드나 제너럴모터스(GM) 등은 아직 전기차 사업에서 이익을 내는 생산 규모에 도달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 경제매체 배런스는 전기차 수익성에는 규모와 가격 책정, 원가 등이 모두 영향을 미치지만 규모만 보자면 테슬라의 경우 연간 40만대를 생산하면서 꾸준히 수익을 창출하기 시작했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