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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자 절반이 '무임승차' 탓…"역이름 팔아도 못 메워" 칼 빼든 오세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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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2.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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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무임승차의 자격(上)

[편집자주] 65세 이상 어르신들의 무임승차 등으로 서울 지하철에서 매년 1조원에 가까운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 서울시는 중앙정부에 적자 보전을 요구하지만 정부는 지방자치단체의 몫이라며 거부하고 있다. 국회에선 정부의 관련 적자 보전 법안과 함께 무임승차 기준 연령 상향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미 고령사회(65세 인구 14% 이상)에 들어선 한국에서 수입이 없는 어르신들의 이동권과 대중교통 적자 문제 사이의 해법을 찾아본다.


전두환이 만든 '65세 무임승차'…70세로 상향 논의 급물살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1일 서울 지하철 종로3가역에서 시민들이 개찰구를 통과하고 있다.   서울 택시요금을 시작으로 버스·지하철 요금 줄인상이 예고되면서 만성 적자의 주범으로 꼽히는 '만 65세 이상 지하철 무임승차'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2023.2.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1일 서울 지하철 종로3가역에서 시민들이 개찰구를 통과하고 있다. 서울 택시요금을 시작으로 버스·지하철 요금 줄인상이 예고되면서 만성 적자의 주범으로 꼽히는 '만 65세 이상 지하철 무임승차'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2023.2.1/뉴스1 Copyright (C)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이 쏘아올린 '어르신 지하철 무임승차' 논쟁에 정치권이 가세하며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여당은 현재 만 65세 이상으로 돼 있는 무임승차 연령 상향 조정과 중앙정부의 적자 보전을 묶어 대책을 논의할 계획이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중앙정부가 공익서비스에 따른 손실을 보전·지원하는 PSO(공익서비스에 따른 손실보전지원)법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어르신들의 지하철 요금에 대해 △전액 면제 대신 할인제 도입 △소득별 할인율 차등화 △단계적 할인율 감축 △출퇴근시간대 무임승차 제한 등도 대안으로 거론되고 있다. 해묵은 문제가 또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온 만큼 이번 기회에 어떤 식이든 정치적으로 해법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현재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는 중앙정부가 노인들의 지하철 무임승차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내용의 '도시철도법 일부개정법률안'이 전체 4건(민홍철 의원안, 조오섭 의원안, 이은주 의원안, 이헌승 의원안) 계류돼 있다.

이 법안들은 2020년 하반기에 발의돼 2021년 12월 국회 국토교통위 법안소위에서 심사됐으나 결론을 내지 못했다. 기획재정부가 지하철을 운영하는 지방자치단체 도시철도공사(서울·부산·대구·인천·광주·대전)에 대한 재정지원을 반대했기 때문이다.

적자 절반이 '무임승차' 탓…"역이름 팔아도 못 메워" 칼 빼든 오세훈
속도를 내지 못하던 노인 무임승차 관련 논의는 최근 오세훈 서울시장이 기재부에 손실보상을 요구하면서 급물살을 탔다. 오 시장은 지난달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시민의 교통비 부담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면 이제라도 기재부가 적극적으로 이 문제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홍준표 대구시장도 지난 2일 페이스북에 "지하철·지상철도 등 도시철도 이용에서 현재 65세로 돼 있는 무상 이용 규정을 70세로 상향 조정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논의에 기름을 부은 건 국회다.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지난 3일 원내대책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무임승차의 연령을 올리는 문제와 적자를 어떻게 분배할 것이냐는 문제를 (정부와) 논의할 것"이라며 "지자체가 1년에 수천억원의 적자를 부담하면서 계속 가게 하는 것이 맞지 않다는 인식은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자에 대한 부담을 중앙정부와 해당 지자체가 어떤 방식으로 나눌 지, 수십년 전에 정해진 65세 노인(기준)이 맞는지 등 연령상향 문제를 포함해 종합적으로 다뤄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중앙정부의 재정지원에 무게를 둔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랜 기간 반복된 논란에 종지부를 찍으려면 중앙정부가 공익서비스에 대한 손실을 보전·지원하는 PSO법을 처리해야 한다"고 했다.

노인 무임승차에 대한 중앙정부의 적자보전에 찬성하는 측은 해당 제도가 관련 법·시행령에 따라 운영되는 사실상의 국가 정책인데, 지자체에만 부담을 지우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노인 연령이 65세 이상으로 정해진 것도 석연찮은 과정을 거쳤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지난 1984년 5월23일 기존 70세였던 노인 기준을 65세로 내려 노인들이 지하철을 완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서울 지하철 2호선 개통식에 참여해 "노인은 무료로 승차할 수 있도록 하라"는 지시를 내린 지 하루 만이었다. 일각에서는 당시 이규동 전 대한노인회 회장이 사위인 전두환 전 대통령에게 건의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나온다.

노인복지법 제26조1항에 따르면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는 65세 이상의 자에 대하여 대통령령이 정하는 바에 의해 국가 또는 지방자치단체의 수송시설 및 고궁·능원·박물관·공원 등의 공공시설을 무료로 또는 그 이용요금을 할인하여 이용하게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정부는 노인복지법 시행령 제19조1항 관련 별표1에서 도시철도 할인률을 100%로 정했다.

이에 따라 각 지자체 도시철도공사가 부담하고 있는 노인 무인승차 관련 비용은 수천억에 달한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017년~2021년 도시철도 무임수송에 소요된 비용은 연 평균 5432억원에 이른다. 2021년 기준으로 △서울교통공사 2831억원 △부산교통공사 1090억원 △대구도시철공사 459억원 △인천교통공사 240억원 △광주도시철도곳아 64억원 △대전도시철도공사 83억원 등이다. 이에 따라 수송 인원이 가장 많은 서울교통공사의 경우 1조원에 가까운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2020년 당기순손실이 1조1137억원, 2021년 당기순손실은 9644억원을 기록했다.
적자 절반이 '무임승차' 탓…"역이름 팔아도 못 메워" 칼 빼든 오세훈
문제는 한국의 급속한 고령화에 비춰볼 때 앞으로 이 같은 적자가 더욱 빠르게 악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총 인구 대비 65세 인구 비중은 15.7%로 이미 고령사회에 접어들었다. UN(국제연합)에 따르면 고령화사회는 총인구 중 고령인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7%, 고령사회는 14%, 초고령사회는 20% 이상일 때를 말한다. 통계청은 지난해 우리나라의 고령인구 비율이 17.5%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했다. 2년 뒤인 2025년에는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20.6%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일각에선 노인의 기준 연령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또 전면적 무임승차 대신 나이에 따른 할인제를 도입하거나 소득별 할인율 차등을 두자는 의견도 나온다. 일각에선 우리나라의 심각한 노인 빈곤 문제를 고려해 이 경우 정년 연장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우리나라의 노인빈곤율은 2021년 기준 37.6%로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인 13.5%(2019년 기준)의 3배에 달한다.

다만 노인 연령과 정년을 조정하더라도 점진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태석 KDI(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은 "노인연령을 현재와 같이 유지할 경우 2054년 이후 한국의 노인인구 부양부담이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면서도 "노인 연령을 3년 또는 5년에 한번 점진적으로 조정해 (생일) 몇달 차이로 큰 손해를 보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이 연구위원은 "정년 연장에 대해서도 그 차제로는 사회 각층의 이견이 크지 않으나 당장 급하게 시행하는 경우 기업과 노인, 청년 등 간의 이견이 있을 수 있어 점진적으로 높여가야 한다"며 "실질적으로 정년까지 일하기 어려운 사람들과의 형평도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5년간 지하철 무임승차 손실 1.6조 육박..서울시 "요금인상 불가피"


오세훈 서울시장 "원인제공자인 정부가 보전해야" 연일 압박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시내 지하철역에서 시민들이 승차권을 구매하는 모습 /사진=뉴스1
지난달 31일 오전 서울 시내 지하철역에서 시민들이 승차권을 구매하는 모습 /사진=뉴스1
'1조5800억원'

지난 5년간 지하철(1~8호선) 무임수송으로 서울교통공사가 떠안은 손실 규모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올 들어 "어르신 무임수송 정책은 중앙정부에서 제안해 생겨난 정책인 만큼 일정 부분이라도 손실 보전을 하는게 논리에 맞다"며 기획재정부의 지원을 촉구해왔다. 매년 1조원에 육박하는 서울교통공사의 가장 큰 적자 원인이 '무임수송'에 있는 만큼 중앙정부인 기재부가 더는 뒷짐을 지고 있어선 안 된다는 의미다.

◇지난해 손실만 3152억..총 적자의 절반
적자 절반이 '무임승차' 탓…"역이름 팔아도 못 메워" 칼 빼든 오세훈
6일 서울교통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공사 당기순손실 추정액인 6300억원 중 무임수송 따른 손실은 3152억원으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2021년은 코로나19(COVID-19) 사태의 영향으로 총 적자(9644억원)가 크게 늘며 무임수송 손실(2784억원)이 전체의 30% 가량 정도였지만, 원래대로 비중이 커지기 시작한 것이다. 코로나 사태 직전인 2019년 당시 총 적자에서 무임수송 손실 비중은 63%에 달했다.

실제로 공사의 무임수송 손실액은 코로나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있던 2020~2021년을 제외하고는 꾸준히 증가세를 보여왔다. 2017년 3506억원에서 2018년 3540억원, 2019년 3710억원으로 늘어났고 2021년 2784억원으로 줄었다가 지난해 3152억원으로 급증했다.

무임수송 인원도 마찬가지다. 2007년 2억명을 돌파한 뒤 2018년 2억6100만명, 2019년 2억7400만명으로 늘어났고, 2020년 1억9600만명으로 주춤했다가 2021년 2억600만명, 지난해 2억3300만명으로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시는 65세 이상 노인들에 대한 지하철 무임수송이 1984년 대통령 지시로 도입된 만큼 정부에 손실 보전 책임이 있다고 밝혔다. 또 철도산업발전기본법상 '공익서비스 제공으로 발생하는 비용은 원인제공자가 부담한다'고 명시된 부분이 코레일(한국철도공사)뿐 아니라 모든 운영기관에 동일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정부는 코레일 구간에 대해선 무임수송 손실분을 보전하고 있다.

◇"무임수송 연령 상향 제안, 1500억 손실 축소"

적자 절반이 '무임승차' 탓…"역이름 팔아도 못 메워" 칼 빼든 오세훈
오 시장은 일단 지하철 만성적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요금인상' 카드를 빼들었다. 오는 10일 공청회 등을 거쳐 4월 말까지 지하철 요금을 300~400원 올리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다만 대중교통비 인상에 대해 '고육지책'이라면서도 "기재부의 재정 지원이 이뤄지면 지하철·버스 요금 인상폭을 조정할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아울러 급속한 고령화에 맞춰 정부가 법을 개정해 무임승차 연령을 만 65세에서 70세 이상으로 상향해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연령을 높이면 무임승차 손실은 연간 약 1524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오 시장은 "머지않아 노령 인구가 전체 인구의 3분의 1이 되고 '100세 시대'가 될 것"이라며 "사회적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65세 이상의 고령 인구 비중은 2025년 20.6%에서 2035년 30.1%, 2050년 40.1%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시 관계자는 "만 65세 이상 무임승차는 노인들에게 법령을 통해 부여된 권한으로 지자체가 임의로 제한하는 것은 법령 우위 원칙에 위반되기에 국가 차원의 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공사는 이미 △지하철역 이름 옆이나 이름 밑 괄호 안에 인근 기관이나 기업, 학교, 병원 등의 이름을 함께 표기하고 사용료를 받는 '역명 병기' 사업 △역사 출입구 캐노피를 활용한 광고 도입 △공실상가 등 유휴공간 활용 △보유 자산 매각 등 적자폭을 줄이기 위해 자구책을 마련 중이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공사 관계자는 "손실을 메우기엔 부족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서울시 무임승차 지원? 원칙 어긋나" 반대 고수하는 기재부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 2023.02.03.
[제주=뉴시스] 우장호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 2023.02.03.

"돈이 아니라 재정지원의 원칙에 관한 문제다."

기획재정부는 서울시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에 따른 손실을 중앙정부가 보전해줄 수 없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한다.

지하철 요금 및 무임승차 허용 여부 결정, 비용 부담 등은 모두 서울시 등 각 지방자치단체가 스스로 결정하고 책임져야 할 사안이라는 것이다. 아울러 중앙정부는 이미 '안전 강화' 차원에서 매년 적지 않은 예산을 지하철 운영 지원 등에 투입하고 있다고 밝혔다.

6일 정부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무임승차로 인한 손실을 정부가 보전해줘야 한다는 오세훈 서울시장 주장에 대해 기재부가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앞서 오 시장은 서울시 대중교통 적자 요인으로 노인 무임승차를 지목하고 4월 지하철·버스 요금을 인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기재부 지원이 있어야 서울시 지하철·버스 요금 인상폭 조절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기재부는 오 시장의 주장이 원칙적으로 맞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지하철 요금 결정, 노인 무임승차 허용 여부 등은 모두 지자체 스스로 결정할 사안이기 때문에 중앙정부 재원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기재부의 주장은 노인복지법과 도시철도법을 근거로 한다. 노인복지법은 65세 이상 노인에 대한 수송시설 등의 요금 지원 주체를 '국가 또는 지자체'로 규정하고 있다.

도시철도법은 사업자의 도시철도 운임 결정·변경을 '시·도지사가 정한 범위'에서 정할 수 있도록 했다. 실제 이런 규정에 근거해 부산광역시·김해시는 경전철에 대한 노인 할인을 적용하지 않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하철 요금 등은 지자체가 스스로 결정할 수 있다"며 "정부가 서울시에 무임승차 허용을 강요하지도 않았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중앙정부 예산이 각 지역 지하철 건설·운영 과정에 이미 투입되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지하철 건설 시 비용의 40~60%를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안전 확보 차원에서 스크린도어·엘리베이터 설치 등에도 매년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기재부에 따르면 2005년부터 현재까지 지하철 안전 부문에 투입된 중앙정부 예산이 총 2조2000억원에 달한다.

또 기재부는 서울시만 무임승차 손실 비용을 보전해줄 경우 자체 예산으로 지하철을 운영 중인 다른 지자체와의 형평성에도 문제가 발생한다고 밝혔다. 중앙정부가 이번에 서울 지하철을 지원할 경우 지하철을 적자 운영하고 있는 다른 지역에 대한 지원도 불가피해진다는 의미로도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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