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현송 BIS 국장 "강달러 국면 오히려 수출 감소로 이어져"

신현송 BIS 경제보좌관 겸 조사국장이 1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제1회 BOK-KCCI 세미나 경제 패러다임의 변화와 한국경제의 대응방안’에 참석해 기조 강연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최근 달러화 강세 국면에서 기업의 자금 조달 여건이 악화돼 수출이 감소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원화 가치가 하락해 원/달러 환율이 오를 때 수출이 늘어난다는 기존의 수출 이론과는 반대 현상이 나나타고 있다는 주장이다.

신현송 국제결제은행(BIS) 경제보좌관 겸 조사국장은 1일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한국은행-대한상공회의소 공동세미나'에서 "달러화 가치 하락이 수출 개선으로 이어질지는 아직 불확실해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신 국장은 달러강세가 수출 증가로 직결되지 않는 현상에 대해 "실물부문의 세계화와 글로벌 공급망의 심화로 인해 기업의 운전자본(Working Capital) 조달 규모가 크게 확대되면서 금융여건이 공급망 고도화를 결정하는 주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글로벌 교역의 상당 부분이 달러를 통해 결제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하면, 글로벌 공급망 심화는 기업들의 달러자금 수요를 확대시키고 이는 달러화 가치 변동이 기업의 대차대조표를 통해 생산활동에 영향을 미치는 '금융경로'로 이어진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달러화 강세는 기업들의 달러자금 조달 여건을 악화시켜 생산활동을 위축시키고 거시적으로 수출을 감소시키게 된다는 것이다.
신 국장은 "실증적으로도 달러화 강세는 순수출 개선(먼델-플레밍 효과)보다는 금융경로가 우세하게 작동하여 수출감소로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금융자산이 증가, 즉 은행에서 자본을 늘릴 때는기업 운전자본도 더 낮은 비용으로 운영할 수 있다. 반면 지난해 가을처럼 강(强)달러 현상으로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로 치솟았던 시기에는 달러 금융 여건이 여의치 않아 운전자본 운영 비용이 더 많이 오르게 된다는 설명이다.

신 국장은 "수출에 대한 전망은 결국 달러의 향방이 어디로 가느냐가 가장 큰 관심사가 될 것"이라며 "지난해 미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긴축적 통화정책의 결과 달러화 가치는 빠르게 상승했으나 10월 이후부터는 하락으로 전환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달러화 가치 하락이 수출개선으로 이어질지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므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