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68억원 CB 올 7월 조기상환 비상…제테마, 주가 70% 안오르면

필러 회사 제테마 (14,440원 ▼70 -0.48%)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반년 안에 시장가치를 70% 정도 끌어올려야 한다. 발행잔액 568억원 규모의 8회차 CB(전환사채)의 조기상환청구권(풋옵션) 행사 가능 시기가 오는 7월 도래하기 때문이다. 8회차 CB의 전환가액과 현재주가 간 약 70% 차이가 난다.


제테마는 8회차 CB 사채권자와 협의를 이어가는 가운데 실적 성장을 위한 연구개발과 해외 시장 진출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단 계획이다. 최근 실적 성장이 이어지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다. 다만 전 세계적인 주식시장 불확실성 등을 고려하면 마냥 낙관적인 상황은 아니란 분석이다.

3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제테마가 2021년 7월 발행한 700억원 규모 8회차 CB의 사채권자는 오는 7월 7일부터 조기상환을 청구할 수 있다.

제테마 8회차 CB의 한 주당 전환가액은 2만6577원이다. 이미 시장가치 하락으로 조정 가능한 최저 가격으로 조정됐다. 추가적인 전환가액 하향 조정이 불가능하단 뜻이다. 현재 제테마 주가보다 약 70% 높은 가격이다.

사채권자는 제테마의 주가가 전환가액 수준으로 오르지 않을 경우 주식으로 전환하기보다 현금 상환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8회차 CB의 만기 및 표면 이자율은 0%다. 최근 고금리 환경을 고려하면 사채권자가 조기상환 청구가 가능한 기간에 CB를 현금으로 상환하지 않고 들고 있을 유인이 상대적으로 적다.


앞서 지난해 12월 제테마가 8회차 CB 중 일부(132억원 규모)를 만기 전 취득해 현재 발행잔액은 568억원이다. 제테마의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유동성자산은 약 513억원, 이중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약 358억원이다. 제테마의 자기자본은 약 675억원, 부채비율은 약 204%다. 8회차 CB 발행잔액 568억원은 부담스러운 금액일 수밖에 없다.

제테마는 미간주름 등을 적응증으로 하는 톡신 의약품 개발과 중국, 미국 등 해외 시장 진출을 통해 실적 성장을 지속하겠단 전략이다.

특히 제테마가 집중적으로 연구하고 있는 보툴리눔 톡신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르면 연내 국내 출시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말 국내 임상 3상 투여를 마쳤다. 올해 상반기 3상을 완료하고 연내 품목허가를 신청할 계획이다.

해외 공략 준비도 한창이다. 중국에선 보툴리눔 톡신의 임상 1/2상 시험계획(IND)을 승인 받았다. 올해 본격적인 임상 시험에 진입하며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수령할 수 있다. 미국 시장 진출을 위한 논의도 지속하고 있다.

이달 이동건 신한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제테마에 대해 "올해 제테마의 핵심인 톡신 허가 모멘텀이 본격화될 것"이라며 "국내 출시 시점은 2023년 말~2024년 초, 중국은 이르면 2025년 상반기 출시까지 이뤄질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신한투자증권은 제테마의 지난해 실적으로 매출액 458억원, 영업이익 41억원을 예상했다. 전년 대비 각각 37.8%, 81.6% 증가한 수치다. 올해 매출액은 559억원, 영업이익은 62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22.1%, 50.7% 늘 것으로 추정했다.

제테마 관계자는 "제테마는 매년 실적이 성장하고 있고, 특히 이르면 올해 톡신 국내 허가 등 모멘텀을 기대할 만하다"며 "중국과 미국 등 해외 시장에서도 의미 있는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8회차 CB에 대해선 사채권자와 긴밀한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며 "향후 주가 흐름에 따라 추가적인 자금 조달 등 여러 가능성에 대해 검토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