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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만원, 용병 구해요"…'쩐의 전쟁' 수강신청에 대학생들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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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지은 기자
  • 정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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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2.0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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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수강 신청 기간 강의 관련 거래를 원하는 게시물을 올라온다. 강의, 강의 녹화본, 족보 등을 거래하고 카카오톡 기프티콘이나 현금 등으로 사례하는 게 보편적인 문화다. 사진은 각기 다른 두 대학 에브리타임 게시물 갈무리/사진=에브리타임 갈무리
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수강 신청 기간 강의 관련 거래를 원하는 게시물을 올라온다. 강의, 강의 녹화본, 족보 등을 거래하고 카카오톡 기프티콘이나 현금 등으로 사례하는 게 보편적인 문화다. 사진은 각기 다른 두 대학 에브리타임 게시물 갈무리/사진=에브리타임 갈무리
#. 서울 소재 한 대학에 재학 중인 김영은(20·가명)씨는 수강신청을 앞두고 '용병'을 구한다. 여기서 말하는 용병은 수강 신청을 도와줄 사람을 뜻한다. 김씨는 지난 학기에 혼자 수강 신청을 했다가 실패해 한 학기 일정을 완전히 망친 기억이 있다. 김씨 학과 전공과목에 대한 수강 신청 경쟁은 치열하다. 김씨는 "졸업을 위해 전공수업을 들으려면 수강 신청 성공이 필수적"이라며 "무조건 성공해야 하기 때문에 학과 친구들 사이에선 용병을 구하려는 분위기"라고 했다.

대학생 온라인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김씨가 재학중인 대학의 '수강 신청 용병'을 구한다는 글이 최근 이틀 새 30건 가까이 올라왔다. 대학가에서 학생들 사이 현금과 기프티콘 등을 사용해 수업과 관련한 거래를 하는 일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3일 머니투데이 취재에 따르면, 용병 모집자는 수강 신청이 끝나면 용병에게 기프티콘이나 현금으로 답례한다. 적게는 한 명부터 많게는 5명까지 용병을 두기도 한다. 1인당 6과목 정도 신청하는 것을 감안하면 용병이 5명일 경우 1인당 1과목 수강 신청을 전담하게 되는 셈이다.
구인자들은 게시물에서 "PC방 비용과 약간의 사례금을 드리겠다" "1순위 시간표대로 성공하시면 원하는 기프티콘을 보내겠다"며 보상을 내건다.

구인자들은 용병을 모집할 때 자격요건을 달기도 한다. 원하는 과목으로 수강 신청을 모두 성공한 적 있다는 이른바 '올 클'(all clear) 경험 유무가 대표적이다. 성능이 좋은 PC방 컴퓨터를 사용해 수강 신청을 도와 달라고 요구하는 글도 있다.

수강 신청 대리인을 구하는 건 다른 학교에서도 흔한 풍경이다. 서울에 위치한 또 다른 대학에서는 "수강 신청 대리자에게 입금으로 사례하겠다" "수업당 만원 해서 7과목 7만원에 대리 수강 신청할 사람 구한다"는 게시물이 올라오고 있다.

김씨는 "학생들의 등록금은 수업권 보장을 위해 사용돼야 하는데 책임자들의 모르쇠로 수강 신청이 치열해지고 용병을 구하는 게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되는 게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김씨와 같은 학교에 재학 중인 또 다른 대학생 장은민(23·가명)씨도 "수강 신청에서도 경제력에 따라 차등이 생기는 거니까 씁쓸한 마음이 든다"고 말했다.

학생들 사이에서는 용병 구하기 문화를 자제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익명의 한 학생은 에브리타임에 "학비도 가뜩이나 비싼데 얼마나 돈을 더 써야 하는 거냐"며 "사례를 해도 감사 표시로 간단한 선물을 보내곤 했는데 기프티콘이나 돈거래가 더 대담해지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다른 학생들도 "사례 범위가 커지고 악습이 되면 악용하는 사례도 늘 것"이라고 말했다.

해당 대학 관계자는 "수강 신청과 관련해 학생들이 제기하는 문제를 인지하고 있다"며 "단순히 수강 신청 방법을 바꾸는 차원에서 접근하기보다는 수요가 많은 강의를 더 많이 개설해 학생들의 수업권을 보장해 줄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원도에 있는 A대학 에브리타임에는 매년 강의를 사거나 팔고 싶다는 글이 올라온다. "인공지능 영어 5만원에 파실 분"처럼 구체적인 금액을 명시한 게시물도 있다. 서울 소재 B 대학 에브리타임에는 "강의 녹화본은 보통 얼마에 사고파냐"는 글이 올라왔다.

이에 대해 B대학 휴학생 2학년 황도진(23·가명)씨는 "감사의 표시로 사례하는 걸 넘어 영리적 목적으로 사고파는 것은 잘못됐다고 생각한다"고 생각을 밝혔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예전과 달리 중고 거래가 활성화되고 개인 간 거래(C2C)가 활발한 상황에서 이런 일은 전혀 놀랍지 않다"며 "사회에서 나타나는 문제가 대학가에서 나타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수강 신청이나 강의가 사람들이 돈을 더 내고서라도 사려는 희소자원인 셈"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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