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6억 뛰었다? "여러분, 신고가에 속지마세요"[부릿지]

고금리와 거래 절벽으로 부동산 시장 침체가 길어지고 있다. 하루에도 최고가 대비 수억원씩 떨어지는 단지가 나오는 상황이나 연초부터 신고가를 쓰는 단지도 등장해 눈길을 끈다. 잠실에서는 대형 단지 중 하나인 트리지움 149.45㎡(이하 전용면적)가 지난 20일 34억원에 신고가를 쓰며 손바뀜했다. 약 3개월 만에 5억5000만원이 뛰며 '30억원 클럽'에 이름을 올린 것. 김기원 리치고(데이터노우즈) 대표는 7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나타난 신고가와 관련, 일반적인 거래로 보기는 어렵다고 진단했다. ☞머니투데이 부동산 유튜브 채널 '부릿지'가 김 대표와 함께 시장 상황을 점검해봤다.



▶조한송 기자
지난달 신고가 거래도 있었는데 어떻게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김기원 리치고(데이터노우즈) 대표
네 우선 압구정동 영동 한양 1차 아파트에서 신고가가 나왔어요. 이 단지는 입주 47년 차 아파트고요. 현재 재건축 사업을 진행 중입니다. 지난달 13일 이 단지의 121㎡(이하 전용면적)가 39억원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기록했죠. 이전 마지막 거래가 2021년 2월이었어요. 코로나19가 막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 시점에 한 번 거래되고 이후 거래가 없었거든요. 이때 실거래 가격이 35억원이었어요. 그 이전 거래는 2018년의 24억5000만원이었고요. 가격만 놓고 보면 24억5000만원에서 35억원, 그리고 39억원까지 오르니 신고가처럼 보이죠. 그런데 매도 호가를 보면 거래되기 전 12개월 평균 가격이 45억원이었습니다. 그런데 39억원까지 내려온 거죠. 매도호가가 45억원을 찍고 39억원으로 떨어지면서 거래가 된 거라고 봐야 합니다.

▶조한송 기자
네. 그럼 다른 사례도 이어서 좀 볼까요? 트리지움 149.45㎡에서도 신고가가 나왔습니다.

▶김기원 리치고(데이터노우즈) 대표
이 단지도 27억~28억원에 거래되다 34억원을 기록했으니 신고가가 맞습니다. 그런데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있어요. 한창 코로나19로 주택시장 거품이 심했을 때도 시세가 30억원이 안 됐거든요. 그런데 지금 34억원에 거래된 거예요. 지금 매도 호가를 보면 최저 매물이 29억8000만원까지 나와 있어요. 매물 분포는 29억8000만원에서 31억원 수준인데요. 이 매물을 두고 34억원에 거래한 게 정상적인 거래일까요?


▶조한송 기자
가격으로만 보면 그렇긴 하나 단정 짓긴 어려운 것 같습니다. 혹시 향이나 층 등 컨디션의 차이가 있었을까요?

▶김기원 리치고(데이터노우즈) 대표
그럴 수도 있죠. 이 아파트 호실에만 뭔가 엄청난 인테리어를 몇억원을 들였다면 그럴 수도 있죠. 그래도 납득하기 어렵긴 합니다. 31억원에 내놓은 매물이면 사실상 30억원에도 거래가 가능하다고 보거든요. 그러면 가격 차이가 4억원이나 나요. 인테리어를 고려하더라도 4억원 차이는 과도하죠. 지금 나와 있는 매물도 적지 않고요. 그렇기 때문에 특수한 거래로 보여지고요. 이걸로 다시 부동산 시장이 좋아진다고 판단하기는 섣부르다고 봐요. 지금 무엇보다 전세 시장 상황이 너무 좋지 않아요. 매매 시장이 좋아지려면 전세 시장이 안정화되고 전세 수급도 100 이상으로 올라야 합니다. 그때가 진짜 주택 시장 바닥을 논해볼 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조한송 기자
최근 매도 호가가 가장 많이 떨어진 곳들은 어떤 곳들일까요?

▶김기원 리치고(데이터노우즈) 대표
일단 송도 쪽을 한번 볼까요? 연수구 소재 '송도 더샵퍼스트월드'를 볼게요. 105㎡의 최근 6개월 동안 최저 호가가 23.8%가 떨어졌어요. 최근 12개월 동안 거의 30% 가까이 떨어졌습니다. 12억~14억원 선에서 한 8억원 정도로 떨어진 거예요. 광교로 넘어가서 '광교 중흥에스클래스'의 최저 호가가 최근 6개월 동안 14%, 1년 동안 20%가량 떨어졌어요. ☞자세한 내용은 머니투데이 부동산 유튜브 채널 '부릿지'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연 김기원, 조한송
촬영 이상봉, 김이진 PD
편집 김이진 PD
디자이너 신선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