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6개월 간 전세사기범 145명 기소…주범은 징역 15년 선고

[서울=뉴시스] 김명원 기자 =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26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2023 업무보고 사후 브리핑을 위해 브리핑실로 이동하고 있다. 2023.01.26.

법무부가 계획적 전세사기범을 원칙적으로 구속 수사하는 등의 전세사기 엄단 방침을 앞으로도 이어간다. 피해자가 소송이 필요할 경우 법률구조공단을 통해 적극 지원한다.


법무부는 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제4차 부동산 관계장관회의'에 보고한 '전세사기 수사·법률지원 경과와 향후 계획'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검찰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대검찰청 지시에 따라 지난해부터 전세사기 엄정 대응에 나섰다.

검찰은 지난해 7~12월 6개월 간 모두 145명의 전세사기 사범을 기소했다. 이중 46명이 구속기소됐다. 기소 인원을 기간별로 따져보면 7~9월 61명(구속 18명), 10월 32명(12명), 11월 28명(7명), 12월 24명(9명)이다.

주요 수사 사례로는 △피해자 355명으로부터 795억원을 가로챈 '세 모녀 전세사기' 사건 △임대사업자가 1채당 리베이트 500~1500만원을 받고 자기 자본 없이 빌라 283채를 매수하면서 피해자 18명으로부터 31억6800만원의 임차보증금을 편취한 '화곡동 빌라왕' 사건 등이 있다.

법무부는 "무자본 갭투자로 세입자 110명에게 123억원을 가로챈 전세사기 주범에 대해서는 지난해 12월 징역 15년이 선고됐다"며 "LH·SH 협력업체 사칭·계약서 위조 등 수법으로 피해자 30여명으로부터 76억원을 편취한 사범에 대해서는 징역 8년이 선고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해 7월 이후 '검찰사건 처리기준'에 따라 사기 수법이 계획적·적극적인 경우 원칙적으로 구속수사 중이다. 사기 피해자들이 입은 실질적 피해 등 양형요소를 수사·공판과정에서 찾아 재판부에 적극 제출하고, 선고형이 낮을 경우 적극 항소하고 있다. 피해 구제를 위해 피해자를 대한법률구조공단 등 법률상담을 안내하고 있다.

10월에는 '전세사기 전담검사'를 지정해 주요 직접 수사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을 세웠다. 전국 검찰청 '전세사기 전담검사'를 중심으로 경찰 송치 사건에 대해 철저히 보완수사하고 필요할 경우 직접 수사에 나서고 있다.

검찰은 지난달부터 경찰·국토교통부와 전세사기 근절을 위한 협력을 강화했다. 서울·인천·수원·대전·대구·부산·광주 등 검·경 상시 연락망(핫라인)을 구축했다. 사건을 조기에 파악하고 경찰의 구속의견서를 사전 검토해 영장실질심사(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 피의자 구속 필요성을 적극 내세우기 위함이다. 검찰은 지난달 25일부터 경찰·국토부가 해왔던 '범정부 전세사기 전국 특별단속'에 참여하고 있다.

법무부는 대한법률구조공단, 수도권 권역별 법률 홈닥터, 마을변호사 등 20여명으로 법률지원단을 구성했다. 피해자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운영하는 전세피해지원센터를 통해 피해를 접수하면, 지원단을 통해 법률상담을 받을 수 있다. 상담은 지난달 25일 기준 91건이 진행됐다. 소송이 필요한 경우 대한법률구조공단을 통해 진행할 수 있다.

법무부 측은 "전세 사기 수사와 법률지원 과정에서 제도 개선 사항을 지속적으로 발굴하겠다"며 "국토부 등과 전세사기 범행을 근본적으로 예방, 근절할 수 있는 재발방지책을 추가로 마련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