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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딩방 가입비 환불해줄게" 전화 알고보니…또 속은 피해자 '눈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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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주헌 기자
  • 김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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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3.02.08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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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투자 열풍 잠잠해지자 과거 리딩방 가입 고객 상대로 신종 사기

/사진=임종철
/사진=임종철
"손실 많이 보셨을텐데 환불해드릴게요."

직장인 김모씨(33)는 지난주 반가운 전화를 받았다. 1년 반 전 가입했던 주식리딩방 가입비를 환불해주겠다는 내용이었다. 갑자기 환불 해준다는 말이 의아해서 그 이유를 물었다. 회사 담당자라는 사람은 수익률 악화로 회사 평판이 무너져 고객 신뢰를 다시 쌓기 위해 환불 절차를 진행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조건이 있었다. 비상장주식 A종목을 매수해 수익률을 인증해야 환불을 해주겠다는 것이었다.

주식 투자에 대한 열풍이 사그라든 가운데 과거 주식리딩방에 가입했던 투자자를 상대로 신종 사기가 성행하고 있다. 이미 투자 손실을 본데다 리딩방 가입비를 환불받지 못한 투자자의 절박한 심정을 악용해 비상장주식도 시장가보다 비싼 가격에 떠넘기는 수법이다.

김씨는 2021년 여름 1300만원을 내고 리딩방에 가입했다. 주식리딩방에서 알려준 포트폴리오를 따라 약 5개월 반 동안 투자했지만 현재 투자금액의 -18% 손실을 봤다. 같은해 11월 환불을 요구해 300만원이 채 안되는 돈을 환불받았다.

본인의 판단을 자책하며 주식투자 자체를 잊고 살았던 김씨는 지난 3일 리딩방 가입비를 환불해주겠다는 전화를 받았다. 환불 절차를 묻자 본색을 드러냈다. 1주당 2만5000원인 비상장주식 A종목을 최소 10주를 사서 수익률을 인증하면 환불을 해주겠다는 조건이었다.

김씨는 "젊은 여성의 목소리로 안내를 해줘서 설마 '이게 사기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환불을 요구했던 이력과 가입비를 카드로 결제했던 것도 모두 알고 있었다"며 "생각을 할 시간을 주지 않고 바로 비상장주식을 입고받을 증권사 계좌번호를 물어봐 나도 모르게 계좌번호를 알려주고 결국 입고를 받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벼룩의 간을 빼먹지, 어떻게 리딩방을 가입했다가 손실만 보고 가입비도 제대로 돌려받지 못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또 사기를 칠 수 있는지 기가 찰 노릇"이라고 말했다.

주식리딩방 계약서(왼쪽), 비상장주식 입고 계좌 내역. /사진=독자제공
주식리딩방 계약서(왼쪽), 비상장주식 입고 계좌 내역. /사진=독자제공
7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유사투자자문서비스 관련 피해구제 신청은 2021년 총 5643건으로 전년 동기(3148건) 대비 1.8배 증가했다. 전화권유판매, 통신판매와 같은 비대면 거래를 통한 가입이 93.7%(5289건)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2020년 겨울 해당 업체에서 리딩방 가입비 550만원을 냈던 B씨도 비슷한 전화를 받았다. 장외주식을 사면 리딩방 가입비를 결제했던 카드 사용금 전체를 취소해주겠다며 설득했다. B씨는 "가입비라도 돌려받고 싶은 마음을 이용한 수법인 걸 알면서도 혹시나 환불해주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판단이 제대로 서지 않는다"며 "피해구제를 꼭 받고 싶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빠른 피해보상의 심리를 이용해 결국 현금 입금을 유도하는 수법이라고 지적한다. 주식 리딩을 받았던 사람들의 목록을 가지고 있다가 다른 사람인 척 연기하거나 다른 업체에 팔아 사기 행각을 이어가는 방식이다.

금융사기 피해대응을 무료상담해주는 블로그 '레이즈유업'을 운영하는 이모씨(39)는 "투자회사 법무팀 혹은 환불대행을 자칭하며 활동하는 사람이 많아졌다"며 "비상장주식 관련 피해상담은 하루 4~5명, 코인투자사기 관련 건까지 하면 총 20명 정도 연락이 온다"고 말했다.

이씨는 "상대방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통해 비상장주식을 사게 되면 무조건 의심을 해야 한다"며 "비상장주식 관련 투자중개업이 가능한 업체는 텔레마케터를 고용해 영업을 하지 않는다. 주식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사서 몇만원에 팔아 이득을 남기는데 공통적으로 가격이 오를 거라는 기망행위를 한다"고 했다.

투자자들은 이같은 행위가 사기인지 인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한다. 유사수신행위는 원금과 고수익을 보장하면서 인가·허가, 등록·신고 등을 하지 않고 불특정 다수인으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것으로 유사수신행위규제법상 처벌 대상이다.

이씨는 "리딩비는 투자금이 아니라 편취금"이라며 "기본적인 서류나 계약서가 있으면 수사기관 의뢰를 통해 법적으로 다퉈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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