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태양광 웨이퍼 수출 보복?…韓 태양광 "문제없다"

태양광

중국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반도체 수출 규제 등에 맞서 태양광 웨이퍼 생산 기술의 수출규제를 검토한다. 태양광 웨이퍼는 중국의 영향력이 압도적으로 높기 때문에 일각에선 수출규제가 시행되면 전 세계 태양광 산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국내 태양광업계는 크게 우려할 필요가 없다는 반응이다.

31일 외신과 태양광업계에 따르면 중국 상무부와 과학기술부는 최근 태양광 웨이퍼 생산에 필요한 핵심 제조 기술의 수출 규제에 대한 의견을 수렴했다. 웨이퍼는 태양광 셀을 만들기 전 단계로, 중국은 전 세계 태양광 웨이퍼 생산량 97%를 차지한다.


중국 정부의 이 같은 움직임은 경쟁국의 태양광 공급망 구축에 제동을 걸고, 태양광 산업에서 우위를 유지하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신재생에너지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미국, 인도 등 세계 각 국은 자국 내 태양광 공급망을 구축하려고 하고 있다.

태양광업계에선 태양광 웨이퍼 생산 기술의 수출 규제는 태양광 웨이퍼 제조장비의 수출을 금지하는 것과 같다고 본다. 중국 기업들은 지난 10년 동안 초박형 웨이퍼를 생산하기 위한 최첨단 장비를 개발해 왔다. 이 장비를 이용하면 크고 얇은 웨이퍼를 대량생산할 수 있어 태양광 패널 생산원가를 낮추는데 큰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태양광업계 대부분은 태양광 웨이퍼 완성품의 수출을 금지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해당 규제가 현실화되더라도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본다.


최근 미국에서 웨이퍼 공장을 신축하기로 한 한화큐셀도 크게 우려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한화큐셀은 내년까지 미국 조지아주에 총 3조2000억원을 투자, 잉곳·웨이퍼·셀·모듈 등의 현지 생산을 위한 태양광 통합 생산 단지 '솔라 허브'를 구축한다고 발표했다.

한화큐셀은 중국에서 웨이퍼 제조장비를 들여오지 않더라도 장비를 만들 수 있는 기업을 물색할 수 있다고 본다. 중국 외에도 다양한 기계장비 업체를 파트너로 확보했고, 한화그룹 내부에서도 한화모멘텀 등 기계설비를 만들 수 있는 역량이 있다는 것이다.

한화큐셀 관계자는 "미국 잉곳·웨이퍼 공장 구축에 들어가는 장비는 국내를 포함해 다양한 지역에서 소싱을 검토하고 있으며 향후 변화하는 상황에 맞춰 대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중국산 첨단 장비가 아니라 구식 장비를 사용할 경우 태양광 웨이퍼의 가격 경쟁력이 약화될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태양광업계에선 이 역시 중국산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각 국의 보조금 제도를 활용하면 충분히 상쇄될 수 있다고 본다.

중국 태양광 웨이퍼 제조장비업체들의 반발도 무시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한 태양광업계 관계자는 "대부분의 웨이퍼 제조장비 업체들은 중국에 있는데 수출을 막으면 반발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중국 정부가 실행에 옮길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