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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이목(同想異目)] '관치'가 아니기 위한 '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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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2.03 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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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우 국장
이진우 국장
메시지는 전하는데 낙하산을 펼치지는 않는다. 안 되는 건 안 된다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뭘 어떻게 하라고 하진 않는다. 실체를 모르는 관치가 떠돌긴 하는데 정작 어떤 게 진짜 관치인지 헷갈린다.

연이은 은행장, 금융지주 회장 인선을 둘러싸고 금융권 안팎에서 '관치금융' 논란이 거세지만 과거와는 확연히 다른 양상이 펼쳐진다. 관치의 실체가 궁금해 여러 금융권 인사와 얘기를 나누는데 정작 그들도 고개를 갸우뚱하곤 한다. 요약하면 관이 인사에 개입하는 건 맞는데 누굴 찍어내리진 않는 게 이상하다는 표정들이다.

지난해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NH농협금융지주 회장에 오르면서 낙하산 인사가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왔는데 이어진 IBK기업은행장, BNK금융지주 회장, 우리금융지주 회장 등의 인선을 지켜보면 내부출신 후보군의 약진이 두드러진다.

특히 기업은행장에 정은보 전 금융감독원장 등 다수의 관료출신 후보 대신 김성태 전무가 내부에서 올라서자 금융당국의 인사 관련 메시지가 도대체 무엇인지 다들 궁금해하는 눈치였다. 금융위원장의 임명제청과 대통령의 임명을 통해 선임되는 기업은행장에 관출신이 오는 게 그리 어색할 것도 없기 때문이다.

MB(이명박정부)시절 올드보이들까지 소환되며 초반 혼탁양상을 보인 BNK금융지주 회장 인선도 헷갈리는 관치인사를 더욱 헷갈리게 만들었다. 인선 초반 관료출신 올드보이, 모피아 등이 후보군에 대거 오르고 실체를 모르는 '뒷배' 등이 떠돌자 교통정리 차원에서 금융당국이 직간접 개입에 나섰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이런 식은 곤란하다"는 식의 메시지만 전달했을 뿐 인선에 직접 관여하지는 않았다. 그 결과물이 빈대인 전 부산은행장 낙점이다.

일련의 과정에서 가장 이목을 끈 인물은 역시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다. 이 원장은 금융회사 수장 인사 때마다 거침없이 소신을 피력했다. '실세' 금융당국 수장으로 알려진 만큼 한 마디 한 마디가 직간접으로 인선에 미친 파장도 만만치 않았다. 다만 그는 관치 못지않게 문제가 있다고 여기는 금융권 수장 인선시스템, 지배구조 문제를 걸고넘어질 뿐 누구를 내려보내기 위한 교통정리를 하진 않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물론 관치 그 자체로 비판받을 여지가 있고 관치금융 논란의 여진도 계속될 수 있다.

금융당국 고위관계자는 이를 두고 "관치를 안 하려 하니 실체를 모르는 관치가 떠돌더라"며 "과거처럼 슬그머니 자기들끼리 일을 도모하려다 '용산의 메시지'와 연결돼 있는 이복현 원장에게 걸려 넘어진 꼴"이라고 했다. 당국이 아니라 특정 세력이나 인물이 "누가 나를 밀고 있다" "누가 저 사람 뒤에 있다"는 식으로 관치를 만들어내고 이게 실제로 통하는 세상이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강한 메시지다.

문제를 문제로 덮으려 하는 인사, 문제가 있는 시스템에 의해 진행되는 인사를 막는 '관치'로 압박하는 모양새다. "공정하고 투명한 거버넌스 구성을 위한 정부의 관심이 관치의 문제는 아니다"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최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 발언은 일련의 금융권 인사를 둘러싼 상황과 놀라울 정도로 맥을 같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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