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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임승차 논란, 노인들도 갈렸다…"산업화 예우" vs "미래세대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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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욕=박준식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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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2.07 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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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T리포트] 무임승차의 자격(下)

[편집자주] 65세 이상 어르신들의 무임승차 등으로 서울 지하철에서 매년 1조원에 가까운 적자가 발생하고 있다. 서울시는 중앙정부에 적자 보전을 요구하지만 정부는 지방자치단체의 몫이라며 거부하고 있다. 국회에선 정부의 관련 적자 보전 법안과 함께 무임승차 기준 연령 상향까지 거론되고 있다. 이미 고령사회(65세 인구 14% 이상)에 들어선 한국에서 수입이 없는 어르신들의 이동권과 대중교통 적자 문제 사이의 해법을 찾아본다.


"'노인' 공경보다 '약자' 보호"…어르신 교통비, 다른 선진국 보니


/사진= New Jersey Transit : 뉴저지 교통공사는 62세 이상 노인과 장애인, 국가유공자(군인) 등에 할인혜택을 주고 있다.
/사진= New Jersey Transit : 뉴저지 교통공사는 62세 이상 노인과 장애인, 국가유공자(군인) 등에 할인혜택을 주고 있다.
한국은 유교적 전통에 의한 경로사상이 대중교통 할인 제도로 이어졌지만, 주요 선진국의 경우 노인공경보다는 사회적 약자 배려나 납세자 보호 차원의 할인이 주를 이루고 있다.

미국은 뉴욕과 뉴저지, 메릴랜드 등 일부 주(State)에서 노인에 대한 대중교통 할인제도가 시행되고 있다. 뉴욕과 메릴랜드는 지하철과 버스에 있어 65세 이상 노인과 장애인 등에게 50% 할인혜택을 준다. 뉴저지는 버스(50%)와 지하철, 기차(30%) 등 할인을 해주는데 대상은 62세 이상 노인과 장애인 등이다. 이들 지역은 사실상 미국의 경제적 수도에 해당해 재정이 다른 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다.

미국 수도인 워싱턴 D.C.에서는 메트로폴리탄 지역 교통국이 65세 이상에 시니어 스마트 트립(SeniorSmarTrip) 카드를 살 수 있게 해준다. 이 카드가 있으면 300달러 이내에서 충전해 버스나 지하철을 50% 할인 가격에 탈 수 있다. 장애인에겐 관련 카드를 따로 발급한다. 미국은 노인보다는 오히려 나라를 지킨 군인들에 대한 혜택이 월등하다. 퇴직군인의 경우 심지어 자동차 보험료 등에서도 큰 할인 혜택을 준다.

프랑스는 지하철과 버스, 트램, 고속전철을 이용하는 월소득 296만원 미만의 65세 이상 퇴직자와 장애인, 재향군인에게 월 정기권을 100% 무료로 주는 혜택을 제공한다. 여기에 62세 노인을 대상으로는 월 정기권 50% 할인 혜택을 주는 2단계 할인 제도를 유지하고 있다. 프랑스는 이밖에 실업수당 수혜자와 가족 등에게 주간 정기권의 75% 할인 혜택을 주는데 최근 집권 정부가 연금개혁 등을 통해 사회적 복지혜택을 줄이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갈등이 첨예한 상황이다.

뉴욕 지하철 카드는 65세 이상 거주민과 장애인에게 50% 할인 가격에 판매된다.
뉴욕 지하철 카드는 65세 이상 거주민과 장애인에게 50% 할인 가격에 판매된다.

노령국가인 일본은 지자체별로 다르지만 대체로 할인 대상을 70세 이상으로 해 앞선 국가들보다 혜택 받기가 더 까다롭다. 삿포로의 경우 70세 이상을 대상으로 1000~1만7000엔의 자기 부담으로 1만~7만엔어치의 대중교통 이용을 할 수 있다.

선진국 가운데 노령 할인혜택이 가장 폭넓은 국가는 사회민주주의 체제를 유지하는 독일이다. 철도는 60세 이상이면 50%를 지방정부 부담으로 할인해주고, 버스는 남성 65세, 여성 60세이면 50% 할인하는 제도를 진행하고 있다. 또 지난해 6~8월 석 달 동안에는 중앙정부의 부담으로 모든 시민들에게 대중교통 전부를 9유로(약 1만3000원)만 내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제도를 시행한 바 있다.

영국은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가 각기 다른 제도를 운영 중이다. 잉글랜드는 런던에 거주하는 60세 이상에게 주중 오전 9시 이후나 주말 및 공휴일에는 버스, 트램, 지하철을 100% 무료로 이용할 수 있게 해준다. 또 장애인에게는 같은 조건에서 시간 제한을 두지 않는다. 런던에 거주한다는 것 자체가 살인적인 물가와 그에 비례한 세금을 납부하는 전제이기 때문에 런더너(Londoner)에게 보상하는 제도라고도 볼 수 있다. 스코틀랜드는 버스에만 할인제도가 있다. 60세 이상이나 장애인이라면 100% 무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제도는 노인뿐만 아니라 소득이 없는 유소년이나 미성년자, 사회초년생(5~21세)에게도 적용된다. 소득 가능여부를 대상으로 할인혜택을 제공하는 셈이다.



무임승차 논란에…"낮에 지하철 텅텅…산업화 예우인데 서운"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1일 서울 지하철 종로3가역에서 어르신이 우대용 교통카드를 발권하고 있다.   서울 택시요금을 시작으로 버스·지하철 요금 줄인상이 예고되면서 만성 적자의 주범으로 꼽히는 '만 65세 이상 지하철 무임승차'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뉴스1
(서울=뉴스1) 박지혜 기자 = 1일 서울 지하철 종로3가역에서 어르신이 우대용 교통카드를 발권하고 있다. 서울 택시요금을 시작으로 버스·지하철 요금 줄인상이 예고되면서 만성 적자의 주범으로 꼽히는 '만 65세 이상 지하철 무임승차'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과 홍준표 대구시장이 최근 노인들의 지하철 무임승차 문제를 지적하고 있는 것과 관련, 당사자인 고령자들은 무임승차 연령을 상향 조정하는 등의 개선안에 대해 대체로 반발하는 분위기다.

정해훈 대한노인회 대변인은 6일 머니투데이와 한 전화통화에서 "노인의 권익을 위해 (무임승차 연령 상향에) 반대한다"며 "다만 첨예한 문제이고 양면성이 있기 때문에 대한노인회 의견을 수렴해볼 것"이라고 말했다.

대한노인회는 오는 17일 국회에서 이와 관련한 공청회를 열 예정이다.

앞서 김호일 대한노인회장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연령 상향에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다른 선진국과 비교해 노령수당(한국식 기초연금)이 적은 편인 만큼 지하철 무임승차 같은 혜택을 줄여서는 안된다는 것.

이와 관련, 서울 서초구에 거주하는 전모씨(66)는 "당장 교통비가 부담이 되는 노인들도 많은데 서운한 마음이 앞선다"며 "연령이 상향되면 노인들의 다양한 활동이 위축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낮에 보면 텅텅 빈 전동차도 많이 보이는데 노인들이 무료로 탄다고 적자가 커진다는 것도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서울 송파구에 거주하는 김모씨(66)도 "지금 65세 이상인 사람들은 전쟁 전후에 태어나 산업화 시대에 고생을 많이 한 사람들"이라며 "한국이 부국으로 성장하는 데 크게 기여한 만큼 예우 차원에서라도 현행 제도를 유지하는 것이 맞는다"고 했다. 이어 "다만 예전보다 사회보장제도가 잘 갖춰져 있으니 탑승 횟수를 제한하는 식의 논의가 진행되는 것이 어떨까 싶다"고 말했다.

반면 연령 상한 논의에 찬성하는 의견도 일부 있었다. 서울 강북구에 거주하는 강일홍씨(61)는 "노령 인구가 늘어나면서 노인의 개념이 예전과 달라졌고 교통공사 적자 얘기도 많이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젊은 자식 세대들 미래에 부담이 되는 만큼 연령 상향 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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