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묵었다"…테슬라 19주만에 순매도, 차익 매물 쏟아졌다[서학픽]

미국 증시는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지만 서학개미들은 서둘러 차익을 실현하며 한 발 빼는 모습이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서학개미들은 1월25~31일 동안 미국 증시에서 4288만달러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결제일 기준 1월30~2월3일) 이 기간 동안 S&P500지수는 1.5% 올랐다.

서학개미들은 지난해 12월28일 이후 미국 증시가 상승세를 지속하는 동안 4주 연속 순매수를 계속했다. 하지만 랠리가 한달 가량 이어지자 조정을 예상한 듯 많이 오른 종목 위주로 주식을 줄이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서학개미들은 1월25일부터 31일까지 테슬라를 7479만달러 순매도했다. 이 5거래일 동안 테슬라는 20.4% 급등했다. 서학개미들이 테슬라에 대해 매도 우위로 돌아서기는 19주일만에 처음이다.

서학개미들은 테슬라 주가가 300달러 밑으로 떨어진 지난 9월21~27일 5거래일 주간부터 순매수를 시작해 지난 1월24일까지 18주 연속 매수 우위를 이어갔다. 그러다 테슬라 주가가 140~170달러대까지 회복하자 서서히 '팔자'로 돌아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테슬라의 하루 수익률을 1.5배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인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1.5배 주식(TSLL)은 이미 지난 1월18~24일 주간부터 매도 우위로 돌아서 2주 연속 순매도를 이어갔다.

이런 가운데 테슬라 주가가 하락하면 수익을 얻는 AXS 테슬라 베어 데일리 ETF(TSLQ)가 884만달러 매수 우위를 보이며 서학개미들의 순매수 상위 종목 10위에 오른 점이 눈에 띈다.


서학개미들은 나스닥100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프로세어즈 울트라프로 QQQ ETF(TQQQ)도 6769만달러 순매도했다. TQQQ는 1월25~31일 동안 6.0% 올랐다.

미국 반도체 대장주인 엔비디아는 3702만달러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10월 110달러대로 추락했다가 최근 200달러 부근까지 반등했다. 이에 따라 차익 매물이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

알파벳과 애플은 지난 2일 실적 발표를 앞두고 2272만달러와 1531만달러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다만 알파벳은 실적과 상관없이 꾸준히 순매도 상위 10위 종목에 오르며 서학개미들의 외면이 계속되고 있다.

전기차업체인 루시드그룹은 1월27일 43% 폭등하자 매물이 쏟아져 나오며 1872만달러 매도 우위를 보였다. 루시드그룹은 지분 65%를 보유한 사우디 아라비아의 국부펀드인 공공 투자 펀드(PIF)가 루시드그룹의 나머지 지분도 인수하려 추진 중이라는 관측이 제기되며 주가가 치솟았다.

이외에 보잉과 ICE 반도체지수의 하루 수익률을 3배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불 3배 ETF(SOXL), 뱅가드 S&P500 ETF(VOO) 등도 매도 우위를 나타내며 미국 주식이 오른 틈을 타 서학개미들이 비중을 줄이고 있음을 드러냈다.


반면 서학개미들이 1월25~31일 동안 순매수한 미국 주식은 극히 제한적이었다. 미국 증시가 단기간에 급등한 탓에 추격 매수가 부담스러운 것으로 보인다.

올 1분기 실적 전망이 다소 실망스웠던 마이크로소프트(2535만달러)와 데이터센터 점유율이 AMD에 밀려 실적 부진이 계속되고 있는 인텔(1755만달러), 신용평가회사인 S&P 글로벌(951만달러) 정도만 서학개미들의 미국 주식 쇼핑 목록에 올랐다.

서학개미들이 이 기간 동안 2505만달러를 순매수한 JP모간 에쿼티 프리미엄 인컴 ETF(JEPI)도 미국 대형주에 투자한다. 하지만 해당 주식의 콜옵션(주식을 특정 가격에 살 수 있는 권리)을 동시에 매도해 주가 하락에 대비하면서 월 배당금을 지급하는 상당히 보수적인 주식 ETF이다.

셔학개미들이 보수적인 성향을 보이고 있다는 점은 아이셰어즈 아이박스 미국 달러 투자등급 회사채 ETF(LQD)가 2주 연속 순매수 상위 종목 1위에 올랐다는 점에서도 확인된다. 서학개미들은 LQD를 7740만달러 순매수했다.

이 기간 동안 서학개미들이 2번째로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나스닥100지수가 하락할 때 3배 수익을 얻는 프로셰어즈 울트라프로 숏 QQQ ETF(SQQQ)로 4862만달러의 매수 우위를 보였다.

반도체주 하락시 수익을 얻는 인버스 펀드인 디렉시온 데일리 세미컨덕터 베어 3배 ETF(SOXS)도 1657만달러 매수 우위를 나타냈다.

이는 미국 증시가 2월에 접어들면서 1월 랠리를 마무리하고 쉬어갈 것이란 서학개미들의 전망을 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