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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꾀병 아냐?" 의심받지만 몸 갉아먹는 공포의 병… 다섯 중 한 명은 더 나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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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심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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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2.01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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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푹 쉬거나 잠을 보충하며 주중에 쌓인 피로를 풀려는 사람이 적잖다. 의학에선 피로에 대해 '지치고 탈진되며 에너지가 고갈된 느낌'으로 정의한다. 피로 해소의 기본은 '충분한 휴식'과 '숙면'이다. 그런데 아무리 오래 쉬고 잠을 자도 피로가 사라지지 않는 상태가 6개월 이상 이어지면 '만성피로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다. 이 증후군은 당사자에겐 몸과 마음을 잠식하는 무형(無形)의 공포이지만 주변에선 '꾀병' 또는 '정신이 나약한 상태'로 오인하는 경우도 많아 억울해하는 환자도 많다. 만성피로증후군에 진단된 후 대처 여부에 따라 진단 1~2년 후 셋 중 한 명은 회복하지만 5명 중 1명은 오히려 악화한다는 보고가 있다. 잘 대처해야 하는 이유다.

"꾀병 아냐?" 의심받지만 몸 갉아먹는 공포의 병… 다섯 중 한 명은 더 나빠진다


원인 질환 없이 증상 6개월 넘을 때 진단


만성피로증후군은 특별한 원인 질환 없이 임상적으로 설명되지 않는 피로가 6개월 이상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나타나 일상생활에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상태일 때 진단한다. 단순 피로는 휴식으로 회복된다. 반면에 만성 피로 증후군은 휴식으로도 회복되지 않는다. 만성 피로를 호소하는 환자의 2~5%가 만성 피로 증후군에 해당한다.

만성피로증후군의 증상은 피로만 있는 게 아니다. 이들 환자는 몸과 마음이 전반적으로 힘들고, 몸이 축 늘어지고 항상 무겁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기(氣)가 빠져나가는 느낌이 들기도 하며, 정신이 맑지 않다. 간단한 일도 하기 힘들어서 하기 전부터 겁이 나고 집중력과 기억력이 떨어진다. 배·가슴이 아프거나, 입맛이 떨어지기도 한다. 식은땀, 어지럼증, 기침, 설사, 입 마름, 호흡곤란, 체중 감소, 따끔거림, 우울, 불안 등 정신 신체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병원에 찾아가도 특별한 원인을 찾을 수 없다는 얘기를 많이 듣는 탓에 주위 사람들부터 병으로 인정받기도 쉽지 않아 환자의 마음고생은 더 가중된다.

그렇다면 이 증후군의 원인은 뭘까. 한양대병원 가정의학과 박훈기 교수는 "지난 10여 년 동안 만성피로증후군의 원인을 밝히려는 연구가 많이 진행됐지만, 아직 명확한 원인은 찾지 못했다"며 "다만 과도한 업무 스트레스와 우울증이 이들 환자에게 가장 흔하게 나타난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바이러스 감염, 면역학적 이상, 신경 호르몬계 이상, 중추신경계 이상, 정신적 요인 등이 만성피로증후군의 원인으로 지목된다.

만성피로증후군으로 진단하는 데는 1994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에서 정한 기준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된다. 우선 만성 피로와 관련된 '핵심 증상'이 있어야 한다. 핵심 증상으로는 ▶임상적으로 평가되거나 설명되지 않는 새로운 피로가 6개월 이상 지속적 또는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현재의 힘든 일 때문에 생긴 피로가 아니면서 ▶휴식을 취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거나 ▶직업, 교육, 사회, 개인적 활동이 만성 피로가 나타나기 전보다 줄어든 경우다.

이 같은 핵심 증상에 다음 증상 중 4가지 이상이 동시에 6개월 이상 지속하면 만성 피로 증후군에 진단된다. 해당 증상으로는 ▶기억력 또는 집중력 장애 ▶인후통 ▶경부(목) 또는 액와부(겨드랑이) 림프샘이 눌려서 아픔(압통) ▶근육통 ▶다발성 관절통 ▶새로운 두통 ▶잠을 자도 상쾌하지 않음 ▶운동이나 힘든 일을 한 후 느껴지는 심한 권태감이다. 만약 이 같은 증상이 특정 질환 때문에 생긴 것이라면 만성피로증후군이 아니다.



스트레칭보다 걷거나 자전거 타기가 효과적


만성피로증후군이 의심돼 병원을 찾으면 의사는 환자에게 여러 증상을 물어보고 신체를 진찰하며 가능성이 높은 원인 질환을 간추린다. 피검사와 소변 검사, 호르몬 검사 등 비교적 간단한 검사를 추가할 수도 있다. 검사 결과, 만약 숨은 원인 질환이 있는 것으로 밝혀지면 만성피로증후군을 진단되지 않는다. 갑상샘 기능 저하증, 당뇨병, 뇌하수체 기능 부전, 만성 신부전, 간 기능 저하, 결핵, 악성 종양, 심한 빈혈은 숨은 원인 질환의 예다. 이들 질환이 없고 만성피로증후군의 여러 진단 기준에는 딱 들어맞지 않지만, 만성적인 피로를 동반할 땐 원인을 잘 모르는 만성 피로인 '특발성 만성 피로'로 구분된다. 특발성 만성 피로는 현재 증상이 만성피로증후군의 기준에는 들어맞지 않지만, 이 증후군이 될 가능성은 있는 상태다.

만성피로증후군은 엄연히 질환인 만큼 치료해야 한다. 다만 원인 가설이 다양한 만큼 원인 가설에 따른 치료,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 증상에 대처하는 방법 교육, 재활 치료 등으로 다양하게 시도한다. 만성피로증후군의 증상 완화에 도움된다고 알려진 여러 가지 방법을 조합해 환자에게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을 선택하는 게 치료의 기본 원칙이다.

인지 행동요법로증후군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진 방법으로는 항우울제 치료, 인지 행동요법, 유산소 운동법이 대표적이다. 박 교수는 "만성피로증후군 환자의 대부분에서 우울증이 동반되고, 이들 환자의 주된 통증이나 수면장애 증상이 항우울제 사용 후 호전되는 경우가 많아 만성피로증후군 치료에 항우울제를 널리 사용한다"고 설명했다. 인지 행동요법은 일반적으로 활동을 점차 늘려가는 방법, 질병에 대한 환자의 생각이나 신념을 다루는 방법을 병용한다. 질병에 대한 환자의 생각을 바꿔 휴식·수면·활동 등 행동의 변화를 유도하며, 활동을 점차 늘리고 휴식 시간을 줄이도록 유도한다.

유산소 운동량을 점차 늘려나가는 운동요법은 만성피로증후군의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박 교수는 "과거엔 이들 환자가 운동하면 증상이 악화한다고 여겨 운동을 권장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다수 연구 결과 운동요법이 피로 정도와 신체 기능을 호전하고 전반적인 건강 상태도 끌어올리는 것으로 나타나 이젠 치료법으로 권장된다"고 언급했다.

운동 방법으로는 유연성 운동이나 스트레칭 등 정적인 운동보다 걷기, 자전거 타기, 수영 등 산소를 많이 소모하는 동적인 운동법이 더 효과적이다. 만성피로증후군 환자는 주 5일씩 12주 이상 운동하되, 한 번에 5~15분 정도는 지속해야 한다. 환자 상태에 따라 매주 1~2분씩 운동 시간을 더 늘려 하루 운동량이 30분은 채우는 게 좋다. 운동 강도는 중등도 정도로 제한하고, 환자에게는 처방된 한계를 넘어 지나치게 운동하는 건 금물이다. 지나친 운동은 피로를 더 심하게 유발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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