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췌장 썩는 '괴사성 췌장염', 수술 않고 내시경·풍선 넣어 없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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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심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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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2.03 1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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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림대 박세우 교수, 내시경적 괴사 배액술 83건 성공 '국내 최다'

괴사성 췌장염 환자의 내시경적 괴사제거술 과정을 찍은 X-선 촬영물. /사진=한림대 동탄성심병원
괴사성 췌장염 환자의 내시경적 괴사제거술 과정을 찍은 X-선 촬영물. /사진=한림대 동탄성심병원
# 고등학생 김모(16)군은 지난해 8월 담관석 때문에 생긴 급성 담관염·췌장염으로 한림대 동탄성심병원에 이송됐다. 소화기내과 박세우 교수는 즉시 내시경적 역행성 담췌관조영술(ERCP)로 담관석을 제거했지만 이미 발생한 급성 췌장염은 점점 더 악화했다. 특히 췌장조직이 썩으면서 생긴 거대한 괴사주머니가 왼쪽 윗배에서 아랫배·골반까지 확장했고, 감염까지 동반돼 김 군은 발열과 함께 심한 복통을 호소했다.

일반적인 괴사성 췌장염은 내시경적 괴사제거술로 치료할 수 있다. 하지만 김 군의 경우 괴사 부위가 워낙 커서 경피적 배액술(길고 가느다란 카테터로 배액을 빼내는 시술)을 조합하거나 절개 부위를 최소화하는 최소침습적 수술이 요구됐다. 그런데 괴사성 췌장염의 수술적 치료는 사망률과 합병증 발생률이 모두 높다. 이에 환자·보호자 모두 비수술적 치료를 간절히 원했고, 결국 박 교수는 '내시경적 괴사제거술'만으로 췌장의 괴사조직을 제거하기로 했다.

박 교수는 먼저 초음파내시경으로 위와 괴사주머니를 연결하는 통로를 만드는 내강밀착형 스텐트(lumen apposing metal stent)를 삽입했다. 이후 스텐트 내부를 통해 위내시경을 넣어 췌장의 괴사조직을 직접 제거했다. 일반적으로 내시경적 괴사제거술은 평균 5회가량 시행하지만 김 군의 경우 괴사 부위가 워낙 커 17회나 괴사제거술을 시행한 끝에 괴사조직을 완전히 제거할 수 있었다. 이후 두 달간의 치료를 성공적으로 마친 김 군은 처음 병원에 입원할 때보다 체중이 15㎏ 줄었지만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해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

박 교수는 "경피적 배액술과 최소침습적 수술의 도움 없이 총 17회의 내시경적 괴사제거술만으로 골반강까지 확장된 괴사조직을 치료한 국내 첫 사례"라며 "골반강까지 길고 좁게 형성된 괴사주머니 내부를 풍선으로 확장하면서 괴사제거술을 진행한 경우는 전 세계적으로도 드문데다 천공이 생길 위험성도 매우 높은 고난도 시술에 속한다"고 설명했다.

김 군의 사례처럼 급성 췌장염에서 감염이 동반된 괴사성 췌장염을 비수술적으로 치료하는 내시경적 괴사제거술이 주목받는다.

급성 췌장염은 췌장선 세포가 손상당해 참을 수 없는 극심한 복통이 갑작스럽게 나타나는 질환이다. 원인의 60~80%가 담석이며 음주, 대사장애, 약물, 복부 손상 등도 원인이다. 급성 췌장염의 35%는 감염을 동반하는데, 이에 따라 패혈증과 다발성 장기부전이 발생해 사망률이 30%까지 높아진다.

박세우 소화기내과 교수가 괴사성 췌장염 환자에게 초음파내시경 유도하 괴사배액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림대 동탄성심병원
박세우 소화기내과 교수가 괴사성 췌장염 환자에게 초음파내시경 유도하 괴사배액술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한림대 동탄성심병원

감염은 급성 췌장염 발병 후 2~4주 사이에 가장 흔하게 발생한다. 감염성 괴사가 발생하는 경우 바로 항생제를 투여하고 괴사조직을 제거해야 한다. 기존에는 주로 수술적 치료를 했지만, 사망률이 높고 입원 기간이 길며, 수술 부위 감염, 탈장, 출혈, 장 누공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었다. 이에 최근에는 비수술적 치료법이 선호되는 추세다.

이 가운데 내시경적 괴사제거술은 초음파내시경으로 위와 괴사주머니를 연결하는 스텐트를 삽입해 통로를 만든 뒤 위내시경 또는 대장내시경 등으로 괴사조직을 직접 제거하는 방법이다. 수술적 치료와 비교해 덜 침습적이고 다기관 연구에서도 치료 성공률이 86%에 이르는 것으로 입증돼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떠올랐다.

특히 박세우 교수는 이 분야의 선두 주자로 현재까지 국내에서 가장 많은 '83건'의 초음파내시경 유도하 괴사배액술을 시행했으며, 성공률 100%를 자랑한다. 특히 성공률이 낮아 수술적 치료가 권고되는 골반까지 확장한 괴사주머니를 내시경적으로 제거해 이를 국제학술지에 보고하는 등 내시경 중재술의 적응증을 넓히고 있다.

박 교수는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괴사성 췌장염 환자의 경우 사망률과 합병증 위험이 높은 수술적 치료에 대한 걱정이 컸지만 내시경적 괴사제거술이 이들에게 희망이 되고 있다"며 "내시경 중재술을 발전시켜 더 많은 환자를 안전하게 치료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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