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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기 회장은? "나"…주인 없는 회사 '셀프연임' 뿌리뽑는다

머니투데이
  • 오상헌 기자
  • 김상준 기자
  • 김남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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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2.06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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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소유분산기업 지배구조 선진화(上)

[편집자주] '주인 없는' 회사의 지배구조 선진화가 화두로 떠올랐다. 대표적인 소유분산 기업인 금융지주회사를 비롯해 공기업에서 민영화한 KT와 포스코 등이 대상이다. 윤석열 정부 출범 후 임기가 돌아온 금융지주 회장은 모두 물갈이됐다. 이른바 '셀프연임', '황제경영'을 뿌리뽑는다는 게 명분이다. 과거 '낙하산' 인사와 결이 다르지만 정부가 민간회사 인사에 과도하게 개입한다는 '관치' 논란도 한창이다.


금융지주 회장 모조리 물갈이...'셀프연임 시대'의 종언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1.3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뉴스1) 오대일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2023.1.30/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우리금융그룹 차기 회장에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내정되면서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임기를 마친 금융지주 회장이 전원 낙마했다.

특히 3연임을 노렸던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잇단 퇴진으로 금융 CEO(최고경영자) 셀프연임과 장기집권 시대가 '세대교체'를 명분으로 저물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당국은 압도적 지분을 보유한 대주주(주인)가 없는 '소유분산 기업'의 지배구조와 CEO 선임 절차 투명성 확보를 위해 제도 개선 방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임 전 위원장을 새 수장으로 맞은 우리금융을 비롯해 신한금융, NH농협금융, BNK금융 등 국내 주요 금융그룹 CEO가 예외없이 모두 교체됐다.

손 회장은 라임펀드 불완전판매 관련 금융당국의 중징계(문책경고)로 회장직 유지가 어려웠으나 연임때처럼 소송전을 불사하고서라도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이사회 내 3연임 반대 기류가 커지고 당국의 압박 강도가 더해지면서 결국 물러나기로 했다. 3연임이 확정적이란 예상이 많았던 조 회장도 내정자 발표를 불과 몇 시간 앞두고 갑작스럽게 자진 사임 형식의 용퇴 의사를 밝혔다. 금융지주 회장의 '셀프연임' 관행에 부정적인 정부 의중이 상당 부분 작용했다는 분석이 많다.

이전 정부 때까지 금융 CEO의 3~4연임은 관행처럼 굳어지는 분위기였다. 9~10년 간 회장직을 유지한 사례도 드물지 않다. 라응찬 전 신한금융 초대 회장은 9년(4연임),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을 6년 2개월(3연임)간 재임했다. 김정태 전 하나금융 회장은 10년(4연임) 재임 시대를 열었고, 윤종규 KB금융 회장도 2014년 취임 후 9년째(3연임) 회장직을 맡고 있다.

금융지주 한 고위 관계자는 "CEO 연임 관행이 자연스럽게 굳어진 배경은 지배구조 안정화 측면과 함께 단임 CEO의 과도한 단기 실적주의가 금융회사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와 장기 경영 전략이 필요하다는 컨센서스(합의)가 자리했기 때문"이라며 "국내 금융사 중에서도 모범 사례가 분명히 있다"고 했다.

차기 회장은? "나"…주인 없는 회사 '셀프연임' 뿌리뽑는다
상황이 달라진 건 사모펀드 불완전판매와 횡령 등 각종 금융사고, 내부 파벌 다툼 등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금융지주 '황제경영' 폐해가 부각됐다는 점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금융 CEO들이 이사회에 우호세력을 앉혀 권력을 연장한 뒤 주인처럼 군림하면서도, 내부통제엔 소홀하고 경영 책임은 미루는 등 심각한 '대리인 문제'을 양산하고 있다는 게 현 정부의 문제의식이다. 금융 CEO가 선임한 사외이사들이 이사회의 견제 역할에 충실하지 못하고 거수기를 자처하고 있다는 비판도 계속되고 있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금융지주 회장 인선 과정의 '관치' 논란에 대해 "'관치'도 분명히 문제지만 '내치'라는 게 있다. 주인도 없는데 CEO가 우호적인 세력만 주변에 두고 그들을 중심으로 계속해서 운영하는 게 맞느냐"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 윤석열 대통령도 소유분산 기업의 지배구조 선진화를 화두로 제시하는 작심발언을 내놨다.

윤 대통령은 금융위 업무보고에서 "소유가 분산돼 지배구조에 도덕적 해이가 일어날 수 있는 경우에는 (CEO 선임) 절차와 과정을 공정하고 투명하게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가 의결권 행사로 투자기업 경영과 의사결정, 지배구조 등에 적극 관여하는 '스튜어드십코드' 행사를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국민연금이 소유분산 기업인 KT그룹 대표 연임에 반대 의사를 공식화한 것처럼 주주 견제권을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것이다.

금융위도 금융지주 등 소유분산 기업의 경영 승계, CEO 선임 절차 등의 투명성 확보를 위해 법·제도 개선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밀하게 금융 인사에 개입했던 과거 정부와 달리 현 정부는 제재(징계)권과 법·제도적 장치를 활용해 공개적으로 인사 관련 메시지를 전달하는 게 특징"이라며 "정권 차원에서 특정 인물을 내리 꽂는 낙하산 투하는 아니지만 새로운 형태의 관치가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CEO 교체·지배구조 개편…금융권 초긴장 "관치 제도화" 반발도


차기 회장은? "나"…주인 없는 회사 '셀프연임' 뿌리뽑는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금융지주 회장이 모두 교체되고 정부가 주인 없는 '소유분산 기업'의 지배구조를 투명화할 필요가 있다며 제도 개선에 나서자 '관치의 제도화'라는 우려가 나온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 작업에 돌입했다.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독립성을 강화하고, 이사회 구성과 운영 방식을 개선한다는 게 골자다. 임추위가 현직 CEO의 '거수기'로 작동하면서 '셀프연임'이 팽배하다는 문제 의식에서 출발했다.

하지만 금융권에선 소유분산 기업을 '주인 없는 회사'로 명명함으로써 관치를 정당화하고 있다는 반발의 목소리가 나온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대주주가 없으면 주인이 없다는 말은 주주자본주의에선 성립되지 않는다"며 "관치를 정당화하기 위한 의도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는 이사회 기능을 정상화하겠다고 하지만, 이사회를 비정상으로 낙인찍는 행위 자체가 이미 관치"라고 말했다.

우리금융그룹 지배구조와 관련해선 정부의 자가당착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다. 금융당국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우리금융 민영화를 추진하면서 '과점주주 체제'를 도입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새로운 주인을 찾아 줬다고 자평했던 당국이 지금은 회사에 주인이 없으니 지배구조를 투명화해야 한다고 강변하는 건 앞뒤가 맞지 않다"고 했다.

대통령이 금융위 업무보고에서 스튜어드십 코드 활성화를 언급하는 등 소유분산 기업의 지배구조 개선에 국민연금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가 의결권 행사로 투자기업 경영과 의사결정, 지배구조 등에 적극 관여하는 제도다. 국내에서 가장 큰 기관투자자가 국민연금이다.

특히 국민연금은 KB·신한·하나금융의 최대주주, 우리금융의 2대 주주다. 국민연금의 지분 비율은 △KB 7.97% △신한 8.22% △하나 8.4% △우리 7.86%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최근 CEO 인선에서 정부가 압력을 행사하는 모습을 생각하면 '진짜 의도'를 모르는 사람은 없다"며 "관치를 제도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정한 의미'의 스튜어드십 코드가 될 수 있을지 물음표를 붙이는 전문가들도 많다. 김우진 서울대 경영대 교수는 "국민연금은 보건복지부 산하에 있기 때문에 완전히 독립적이라고 보기 어렵다"며 "국민연금의 주주권 행사는 주주가치 증진을 위해서만 이뤄져야 하지, 특정 정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라거나 누군가를 경영진으로 선임 또는 해임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뤄져선 안 된다"고 말했다.

반면 금융그룹 CEO의 '책임 없는 권한'을 이사회가 적극적으로 견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과 교수는 "사외이사들이 CEO 셀프추천이나 장기연임 등을 견제해야 하는데 그런 역할이 전혀 없는 게 현실"이라며 "선임 과정에서의 투명성이 확보되지 않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데 정부가 뒷짐을 지고 있다면 그건 더 큰 문제"라고 했다.



'셀프 연임' 못 하게…금융사 지배구조 개혁 돛 올린다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윤석열 대통령이 30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2023년 금융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뉴스1

금융당국이 '주인 없는 회사'인 금융그룹의 CEO(최고경영자) 선임 절차를 손 본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배구조 투명성과 공정성 확보를 지시한 만큼 '지배구조법' 개정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5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배구조 제도 재정비를 위해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금융사지배구조법) 개정을 추진한다. 지난해 8월부터 진행된 '금융권 내부통제 제도개선'과 함께 금융사 지배구조 재정비도 논의될 예정이다.

지난달 30일 업무보고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최근 주인 없는 그룹의 CEO 선임과 관련된 많은 우려의 목소리를 듣고 있다"며 "CEO 등 임원선임과 관련된 절차적 합리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금융회사 내부통제와 지배구조 관련 제도를 재정비하겠다"고 보고했다.

그간 금융회사는 국민의 재산을 기반으로 운영된다는 점에서 투명한 지배구조가 필수지만 실제 지배구조 운영은 기대수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있었다. 현직 CEO가 이사회의 기능을 약화하고, 자신의 이익을 우선하는 인사를 하면서 '참호를 구축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차기 회장은? "나"…주인 없는 회사 '셀프연임' 뿌리뽑는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주인도 없는데, CEO가 자기 우호적인 세력만 주변에 놓고 계속해서 그분들 중심으로 운영하는 것이 맞느냐"라며 문제의식을 나타낸 바 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달 26일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으로 차기 회장 후보군 형성하고 어떤 기준으로 선출하는지 등을 사후적으로 검증 가능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셀프연임' 등 금융사 지배구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지배구조법 개정을 예전부터 시도했으나 큰 성과를 내지못했다. 금융위가 2020년 6월 국회에 제출한 지배구조법 개정안은 정무위원회도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당시 제출한 지배구조법 개정안에는 사외이사가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 위원의 3분 2 이상 돼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 사외이사의 자격요건을 강화하고, 독립성 보장을 위해 사외이사를 일괄교체 교체할 수 없는 내용도 포함됐다.

특히 현직 CEO가 본인을 차기 연임을 추천하는 임추위 결의에 참석하지 못하는 내용도 있다. 현재는 의결권만 제한하고 있다. 또 감사위원, 사외이사 후보를 추천하는 임추위 결의에도 참석하거나 의결권을 행사하지 못하는 내용이 추가됐다. 임원 선임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높이려는 취지다.

이와 함께 CEO의 자격요건으로 △금융전문성 △공정성 △도덕성 △직무전념성 등 적극적 자격요건을 법률상 의무화하는 방안도 추진됐다. 현행법에는 금융업에 관한 경험과 지식이 없어도 선임될 수 있는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시간이 많이 지난만큼 현재 계류 중인 개정안은 보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업계와 전문가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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