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니투데이

속보
VIP
통합검색

[오빛나라 변호사의 법률칼럼] 전세 사기 당했다면, 어떻게 대응할까- (1)형사고소

머니투데이
  • 김재련 기자
  • 카카오톡 공유하기
  • 카카오톡 나에게 전송하기
  • 페이스북
  • 트위터
  • 네이버
  • 카카오스토리
  • 텔레그램
  • 문자
  • 2023.02.08 16:38
  • 글자크기조절
부동산 경기가 침체기에 들어가 '깡통전세'가 사회적인 문제로 대두되고, '빌라왕'과 같은 조직적인 전세 사기 사건들이 연이어 드러나면서 피해자들의 억울함이 주목받고 있다. 아직 피해자는 아니지만 앞으로 내가 겪어야 할 문제가 될지도 모른다는 우려 속에 세입자들의 불안감 또한 증폭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렇다면, 전세 사기를 당했다면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임차인이 임대인으로부터 임대차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경우를 편의상 '전세 사기'로 칭하다 보니 일반적으로 임대인이 사기 범행을 저지른 것이어서 당연히 형사처벌을 받는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모든 경우가 형법상 사기죄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사기죄는 타인을 '기망'하여 '착오'에 빠지게 하고 그에 따라 '처분행위'를 하게 하여 재물을 교부받거나 재산상 이익을 얻음으로써 성립한다. 기망행위가 없거나, 착오가 없거나 기망, 착오, 재산적 처분행위 사이에 인과관계가 없다면 사기죄가 성립하지 않을 수 있다. 예컨대, 돈을 빌려준 사람이 돈을 빌려줄 당시 돈을 빌리는 사람이 신용 상태가 매우 나빠 장래에 이를 받지 못할 위험을 예상할 수 있었다면 돈을 빌리는 사람이 돈을 빌릴 당시 자신의 변제의사, 변제능력 등 주요 사항을 허위로 말하는 등 사정이 없는 한, 돈을 갚지 않았다는 사실만을 가지고 사기죄가 성립한다고 단정할 수 없는 것이다.

오빛나라 대표변호사/사진제공=오빛나라법률사무소
오빛나라 대표변호사/사진제공=오빛나라법률사무소
임대인이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임차인을 '기망'하여 '착오'에 빠지게 하고 그에 따라 임차인이 임대인에게 임대차보증금을 지급한 사정이 있다면 임차인은 임대인을 사기죄로 형사 고소하는 방안을 고려하여야 한다. 임대인의 '기망'이 반드시 적극적인 행위일 필요는 없다. 임차인이 일정한 사항에 관해 설명을 들었더라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지 않았을 것이라면 임대인에게는 신의성실의 원칙상 사전에 임차인에게 그와 같은 사정을 고지할 의무가 있으므로 이를 고지하지 않은 것은 고지할 사실을 묵비함으로써 임차인을 기망한 것이 되어 사기죄를 구성한다. 기망행위에 해당하는지는 거래의 상황, 상대방의 지식, 성격, 경험, 직업 등 행위 당시의 구체적 사정을 고려하여 일반적· 객관적으로 판단하고, 사기죄가 성립하는지 여부는 그 행위 시를 기준으로 판단한다.

임대차보증금 미반환이 사기로 인정된 전형적인 사례를 살펴보자. 피고인 A는 건물에 관해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피해자에게 "건물에 가압류나 근저당 등 아무런 권리설정이 되어있지 않고, 2년 후 반드시 보증금을 돌려주겠다"고 거짓말을 했으나 건물에는 시가를 초과하는 근저당권, 가압류가 설정되어 있었고, 피해자로부터 받은 임대차보증금은 다른 건물의 매매대금으로 지급할 생각이었고, 피고인 A에게는 별다른 재산이 없어 피해자로부터 임대차보증금을 받더라도 이를 반환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 A는 이에 속은 피해자로부터 임대차보증금 명목으로 현금을 교부받았다. 피고인 A의 행위는 사기죄로 인정됐다.

피고인 B는 오피스텔 30채를 소유한 주식회사의 실제 운영자로서 주식회사 명의 계좌가 가압류됐고 주식회사 소유 부동산에 대해 조만간 경매가 개시될 가능성이 있었고 임대차계약이 종료되더라도 임차인들에게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다. 피고인 B의 행위는 사기죄로 인정됐다.

피고인 C는 피고인 B로부터 주식회사의 대리인으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는 데 참여하면 계약 건당 현금을 지급해주겠다는 제안을 받고 대리인으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면서 임차인에게 제3자가 오피스텔에 대하여 경매신청을 하려고 한다는 사정을 고지하지 않았다. 피고인 C에게 고지의무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피고인이 임대차계약 체결 당시 주식회사와 피고인 B의 자금 사정을 구체적으로 인식하여 주식회사 또는 피고인 B가 임대차계약이 종료되더라도 임대차보증금을 반환할 의사나 능력이 없다는 점을 구체적으로 인식하고 있었음을 필요로 하는데 이를 인식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피고인 C의 행위는 무죄로 판단됐다. 법률상 고지의무 있는 자가 사실을 고지하지 아니함으로써 상대방의 착오에 빠진 상태를 계속시켜 이를 이용하는 경우에 이른바 부작위에 의한 기망행위가 성립하는 것이나, 피고인이 그 사실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알지 못하기 때문에 고지하지 아니한 것이라면 고지의무 위반의 죄책을 물을 수 없다.

임대인이 사기죄로 형사처벌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임차인이 임대차보증금을 회수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민사사건은 형사사건과 별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임대인이 반복적으로 사기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강하게 의심되는 사건에서 임차인들이 형사고소를 하지 않는다면 전세사기 범죄는 영영 밝혀지지 않고 단순 민사 사건으로 묻힐 수 있다. 임대인이 악의적이고 반복적인 범행으로 피해자들에게 경제적, 정신적으로 엄청난 고통을 준 것에 대한 대가를 제대로 치르게 하기 위해서는 임대차보증금 사기에 대한 형사고소는 필요하다고 보인다./글 오빛나라 대표변호사(오빛나라 법률사무소)



머니투데이 주요뉴스

단독 정부, 충남에 '디스플레이 클러스터'…삼성 5조 투자

네이버 메인에서 머니투데이 구독 카카오톡에서 머니투데이 채널 추가

베스트클릭

오늘의 꿀팁

  • 날씨
  • 건강쏙쏙

많이 본 뉴스

2023 대한민국 사회안전지수
부꾸미

포토 / 영상

머니투데이 SERVICE